[지방은행 인사 코드]제주은행, 명맥 끊긴 '제주 출신' 은행장①연고보다 신한금융 내 입지 중시…고문 출신 기용, '인사 적체' 해소 창구
최필우 기자공개 2023-07-10 07:27:50
[편집자주]
지방금융은 계파·학벌·연고주의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에 여념이 없다. 지방지주가 CEO 승계와 사외이사 선임을 비롯한 지배구조에 초점을 맞춘다면 지방은행은 인사로 조직 문화를 혁신하려 하고 있다. 지방지주의 전신이고 새로운 인력을 수혈하는 창구인 지방은행에 그룹 개혁 성패가 달려 있다. 더벨은 지방은행 인사 체계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8일 0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은행은 제주에 연고를 둔 인물보다 모그룹인 신한금융에서 업적을 쌓은 임원을 행장으로 선임하고 있다. 지역에 특화된 전략을 펼칠 인물을 기용하기보다 신한은행에서 고문을 지낸 인물을 이동시키는 추세다. 고위 임원들의 인사 적체를 해소하는 창구로 제주은행장 자리를 활용하고 있다.◇'재일교포→제주인→신한맨' 기용 패턴 변화
더벨이 제주은행 역대 행장의 출신 지역과 학교를 취합한 결과 2002년 제주은행이 신한금융에 인수된 이후 제주에 연고를 둔 행장은 없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은행은 1대 김봉학 전 행장에 의해 설립될 때만 해도 재일교포 중심의 조직이었다. 그는 제주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와세다대학교 정경학부를 졸업했고 천마합성수지를 창업했다. 재일교포 사업가로 성공해 그 자금을 밑천으로 제주은행을 설립했고 초대 행장까지 맡았다.
2대 한석환 전 행장이 퇴임한 뒤 다시 행장에 취임할 정도로 김봉학 전 행장의 영향력은 컸다. 1995년에는 김봉학 전 회장의 아들인 김성인 전 행장이 취임하기도 했다. 김성인 전 행장도 일본에서 자라 아버지의 모교인 와세다대 상학부를 졸업했다. 훗날 외환위기로 경영이 어려워진 제주은행을 신한금융이 인수한 것도 재일교포 자본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어 가능했다.
김성인 전 행장이 퇴임한 뒤에는 제주 출신 행장 취임이 이어졌다. 이상철 전 행장은 제주도 출생으로 제주대학교를 졸업한 지역 밀착형 인사였다. 그의 뒤를 이은 강중흥 전 행장, 김국주 전 행장의 경우 서울대학교를 졸업했지만 둘 다 제주도 출생이다.
제주도 출신의 금융인을 행장으로 영입하는 패턴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2년 신한금융이 제주은행을 인수하면서 신한은행 출신이 제주은행장에 부임하는 새로운 인사 관행이 자리잡았다.
◇출신지 '서울·부산·경북' 다변화, 상고 출신도 기회
신한은행 출신 행장은 총 5명 배출됐다. 역대 행장 13명 중 38%가 신한금융의 제주은행 인수 이후 취임해 임기를 보낸 셈이다.
전국 단위 영업 조직을 거느린 신한은행에서 행장이 취임하면서 출신지가 다변화됐다. 윤광림 전 행장과 박우혁 행장은 서울, 허창기 전 행장과 이동대 전 행장은 경상북도, 서현주 전 행장은 부산에 연고를 두고 있다. 제주 출신 행장은 명맥이 끊겼다.
상고 출신에게도 행장 취임 기회가 돌아가고 있다. 윤광림 전 행장은 광주상고, 허창기 전 행장은 덕수상고, 서현주 전 행장은 부산상고를 나왔다. 과거 일본 명문대로 꼽히는 와세다대, 지역을 대표하는 제주대, 국내 최고 대학으로 인정받는 서울대 등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인물이 행장이 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달라진 분위기다.
2010~2020년대 취임한 제주은행장은 신한은행 고문을 지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동대 전 행장, 서현주 전 행장, 박우혁 행장은 신한은행 고문으로 일했고 이후 제주은행장에 취임했다. 고문은 실질적 경영 참여 권한은 없으나 행내 업적을 쌓은 임원을 예우하는 성격의 자리다. 다만 고문 수를 계속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제주은행장 자리도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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