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개발 지배구조 점검]약해진 창업주 차남 지배력, 남양개발로 명맥만 유지④장재익 대표 보유 지분 0.5%대 불과…보유 자산도 3형제 중 최저
성상우 기자공개 2023-07-25 09:29:32
[편집자주]
최근 동원개발의 지배구조에 변화 시그널이 감지된다. 20년 전 이미 승계 작업을 마쳤지만 오너 일가 구성원 사이에 지분율 변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분율 변동은 부동산 경기 침체 국면을 두고 올 하반기 이후 필요한 사업 변화와도 맞물려 볼만한 부분이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큰 변화를 주는 것이 불가피해보인다. 동원개발의 지배구조 변천사와 향후 예상되는 변화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1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남 장재익 대표의 존재감은 3형제 중 가장 미미하다. 장 대표는 과거 한때 승계 2순위로 여러 계열사의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으나 2010년대 이후 지배력이 급격히 약해졌다.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으로 사법처분을 받으면서 금융사업 부문을 삼남에게 넘겨준 탓이 컸다. 이 사건으로 삼남 장창익 대표의 그룹 내 존재감은 장남 장호익 부회장을 뒤쫓을 정도로 커졌고 차남 장재익 대표는 두문불출하게 됐다.
장재익 대표는 그룹 핵심인 동원개발에 대한 지배력도 미미한 수준이다. 동원개발 최대주주(장호익 부회장)와 특수관계자로 묶여있는 계열사 중 장 대표가 지배하고 있는 곳은 남양종합개발 등 4개사에 불과하다.
◇26개 계열사 중 4개사만 지배, 핵심 축 남양종합개발
전체 계열사 중 장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곳은 남양개발·남양종합개발·월드컵·디더블유통영이다. 이 중 핵심 계열사는 남양종합개발이다. 4개사 중 덩치가 가장 크고 건설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남양종합개발 최대주주는 장재익 대표의 자녀로 추정되는 장세원 씨다. 특수관계자 지분을 합쳐 100%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다. 기장·통영·양산 등 경남 지역에 소재한 동원로얄CC 골프장을 비롯해 유스호스텔 운영, 부동산 임대·매매업, 개발사업 등을 하는 곳이다.
2014년 자산총계 22억원 규모였던 남양종합개발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 4200원 규모의 건설 시행사가 됐다. 10년 사이 덩치가 190배 가량 커진 셈이다. 2015년 3억원대였던 매출 볼륨도 지난해 약 370억원으로 120배 이상 증가했다.
남양종합개발의 성장세는 남양개발의 실적 곡선과 완전히 엇갈린다. 남양종합개발이 규모와 실적 면에서 퀀텀점프를 이뤘던 2020년은 200억~400억원대 외형을 유지하던 남양개발 매출이 10억원대로 쪼그라든 시기였다. 자산 규모도 더 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2000억원대에서 멈췄다. 이 시기 남양종합개발 자산규모는 1000억원대에서 4000억원대로 뛰었다.
자녀가 소유한 회사인 만큼 집중적으로 성장을 밀어준 흔적이 보인다. 덩치가 커지는 과정에서 다수 계열사와 합병을 단행했다. 2021년에 남일물산과 대경산업개발을 흡수합병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동원종합건설과 합쳤다.
타계열사들로부터의 사업 자금 대출도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금 1560억원 가운데 1034억원이 동원개발, 디에스주택산업 등 계열사에서 나왔다. 장기차입금 1090억원 역시 동진건설산업과 지배주주 등 그룹 내부에서 대부분 조달한 돈이다.
또 다른 계열사인 월드컵은 장재익 대표 배우자로 추정되는 김자영 씨가 지분율 100%(특수관계자 포함)로 지배하는 곳이다. 월드컵은 남양개발 지분 39.5%를 보유하면서 장 대표의 남양개발 지배력을 보강해주고 있다. 남양개발과 남양조합개발은 서로 10%대의 지분을 동시에 보유하면서 상호출자 형태로 지배력을 유지 중이다.
◇저축은행 넘겨준 타격…3형제 중 보유 자산 규모 '최소'
남양개발이 갖고 있는 동원제일저축은행 지분 10%는 과거 장재익 대표가 금융사업을 맡았던 시기의 흔적이다. 장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 동원제일저축은행 지분은 동원종합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2%를 합쳐 총 12% 수준이다. 동생인 장창익 대표가 구축해놓은 확고한 지배력에 별다른 영향을 주기 어려운 수준이다. 장 대표는 동원제일저축은행 지분 15.06%를 보유하고 있다.
동원제일저축은행은 과거 장재익 대표가 지분 31%가량을 보유하며 직접 지배하다가 동생과 계열사들에게 지배력을 내줬다. 장 대표가 2008~2011년 동원제일저축은행 대표이사로 재임하던 시절에 수백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 행위가 있었다는 점이 검찰에 적발되면서다. 회사는 2016년 67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 폭탄을 맞았고 장 대표는 뒷선으로 물러났다.
저축은행을 동생에게 넘겨 준 이후 그룹 전체에서 장 대표의 존재감은 상당히 약화됐다. 정작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계열사들도 실적 등 측면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남양개발과 남양종합개발 모두 최근 2년 연속 순손실을 냈다. 또 다른 지배 계열사 월드컵 역시 지난해 순손실을 냈고 이 기간 매출은 수십억원 규모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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