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티켓 파워]30대 여성 홀린 <헤드윅>, 14번째 시즌도 '흥행불패'[뮤지컬] 티켓 판매량 9만1938장, 객석 점유율 63.3%
이지혜 기자공개 2024-09-09 08:20:52
[편집자주]
공연예술산업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익도, 티켓 판매량도 드러나지 않는다. 정보는 알음알음 한정된 인맥 사이에서만 돌고 정보의 신뢰도나 객관성을 담보할 수도 없다. 정부가 나서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만들고 법을 개정했지만 시장에 만연한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정보의 투명성과 비대칭성 개선은 투자자의 저변을 확대해 산업 성장의 토대를 다지기 위한 제반 조건이다. 이에 더벨은 파편처럼 흩어진 공연예술산업의 데이터를 퍼즐처럼 맞춰 공연의 실제 티켓 파워를 가늠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5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뮤지컬 <헤드윅>이 14번째 시즌도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공연은 대한민국 최고의 뮤지컬 전용 극장으로 꼽히는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려 의미를 더했죠.<헤드윅>은 음악을 통해 상처로 얼룩진 인생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로커 '헤드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콘서트와 뮤지컬을 넘나드는 독특한 전개와 강렬한 음악으로 매 시즌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습니다.
이번 시즌 <헤드윅>은 2024년 3월 22일부터 6월 23일까지 샤롯데씨어터 무대에 올랐습니다. 주연 배우로는 조정석, 유연석, 전동석이 '헤드윅' 역을, 장은아, 이예은, 여은이 '이츠학'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습니다.
무대 구성도 이목을 끌었는데요, 스크린과 실시간 중계 등 여러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게 특징입니다. 특히 대형 극장에서도 관객과 소통을 극대화하기 위해 배우가 객석을 뛰어다니는 동선을 구성하고 화려한 조명 등으로 콘서트 같은 분위기도 연출했죠. 덕분에 2인극인데도 넓은 무대를 꽉 채운 것 같았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작품 제작은 쇼노트가 맡았습니다. 쇼노트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손자회사인데요, 뮤지컬 외에도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 사업을 영위하고 있죠. 쇼노트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스타쉽엔터테인먼트입니다. 주최기업으로 이름을 올린 롯데컬처웍스는 국내 최초의 뮤지컬 전용 극장인 샤롯데씨어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헤드윅>이 처음 한국 관객을 만난 건 약 20년 전입니다. 2005년 250석 규모의 대학로 라이브극장에서 초연한 게 <헤드윅>의 시작이었죠. 그러다 점차 입소문을 얻고 인기가 더해지면서 20주년을 맞은 올해 1230석 규모의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혹자는 이를 두고 '개천에서 용이 난 격'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헤드윅>은 이번 시즌에 총 9만 1938장의 티켓을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분기가 뮤지컬 시장의 비수긴 점을 고려하면 돋보이는 수치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한 객석 점유율은 63.3%죠. 샤롯데씨어터의 객석 수와 118회의 공연횟수를 반영해 산출한 수치입니다. 이는 2024년 상반기 티켓 판매액 상위 10개 작품의 평균 객석점유율 63.6%와 비슷합니다.
티켓 가격은 VIP석 15만원, R석 13만원, S석 10만원, A석 8만원으로 책정되었습니다. 1분기 VIP석 가격이 17만원에 이르렀던 공연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저렴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KOPIS가 집계한 올 상반기 뮤지컬 티켓 평균가격인 5만85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헤드윅>의 티켓 판매 수익은 약 54억원으로 추정됩니다. 티켓 판매액 상위 10개 작품을 기준으로 한 평균 티켓 가격인 약 10만원으로 계산하면 티켓 판매 수익은 92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른 시각도 제시합니다. 워낙 인기 공연이라서 티켓 평균 가격이 10만원 이상이었을 수 있다고 말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헤드윅>은 티켓을 구하기 어려울 만큼 인기가 많았다"며 "이런 공연은 티켓 평균 가격이 11만원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경우 <헤드윅>의 티켓 판매 수익은 101억원이 넘을 수 있습니다.
물론 변수는 많습니다. 공짜로 발행되는 초청권이나 공연 관람 할인율이 수익을 정확히 측정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또 극장의 VIP석과 R석, S석, A석 등 등급별 좌석 비율과 수치도 공연마다 바뀌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제작사와 KOPIS는 관련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파크티켓에 따르면 <헤드윅>의 예매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여성 관객이 85.5%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33.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20대는 27.2%, 40대는 23.7%로 비슷했고 50대는 9.9%, 10대 4.6%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쇼노트 관계자는 "KOPIS 집계보다 실제 티켓 판매량이 많고 객석 점유율도 높다"며 "수익도 추정치보다 많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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