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 재무분석]문제는 삼성 의존도…한화컨버전스의 '태양광 시프트'④FA·태양광 O&M사업 확대 움직임, 계열사 연계 강화
고진영 기자공개 2023-08-10 07:50:49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4일 08:3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컨버전스는 그간 매출 대부분을 삼성그룹에 의지해 왔다. 매출에서 삼성전자와의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만 절반 이상, 다른 삼성 계열사들까지 합치면 70%에 육박한다. 규모는 작아도 오너 3세 삼형제가 보유한 자금줄이라는 점에서 이런 의존도는 다소 공교롭다.다만 최근 들어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등 그룹 계열사들과 연계해 태양광 운영관리사업을 점차 확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화컨버전스 사업부문은 시스템통합(SI)과 공장자동화(FA), 그린에너지사업(GEP)으로 나뉜다. 주로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SI사업부가 현재 매출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그룹과의 오랜 거래가 안정적 수익을 뒷받침하나 반대로 말하면 실적이 외부요인에 크게 좌우된다는 말과 같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부쩍 FA와 그린에너지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FA사업의 경우 한화그룹이 올해 한화오션을 인수하면서 계열수요가 늘었다. 한화오션의 항만 크레인 통합관제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한화컨버전스가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평가다.
이밖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 등 그룹사들의 설비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FA사업에 수혜로 돌아올 수 있다. 앞서 한화큐셀은 내년까지 미국 조지아주 달튼과 바토우 카운티에 25억달러를 투자해 통합 생산단지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더 주목되는 것은 그린에너지사업부다. 이 부문은 한화컨버전스가 지난해 4월 말 한화에너지에서 떼어낸 태양광 운영관리사업을 흡수합병하면서 추가됐다. 태양광 유지관리보수(O&M, Operations & Maintenance) 등의 운영,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한화컨버전스는 앞으로 1메가와트(MW)급 이하 소규모 발전소의 설계 및 시공, 자금조달 관련 컨설팅서비스까지 제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태양광 O&M은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고 보강하거나 보수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한화컨버전스가 이 사업을 양수한 지난해부터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2018년쯤 집중적으로 설치됐던 태양광 발전시설들의 무상 하자보수 기간이 2021년 무더기로 끝났기 때문이다.
한국에너지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시공된 발전소가 국내에서만 9만5512기, 발전용량은 약 16기가와트(GW)에 이른다. 전체 누적 발전기의 약 70%, 전체 발전용량의 약 72%에 해당하는 수치다.
태양광 시설은 보통 첫 3년간만 시공사에서 무상으로 보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후 다시 운영업체를 찾아야 하는 만큼 한화컨버전스로선 노릴 수 있는 잠재적 고객 수요가 상당한 셈이다.
한화컨버전스의 경영진 구성 변화를 봐도 태양광 O&M사업에 거는 기대를 엿볼 수 있다. 한화그룹에 편입된 이후 한화컨버전스의 역대 대표이사들을 보면 김경한 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인사실장, 양재찬 전 한화 기계부문 글로벌전략담당, 손계춘 전 한화시스템 구매실장 등 재무나 전략 쪽 인사들이 주를 이뤘다. 2019년 대표로 선임됐던 김우석 현 한화 부사장 역시 한화그룹 재무팀 출신이다.
하지만 작년 11월 김우석 부사장이 한화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이동했고 동시에 김창연 대표가 한화컨버전스 수장으로 왔다. 김 대표는 한화에너지 지주 부문 재무기획팀장을 맡았던 재무통이긴 하나 에너지분야 쪽에서도 전문가로 꼽힌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에서 그린에너지솔루션(GES)사업 관련 부요 보직을 역임한 경험이 있다.
이밖에 지난달 초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된 윤여진 상무는 보스턴컨설팅그룹과 GS그룹을 거쳤다. 에너지 회사인 GS E&R에서 근무했으며 2021년 한화솔루션에 영입됐다. 큐셀부문 경영관리부문 기획담당 임원, 한화에너지를 거쳐 현재 한화컨버전스 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현재 사업 초기인 만큼 한화컨버전스의 그린에너지사업이 자리잡을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모회사인 한화에너지, 한화솔루션 등 그룹 계열사들이 태양광발전소 설계와 시공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은 한화컨버전스가 시장에 진입하고 자리잡는 데 적지않은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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