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극재 옥석가리기]실리콘 음극재 양산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든든한 뒷배 SK㈜④2025년 연 1만t 생산 목표…선두주자들과 큰 격차 없어
이호준 기자공개 2023-08-10 08:15:22
[편집자주]
"나만 없어 이차전지"라며 시장 한구석에서 남몰래 한탄하던 기업들이 황급히 움직이고 있다. 그 행선지는 분리막 너머의 '음극재'. 배터리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으로 크진 않지만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라 수요가 탄탄하다. 블루오션이기도 해서 꿈틀거리며 진출할 기회를 엿보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어쩌면 간절한 변신을 꿈꾸는 많은 회사들의 이야기, 언젠가 '진짜'와 '가짜'로 판가름 날 검증의 현장이다. 승기는 누가 잡을 수 있을까. 시장의 사정과 주요 플레이어들을 더벨이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7일 15시3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의 음극재 사업 간판은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SK머티리얼즈가 미국 실리콘 음극재 회사 'Group14 테크놀로지'와 세운 합작사다. 현재 총 1조1000억원을 들여 경북 상주시에 생산 설비를 짓고 있다. 올 하반기 양산을 준비 중인데 이는 국내 대기업 계열사 중에서는 가장 빠른 행보로 볼 수 있다.이 정도로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속전속결로 순항 중인 기업도 드물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규모 투자 부담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량의 설비를 먼저 짓는 데 집중하고 있다. SK㈜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관측이다.
◇연산 2000t 양산…기존 플레이어들에 뒤지지 않아
지난 2021년 설립된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은 아직 매출이 없다. 다만 지난해 말 연결기준 총자산이 약 1746억원으로 설립 초기(845억원)보다 몸집은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최근 2년 동안 공격적으로 시설 투자에 나선 결과다.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은 지난해 유형자산 취득에만 1040억원을 썼다. 전년에 비해 약 7배 늘어났다. 특히 실리콘 음극재 생산의 기반이 되는 상주 제1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왔다. 연산 2000톤(t) 규모로 지어졌으며 양산 예상 시점은 올 하반기다.
이 공장은 SK그룹의 첫 '실리콘 음극재' 생산공장이다. 국내 유일의 실리콘 음극재 양산 기업인 대주전자재료와 비교해도 주눅 들지 않는 생산능력(캐파)을 갖췄다. 대주전자재료는 연 3000t의 캐파로 지난해 영업이익 120억원, 시가총액 1조3747억원을 달성했다.

성장 속도로는 기존 플레이어보다 오히려 더 빠르다.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의 2025년 예상 캐파는 1만t으로 알려져 있다. 대주전자재료가 2019년 상용화에 성공한 뒤 약 4년에 걸쳐 세운 '만 단위' 예상 캐파를 단숨에 따라잡은 모습이다.
SK머티리얼즈 관계자는 "1공장은 이미 완공된 상태"라며 "하반기를 목표로 상업 생산이 준비되고 있으며 2공장 증설이 병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발빠른 사업화…지주회사라는 든든한 뒷배 주목
다른 계열사뿐 아니라 국내 대기업 중에서도 주목받는 행보다. 2021년 영국 넥세온에 투자하며 음극재 진출의 뜻을 밝힌 SKC는 2026년 즈음에야 양산이 가능하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달 프랑스 실리콘 음극재 회사 엔와이어즈와 지분투자 계약을 맺었다.
사업이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배경에는 SK㈜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다는 평가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보다 충전시간이 단축된 차세대 소재로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에 필수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량의 설비 투자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선점하는 것이 관건으로 지목되는 분야다.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은 지난 2021년 12월 모회사인 SK머티리얼즈가 SK㈜에 합병된 후 신설된 사내 CIC(사내 독립기업) 조직 내에서 운영되고 있다. 사실상 SK㈜의 직접적인 관리 하에 들어온 셈이다. 이후 투자재원은 물론 시설투자 및 포트폴리오 관리까지 지주회사의 집중 육성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실리콘 음극재 분야에 대한 추가 투자 가능성이 점쳐지는 배경이기도 하다. SK㈜가 최근 내놓은 '2023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SK㈜는 2025년까지 '전기차 소재·인프라'에 3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작년에 밝힌 계획 대비 1조2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SK㈜는 "고성장 배터리 핵심 소재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 및 고성장 소재 포트폴리오 확대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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