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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금융 빅블러]인터넷은행과 알뜰폰, 흐릿해진 금산분리 경계선①KT그룹 케이뱅크, KB국민은행 '리브엠'…금융·통신 '메기'로 자리매김

이장준 기자공개 2023-07-24 11:26:07

[편집자주]

금산분리의 경계선이 흐릿해지고 있다. 과점 체제인 통신과 금융시장 경쟁을 활성화하고자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 길이 열렸다. KT그룹에서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출범했고 알뜰폰 시장에 KB국민은행이 진출해 양쪽 시장을 흔들었다. 나아가 최근에는 통신사와 금융사가 혈맹을 구축하고 공동으로 새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 '빅블러(Big Blur)'가 활발해진 가운데 주요 플레이어들의 전략과 청사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0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빅블러(Big Blur)'는 빠른 변화로 인해 기존에 존재하던 것들 사이 경계가 희미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통신과 금융을 중심으로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있다. 정부는 두 시장의 경쟁 활성화를 목표로 규제를 완화했다.

지배구조 꼭대기에 KT가 있는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빅블러의 물꼬를 텄다. 금리 경쟁력과 신상품을 앞세워 금융권에 안착한 케이뱅크는 디지털전환도 주도하며 '메기' 역할을 하고 있다.

반대편에서는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다. 금융상품과 연계한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워 단숨에 알뜰폰 시장 내 장악력을 키우며 정부의 통신비 인하 미션을 가장 잘 수행해 왔다.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 출범, 지배구조 꼭대기엔 KT

2015년 6월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선포했다. 앞서 2001년 롯데와 SK 계열의 대기업, 벤처회사가 공동 설립을 추진했지만 금산분리 규제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2008년에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관련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건전성 우려가 커지며 논의가 중단됐다.

하지만 IT를 활용해 금융 부문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과제를 미룰 수 없었다. 이미 미국, 유럽 등 국가에서 금융시장에 산업 자본의 진입을 허용했고 국내에서도 비대면 거래 비중이 90% 이상으로 올라온 상황이었다.

해외에서도 이미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한 사례가 있었다. 일본 라쿠텐 뱅크(Rakuten Bank)는 전자상거래 부문 성공을 발판으로 은행업에 진출해 당시 현지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계좌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원래 비금융주력자는 은행 지분을 4%를 초과해 보유하는 게 불가능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금산분리 제도의 큰 틀은 유지하되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성, 성공 가능성, 외국 사례 등을 감안해 예외를 두기로 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제외하고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비금융주력자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50%까지 확보할 수 있게 길을 열어줬다. 경영권은 확보하되 다른 주주들의 견제가 가능한 수준으로 경제력 집중 논란은 불식하려 했다.

*출처=금융위원회 보도자료(15.11.29)

대주주와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도 자기자본의 25%에서 10%로 축소했다. 대주주가 발행한 주식 취득도 제한할 수 없도록 했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의 최저자본금 수준은 시중은행 대비 절반 수준인 500억원으로 완화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 자본규제 등 주요 건전성 기준도 설립 초기에는 부담을 완화해 줬다.

이에 따라 2016년 12월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와 함께 은행업 본인가를 받았다. 금융위는 케이뱅크가 통신·결제·유통 정보 등 빅데이터 기반 중금리대출, 간편지급결제(Express Pay), 휴대전화 번호·이메일 기반 간편 송금,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기대했다.

케이뱅크는 이듬해 4월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자 7번째 시중은행으로 출범했다. '뱅크 에브리웨어(Bank Everywhere)' 시대를 연 동시에 은산분리(은행과 산업자본의 분리)의 벽을 허물었다는 의미를 지닌다.

케이뱅크는 2020년 6월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실명계좌 공급 계약을 맺고 코인 열풍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탔다. 자본금 확충 과정에서 난항을 겪기도 했지만 2021년 투자 유치에 성공해 위기를 벗어났다.

현재 케이뱅크 지배구조를 보면 BC카드가 33.72%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이며 BC카드의 최대 주주는 지분 69.54%를 확보한 KT다.

◇알뜰폰 시장 자리 잡은 KB국민은행 '리브엠'

반대로 금융권이 통신시장에 진입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2019년 4월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시행이 시행되면서 국민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혁신금융서비스를 승인받아 그해 12월 이동통신 서비스 리브모바일(리브엠, Liiv M)을 론칭했다.

초창기에는 처음 진출한 시장인 만큼 리브엠의 성장세가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알뜰폰 최초로 5G 요금제와 워치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금융과 연계한 생활밀착형 상품을 출시하고 24시간 고객센터를 운영하면서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특히 저렴한 요금제를 내면서 고객몰이에 성공한 동시에 정부의 통신비 인하 미션을 충실히 수행했다. 2020년 말 9만1000명이었던 리브엠 고객 수는 2021년 말 22만8000명으로 2배 넘게 불어났다.

지난해 5월 말 기준으로 고객 30만명을 돌파했고 10월 말에는 35만명을 넘어섰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실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리브엠의 누적 가입 회선 수는 41만8362건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금융위원회(금융위)가 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를 부수업무로 지정하면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

*출처=KB 리브모바일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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