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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설계기업이 뛴다]'국내 PM 선구자' 한미글로벌,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②하이테크·해외사업 경쟁력 구축…설계·감리·개발·운용 등 영역 확장

정지원 기자공개 2023-09-06 07:31:07

[편집자주]

건설사업관리(CM)와 건축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은 업계 내에서 비교적 주목을 받지 못해왔다. 시공사나 시행사에 비해 비중과 역할이 작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수주 소식이 들려온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CM의 역할이 부각됐고 또 철근 누락 사태로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자 주목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국내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CM 및 건축설계사무소들이 그동안 걸어온 발자취와 주요 사업 전략은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8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글로벌은 1990년대 당시 해외에서만 중요성이 인식돼 왔던 건설사업관리 개념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기업이다. 서울 월드컵경기장, 잠실 롯데월드타워,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페루 친체로신공항 등 대형 프로젝트에 한미글로벌의 건설사업관리 기술력이 반영됐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CM·설계업체 중 독보적인 매출 외형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엔 종합부동산기업을 목표로 친환경컨설팅, 부동산금융 등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어서 더욱 큰 성장이 기대되는 곳이다.

◇국내 '최초' 건설사업관리 도입, PM 전문기업 자리매김

한미글로벌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선진적 건설사업관리(CM·Construction Management) 기법을 도입했다. 1996년 6월 글로벌 CM 회사인 미국 파슨스(Parsons)사와 전략적 제휴가 시작이었다.

CM은 쉽게 말하면 건설사업의 사업성 검토·설계·시공·감리·사후관리를 총괄 관리해주는 기술용역을 의미한다. 공기 지연 및 사업 예산 초과를 방지하는 동시에 사업 투명성 및 안전성을 강화하는 역할 등을 한다.

CM의 개념은 최근 PM(Project Management)까지 확장한 상태다. 초대형 건설사업은 단일 건물을 올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각종 건축·인프라와 결합한 복합 프로젝트에 가깝기 때문이다. 부동산 서비스업 중 하나로 건물관리업을 의미하는 PM(Product Management)과는 다른 개념이다.

한미글로벌이 PM 등을 수행한 주요 프로젝트. (출처=한미글로벌)
한미글로벌이 수행한 PM 사업 중 가장 상징적인 프로젝트로 서울월드컵경기장 공사를 꼽을 수 있다. 공공사업으로는 국내 최초로 PM이 도입된 사례다. 당시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 전까지 완공하기에 일정이 빠듯했다. 한미글로벌이 투입돼 설계 변경 등에 따른 적정성 검토, 지붕 면적 축소 등을 통해 공기를 4개월 단축시켰다. 예산 역시 40억원가량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스타필드 하남도 한미글로벌이 PM 업무를 맡았던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일정 단축을 위해 설계와 시공이 병행되는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했다. 공사비 예산을 사업 초기 예산 대비 약 504억원, 8.5%가량 절감하고 공사 일정은 3개월 줄였다.

한미글로벌은 일반적인 건축공사 외에도 개발사업, 친환경·에너지, 인프라,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하이테크 사업 등으로 CM 및 PM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놓은 상태다.

특히 하이테크 PM 부문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하이테크부문은 반도체 및 2차 전지 공장, 데이터센터 등을 전담하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SK하이닉스 중국 공장, SK이노베이션 헝가리2 공장, 삼성SDI 천진2 공장 등 PM을 한미글로벌이 맡았다.

◇글로벌 경쟁력 인정…계열사 중심 밸류체인 확대

한미글로벌은 국내 CM·설계기업들 중에서도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한 몇 안 되는 회사 중 한 곳이다. 활발한 인수·합병(M&A)를 통해 현지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경쟁력을 키우는 방식의 전략을 택한 게 주효했다.

북미 지역이 최대 사업장이다. 2011년 미국 오택(OTAK) 인수가 시작이었다. 2017년에는 오택 자회사로 미국 종합엔지니어링 전문 기업 데이씨피엠(DAY CPM)과 도시재생 및 인프라 기업 로리스(Loris)를 인수했다. 지난해 초에는 오택이 타르휘트먼그룹(TWG) 지분 100%를 사들여 미국 사업 확대에 나섰다.

영국 기업 M&A는 2019년 본격화됐다. K2그룹 인수로 유럽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k2그룹이 중동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중동 지역 프로젝트 수행도 함께 공략했다. 지난해에는 워커 사임(Walker Sime) 지분 92.5%를 매입해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 외 전 세계 60개국에 진출해 국내외 총 2900여개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중국·사우디아라비아·베트남·일본·헝가리·인도·폴란드·인도네시아·리비아·필리핀·페루 등에 해외법인 또는 오피스를 두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관련 수주는 한미글로벌과 건설사업관리업을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2021년 6월 네옴시티 특별총괄프로그램관리(e-PMO) 용역을 수주했다. 지난해 말에는 네옴시티에서 일반 사업관리, 교통, 환경 및 지속가능성 3개 분야에 2024년까지 자문을 제공하는 용역을 따냈다. 올해는 네옴시티 근로자 숙소 1만가구 프로젝트 모니터링 계약을 맺었다.

한미글로벌 주요 계열사. (출처=한미글로벌)

국내외 PM 전문기업에서 더 나아가 종합부동산기업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자회사를 통해 개발 및 투자(한미글로벌D&I), 건축설계(아이아크), 종합감리(한미글르벌PMC), 친환경컨설팅(에코시안), 부동산금융(한미글로벌투자운용) 등 분야에 진출한 상태다.

한미글로벌투자운용은 지난해 설립한 자회사다. 지난해까진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올해부턴 사업에 뛰어들면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상반기 중 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세를 키우고 있다. 국내 시장뿐 아니라 PM업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를 낸 영향이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2056억원, 영업이익 13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각각 25.6%, 21.5% 늘었다.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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