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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생존 재무전략]플라이강원 '346억'으로는 더 날지 못한다⑭지난 3년간 자산 매각·유증 등으로 346억 확보...결론은 '매각과 회생 절차' 진행

양도웅 기자공개 2023-07-12 12:26:24

[편집자주]

LCC(저비용항공사)들이 '드디어' 다시 비상하고 있다. 일제히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미래 전망 지표 중 하나인 선수금도 대폭 늘어났다. 하지만 다시 비상에 성공하기 전까지 LCC들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일본 불매운동으로 줄일 수 있는 비용은 최대한 줄이고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최대한 확보하는 지난한 세월을 감내해야 했다. THE CFO가 LCC들이 4년간 어떻게 생존했는지 그간의 재무전략을 리뷰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6일 16: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46억원.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플라이강원이 순수하게 내외부에서 끌어온 돈(현금)이다. 지난 3년간 기존 주주를 포함해 내외부에서 조달한 돈에서 최소한의 운항과 항공 자산 등을 유지하기 위해 지출한 돈, 그리고 꼭 갚아야 하는 부채를 줄이는 데 지출한 돈 등을 제외했다.

그럼 현재 플라이강원은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들처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를 입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346억원은 역부족이었다. 자본잠식 상태는 이어지고 있고 감사인인 대주회계법인은 기업 존속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서울회생법원은 플라이강원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이와 함께 플라이강원은 원매자도 찾고 있다.


◇사업으로 단 한 푼도 벌지 못한 3년...오히려 매년 평균 116억 유출

플라이강원은 운이 없었다. 2019년 11월 첫 운항을 재개하고 고작 두 달 뒤인 2020년 1월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로부터 다시 두 달 뒤인 3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했다. 플라이강원은 첫 운항을 재개한 지 4개월 만에 항공기조차 띄우지 못하는 위기를 맞았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플라이강원이 항공기 운항으로 벌어들인 돈은 없다. 오히려 매년 평균 116억원의 현금이 항공기 운항으로 유출됐다. 3년 내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였다. 사업으로 돈을 벌지 못하니 보유 자산을 매각하거나, 금융기관 대출과 유상증자 등으로 부족한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3년간 차량운반 자산을 매각하는 등 투자활동으로 총 2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확보했다. 또한 매년 유증을 실시하고 전환사채(CB) 발행과 금융기관 차입 등을 일으켜 재무활동으로 총 326억원이 넘는 현금을 조달했다. 도합 약 346억원을 끌어왔다.

자금 조달의 목적은 운영자금 확보와 '자본잠식 해소'였다. 총 세 차례 유증으로 203억원을 조달하고 한 차례의 78% 감자로 결손금을 줄였다. 세 차례 유증 모두 제3자배정이었을 정도로 플라이강원은 새로운 주주를 통해서라도 운영자금 확보와 자본잠식을 해소하려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새로운 주주가 10명(법인 포함) 이상 늘었을 정도다. 그런데도 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했다. 2022년 12월 말 플라이강원 자본총계는 -218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기존 주주와 새로운 주주들은 늘어나는 결손금보다 더 많은 돈을 출자하지 못했다.


◇역부족인 주주들 지원, 해소되지 않는 자본잠식...결론은 '매각'

항공기 운항으로 돈을 벌지 못하고, 주주들의 지원도 부족한 상황에서 다른 LCC들이 선택한 영구채 등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도 어려웠다. 투자자들은 플라이강원이 상대적으로 높은 영구채의 이자율을 감당하기 어렵고, 강원도 양양을 거점으로 한 항공 운송업에도 한계가 명확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지난 3년간 플라이강원이 발행한 사채는 메자닌의 일종인 전환사채(CB)였다. 이마저도 규모가 35억원으로 매년 100억원 넘는 현금이 사업에서 빠져나가는 점을 고려하면 크다고 보기 어려웠다. 2016년 출범 당시 우군이었던 강원도의 운항장려금 120억원도 모두 말랐다. 운영자금 부족으로 빠르게 소진하면서 현재 지원금 잔고는 '0원'이다.

주주도, 시장도, 강원도도 더이상 지원할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플라이강원이 선택할 수 있는 건 '매각'뿐이었다. 올해 4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JK위더스PE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끝내 협상은 결렬됐다. 기업가치에 대한 시각 차가 적지 않았다.

단 투자자들은 강원도 양양이 출발지인 플라이강원의 경쟁력에 의구심이 크다. 지난해 4분기 '리오프닝'이 이뤄지면서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주요 LCC들은 전분기 대비 일제히 당기순이익으로 전환했다. 이와 달리 플라이강원은 당기순손실이 지속됐다. 화물 운송업 진출을 넘어 양양을 떠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플라이강원은 운영자금을 넣어줄 원매자를 찾지 못하면서 지난 5월20일부터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지난 달에는 회생절차 신청안을 서울회생법원이 받아들이면서 매각절차와 함께 회생절차도 밟고 있다. △자본잠식 해소 △항공기 도입과 인력 확충 △노선 확대 △강원도와 지원 협상 등 새로운 대주주가 해야 할 일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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