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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vs 카카오]글로벌 바라보는 최수연, ESG 앞장 선 홍은택[CEO]⑬A홀딩스·포시마크 등기이사 맡은 최수연, 임팩트·CA협의체 이끄는 홍은택

이지혜 기자공개 2023-07-11 11:30:08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7일 12: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표이사(CEO)가 맡은 역할은 경영 방향성을 가늠케 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바라보면 이런 의미가 생생히 느껴진다. 네이버의 최수연 대표와 카카오의 홍은택 대표는 둘다 지난해 CEO에 선임됐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겸직현황을 살펴보면 두 CEO의 지향점은 판이하게 다르다. 최 대표는 소프트뱅크와 합작사인 일본 A홀딩스, 올해 인수한 미국의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 기업인 포시마크(Poshmark) 이사를 각각 맡고 있다. 반면 홍은택 대표는 카카오임팩트를 이끌고 카카오 CA협의체 보드를 맡고 있다. 둘다 카카오의 사회적책임을 실천하기 위한 조직이다.

최 대표는 글로벌사업에, 홍 대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등 카카오의 대내외적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바라보는 최수연, 일본·미국기업 등기이사로

대규모기업집단현황 공시에 따르면 최수연 대표가 네이버 CEO 외에 일본 A홀딩스와 포시마크 이사를 겸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홀딩스와 포시마크는 네이버가 사활을 걸고 있는 해외법인으로 꼽힌다.

A홀딩스는 2021년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와 5대 5 비율로 세운 합작법인으로 산하에 Z홀딩스, 일본 최대 메신저기업 라인, 일본 최대 포털 사이트 야후재팬을 두는 경영통합을 단행하면서 설립했다. 이로써 라인은 네이버의 계열사에서 관계사로 빠졌다.


그러나 네이버는 이 정도로는 아시아 플랫폼 시장을 제패할 수 있을 만큼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A홀딩스 산하의 Z홀딩스와 라인, 야후재팬을 합병해 올 10월 1일 ‘라인야후’로 새롭게 출범시킬 예정이다.

일본의 내수 시장 규모는 국내의 2배인 1400조원에 이르지만 온라인 침투율은 10%에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플랫폼사업 시너지를 본격화한다는 의미다.

A홀딩스는 향후 출범할 라인야후의 모회사이자 소프트뱅크와 직접적 접점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최 대표가 직접 A홀딩스 이사로 참여해 경영 주도권을 놓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A홀딩스 이사회에는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참여했지만 최근 빠졌다.

포시마크도 최 대표의 대표적 업적으로 꼽힌다. 미국의 C2C 패션 플랫폼인 포시마크는 네이버 사상 최대 규모 M&A로 꼽히는데 지분 100%를 인수하는 데 들인 돈만 1조6700억원에 이른다.

네이버는 그동안 한국의 중고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인 ‘크림(KREAM)’을 필두로 아시아권역의 여러 C2C플랫폼을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를 하며 글로벌 C2C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다. 포시마크는 그중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최 대표가 글로벌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예고한 바와 같다. 네이버는 최 대표를 선임하면서 ‘글로벌 3.0’ 시대가 열렸다고 자평했다. 그리고 최 대표는 글로벌사업을 바탕으로 2026년까지 매출 15조원, 기업가치 15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글로벌 사용자 10억명을 달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4월 취임 직후 처음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개별적인 서비스로 해외에 나갔다면 글로벌 3.0 단계에선 각 서비스가 시너지를 이뤄 글로벌 영역으로 진출하게 될 것”이라며 “사용자 10억 명을 보유한 기업은 아마존, 구글, 메타 같은 글로벌 기업인데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게 네이버가 그리는 미래”라고 말했다.

최 대표의 이력도 글로벌사업과 법률에 특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1년생인 그는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출신으로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뒤 하버드 로스쿨을 거쳐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2019년 네이버에 합류한 뒤 글로벌사업지원 책임리더로서 해외 유망 스타트업 인수와 라인, 스노우, 웹툰 등의 해외사업을 지원했다.

◇사회적 신뢰 재건에 ‘방점’, 홍은택 카카오 ESG 진두지휘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달로 취임 만 1년을 꽉 채웠다. 지난해 7월 CEO로 선임된 홍 대표는 당초 남궁훈 전 대표와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이뤄 남 전 대표는 카카오의 서비스와 글로벌사업을 총괄하고 홍 대표는 ESG경영과 지속가능성장 등 카카오의 사회적책임을 다하고 신뢰를 재건하는 역할을 맡으려 했지만 계획이 틀어졌다.

지난해 말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남 전 대표가 CEO에서 물러나면서 홍 대표의 단독 대표체제가 됐다. 홍 대표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뒤 동아일보 기자, 오마이뉴스 인터내셔널판 편집국장, NHN을 거쳐 2012년 카카오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소셜임팩트 수석부사장, 카카오메이커스와 카카오커머스 대표를 지냈다.

비록 남 전 대표는 떠났지만 홍 대표의 역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카카오의 사회적 신뢰 재건이 핵심적 과제로 부각된 영향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홍 대표는 2022년 초부터 지금까지 카카오임팩트 이사장과 카카오 CA협의체 보드를 맡고 있다. 카카오임팩트는 카카오의 기술력과 영향력을 활용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2018년 4월 설립한 사회공헌재단이다. 카카오임팩트는 사회혁신가를 지원해 소셜임팩트를 창출하는 게 목표다.

카카오임팩트의 주요 프로젝트로 소셜 벤처나 비영리 스타트업의 조직과 기술인력을 연결해주는 ‘테크 포 임팩트(Tech for Impact)’와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자 기후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카카오 임팩트 클라이밋’이 있다.

CA협의체는 기존의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센터)를 계승하는 조직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의 관점에서 카카오 계열사의 전략방향을 조율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카카오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고 임직원의 윤리의식 강화, 리스크 방지 방안도 내놓는다.

홍 대표는 CEO로서 주요 과제로 ESG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사회 산하의 ESG위원회에 소속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을 뿐 아니라 그 산하의 ESG총괄을 맡아 전사 ESG전략을 주도하며 산하에 ESG워킹그룹(ESG Working Group)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

이는 네이버 최 대표와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하다. 최 대표는 채선주 사내이사를 대외/ESG정책 대표로 선임하고 그가 ESG 관련 업무를 전담토록 했다.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업계를 향한 규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 신기술 발전에 따른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플랫폼업계에서 ESG와 상생 등 리스크 관리가 핵심 화두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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