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thebell League Table]회수 시장 경색 탓? 후기 라운드도 몸 사렸다[VC 투자]총투자액 1571억, 전년비 10분의 1 토막…'1000억 조달' 컬리, 3분의 2 차지

이명관 기자공개 2023-07-12 07:46:28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0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상반기 벤처캐피탈(VC)의 후기 투자라운드 투자는 부진했다. 지난해 위축된 분위기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전반적인 투심이 위축된 영향이다. 여파로 회수 시장도 어려워졌다. 통상 VC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증시 입성이 어렵게 된데다 기업가치도 떨어지는 통에 후기 라운드에 선뜻 투자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장 근거리에 있던 프리IPO는 사실상 투자유치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

여기에 기업가치도 덩달아 떨어지고 있다. 기존 투자 과정에서 인정받은 밸류는 해당 벤처기업의 현재 가치를 대면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부터 스타트업의 기업가치에 대한 거품 논란이 불거졌다. 제2의 벤처붐이라 불릴 정도로 호황을 누렸던 2021년까지 자본에 의해 기업가치가 상승했는데, 이에 대한 반대급부 이슈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결과적으로 후기 라운드에 대한 기피 현상이 뚜렷해졌다.

10일 더벨이 집계한 '2023년 상반기 벤처투자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후기 라운드 투자유치는 총 6건으로 집계됐다. 후기 라운드는 시리즈D부터 프리IPO까지다. 투자유치액은 1571억원으로 집계됐다.

후기 라운드로 갈수록 투자유치 금액이 커지곤 한다. 그만큼 기업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초기 라운드와 중기 라운드와 비교하면 전체적인 투자유치 건수와 금액 모두 뒤처진다. 2023년 상반기 초기 라운드 투자액은 5542억원(90건), 중기 라운드 투자액은 5990억원(33건)이다.

올해 상반기 있었던 후기 라운드 면면을 보면 어려운 시장 상황이 잘 드러난다. 올해 상반기 후기 라운드의 경우 총 투자액의 3분의 2가 단일 딜에서 이뤄졌다. 주인공은 컬리다. 컬리는 프리IPO를 통해 1000억원을 조달했다. 규모만 보면 투자자들이 컬리의 성장성에 베팅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컬리의 상황을 보면 성장성에 대한 베팅이라기 보단 생존자금 지원으로 보는 게 타당해 보인다. 컬리의 이번 투자유치에 참여한 곳은 앵커PE다. 앵커PE는 2021년 컬리에 2500억원을 투자하며 인연을 맺었다. 2년여 만에 후속 투자에 나선 것인데, 여기서 주목할 지점은 기업가치다. 앵커PE는 이번 라운드에 3조원 정도로 컬리의 기업가치를 책정했다. 그런데 이는 2년 전 투자유치 당시 밸류보다 25% 정도 빠진 수치다. 앞서 투자를 했을 때 책정된 기업가치는 4조원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컬리는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지속해서 나왔다. 기업가치부터 대주주 지배력 이슈까지 다양했다. 특히 기업가치의 경우 1조원 선에서 시장의 눈높이가 형성됐고, 결국 상장 철회로 이어졌다. 후일을 도모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속해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컬리에 앵커PE가 생존자금을 지원한 꼴이다.

그나마 상반기 눈에 띄는 프리IPO로 파두가 있다. 파두는 조단위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에 올랐다. 팹리스 기업인 파두를 향한 시장의 기대치는 상당하다. 하반기 기업공개를 목표로 프로세스를 진행 중인데, 시장에선 최대 1조5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3년 상반기 후기 라운 투자가 부진했던 이유는 회수 시장이 경색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악화된 시장 상황이 이어졌고, 올 상반기에도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 회수 시장 경색은 바이오 벤처기업에서 시작됐다.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바이오기업은 벤처투자업계에서 귀한 대접을 받았다. 투자 성공률이 높았다. 2022년 주식시장에 이름을 올린 바이오기업들이 실적 부진과 횡령 등의 부정적 이슈로 얼룩지며서 불안한 기류가 형성됐다.

자연스럽게 바이오 기업에 대한 상장심사가 강화됐다. 투자 회수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철옹성 같았던 바이오벤처 투자에 균열이 생겼다. 올해 바이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를 위해 회수 시장 문턱 낮췄지만, 여전히 예년 수준의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

또다른 핵심 투자처인 ICT도 2022년 고금리 기조 속에 초기 라운드 혹은 중기 라운드 정도까지만 투자가 이뤄졌다. 투자자들이 ICT를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면서다. 미국발 금리상승 여파로 투자 과정에서 숫자가 중시됐다. 쉽게 돈을 버는 기업에 투자하려는 선호도가 높아졌다. ICT 기업의 경우 적자가 당연시 됐던 경향이 있었다. 투자금으로 적자를 보완하는 식의 투자유치가 대부분이었다.

자연스레 ICT 섹터도 옥석가리기가 시작됐다. 덩달아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ICT 스타트업들도 바이오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증시 입성에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이렇다 보니 후기 라운드 투자가 쉽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다음을 기약하기엔 시간이 많지 않은 까닭에서다. 실제 지난해 후기 라운드 투자 건수는 총 28건이었다. 투자액도 1조2112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 지난해의 10분의 1 정도의 투자가 이뤄진 셈이다. 하반기 드라마틱한 움직임의 변화가 없다면 후기 라운드의 숫자는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