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LG가의 진격, LS와 엘앤에프는 '윈윈'할까 1.8조 투자, LS-엘앤에프배터리솔루션 설립...'황산니켈→전구체→양극재' 밸류체인 구축
이호준 기자공개 2023-08-04 07:29:05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3일 08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래저래 '윈윈(Win-Win)'이다. 누구 하나 손해 보는 느낌 없이 이차전지 밸류체인 확대에 양사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맛이 있다.이차전지 소재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해 1조8000억원을 함께 태우기로 한 LS그룹과 엘앤에프 얘기다. 배터리 핵심 광물 윗단으로의 진출 때문에 고민하던 LS그룹과 자본과 중간재 공급 역량이 부족했던 엘앤에프의 이해 관계가 제대로 맞은 결과로 해석된다.
◇12만톤(t)의 전구체...단숨에 '내재화율↑' 전망
올해 초 LS그룹이 '비전 2030'으로 이차전지를 미래 사업으로 점찍었을 때 관심사는 그 밸류체인이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에 쏠렸다. 예컨대 지난 3월 계열사 LS MnM은 특유의 동 제련 기술을 바탕으로 조황산니켈을 생산, 자회사인 토리컴에 공급하는 계획을 세웠다. 소재 산업에 첫 발을 내디딘 셈이었지만 어디까지나 '윗단(광물)'에 한정됐다.
반대편 얘기의 주인공은 양극재 제조 회사 엘앤에프다. 엘앤에프의 지난해 말 기준 양극재 생산능력(캐파)는 약 9만t으로 LG화학과 맞먹는다. 2026년 목표 캐파는 43만t에 달한다. 문제는 양극재 '밑단(중간재, 광물)'의 영역. 양극재 기술력에서 결코 밀리지 않지만 중간재인 전구체를 자체 공급할 수 없어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한계로 평가돼 왔다.
다만 최근의 발표라면 극과 극의 양사가 '윈윈'을 달성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LS그룹 지주사인 ㈜LS와 엘앤에프는 연내 새만금 산단 5공구(4만평 안팎) 부지에 전구체 공장을 착공해 2026년에는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향후 2029년까지 단계적인 증설을 거치며 총 12만톤(t)의 전구체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연산 25만t 규모의 황산니켈 공장을 짓는 내용도 포함됐다. 황산니켈은 전구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필수 소재다. 앞서 언급했듯 LS MnM이 조황산니켈을 생산해 자회사인 토리컴에 넘기면 토리컴이 이를 순도 높은 황산니켈로 정제한다. 이 황산니켈이 전구체 공장 원료로 쓰이고 최종적으로 엘앤에프가 양극재를 만드는 구조다.
막중한 임무를 수행할 곳은 합작회사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이다. 투자 협약에 따라 1차 전구체 공장 투자 1조493억원, 2차인 7900억원 규모 황산니켈 생산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쉽게 말해 '억' 소리 나는 투자를 위해 서로 중간에서 만나 의기투합하는 셈이다. 구체적은 투자협약인 오는 12월 체결될 계획이다.
◇범LG가의 진격...'황산니켈→전구체→양극재'
말 그대로 후발주자의 화끈한 진격이다. LS그룹은 그간 이차전지 소재를 중심으로 하는 미래 사업 전환이 고려아연 등 금속 제련을 기본으로 하는 다른 곳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를 의식한 듯 이번 발표에서 대규모 투자와 양극재 캡티브 마켓을 연동 및 확보하는데 많은 비중을 둔 모습이다.
후발주자는 아니었지만 엘앤에프는 가려운 곳을 긁었다. '톱티어급' 전구체 회사를 얻으면서다. 양극재 내 원가 비중이 높은 전구체는 엘앤에프 수익성 확보의 핵심이다. 국내 양극재 회사 가운데 전구체 계열사를 따로 둔 곳은 현재 에코프로그룹뿐이다.

작년 말 기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2027년 전구체 목표 생산능력은 20만7000t이다. 합작회사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의 2029년 전구체 목표 생산량 12만t 달성이 현실화된다면 엘앤에프 역시 자체 공급으로 중간소재 내재화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양사의 공통점 역시 주목해 볼 만하다. 엘앤에프의 경우 새로닉스그룹의 계열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새로닉스는 고(故) 허학구 회장이 1968년 창업한 정화금속이 전신으로 GS의 방계기업이다. LS그룹이 2003년 LG전선그룹이라는 이름으로 떨어져 나온 방계라는 점에서 양사가 범LG가(家)의 대표적인 '협력'이란 분석도 나온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이날 발표에서 "비철금속분야 최고 경쟁력을 가진 LS와 양극재 선도회사인 엘앤에프가 '황산니켈→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산업 밸류 체인을 국내 기술로 구축해 한국 배터리 산업의 미래 성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동인기연, 필리핀 바타안경제특구청과 협력 강화
- [i-point]태성, 임대공장 계약 "복합동박 장비 초도물량 대응"
- [상호관세 후폭풍]중국·베트남 생산비중 높은 HS효성, '고관세' 영향 불가피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동국산업, 손익 '엇박자'…영업흑자에도 순손실 300억
- [Red & Blue]무상감자에 관세 전쟁까지...'신저가' 찍은 KG모빌리티
- [석유화학 숨은 강자들]유니드, 고ROE와 상반된 PBR…중국공장 신설효과 기대
- [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에스엘 이사회 '오너 3세' 주축…'역할 분배' 뚜렷
- NH증권 점프업리그, 해외로 확장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KG스틸, 그룹내 '유동성 창출' 중심 부상
- KB국민은행, 가판대 대폭 조정…한·중 펀드에 힘
이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동국산업, 손익 '엇박자'…영업흑자에도 순손실 300억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KG스틸, 그룹내 '유동성 창출' 중심 부상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무관세' 종료 美시장…KG스틸USA, 실적유지 가능할까
- 아주스틸, 420억 손상차손…PMI 통해 자산 재평가
- [상호관세 후폭풍]포스코·현대제철, 美 중복관세 피했지만…가격전쟁 '본격화'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단기금융상품 '두배 늘린' KG스틸, 유동성 확보 총력
- CJ대한통운, 신사업 ‘더운반’ 조직개편 착수
- ㈜LS, 배당 확대 시동…2030년까지 30%↑
- [현대차 대미투자 31조]제철소 4.25조 조달 '안갯속'…계열사 ‘책임 분담’ 주목
- 고려아연, 경영권 수성…MBK와 장기전 돌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