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진옥동 회장, '창업정신 승계'한 준비된 명장①재일교포 주주들 신뢰 속에 일류신한 목표…근본부터 변화 시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3-09-11 07:39:22
[편집자주]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CEO) 취임과 맞물려 변화를 시작했다. 수익성 위주 영업성과를 우선 추구하던 경영전략을 다양한 가치를 지향하는 ‘일류신한’이란 비전으로 전환했다.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시장 지배자가 되겠다는 뜻이다. 더벨은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신한금융 주요 인물들을 주목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4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은 국내 최초 민간자본으로 설립된 신한은행을 모태로 한다. 1982년 재일교포 주주들은 출자금을 모집해 신한은행을 설립했다. 올해로 창업 41주년을 맞은 신한금융은 창업정신을 되새기며 100년 금융지주로 발돋움 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변화를 주도하는 인물은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이다. 그는 창업주인 재일교포 주주들의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신한은행장을 거쳐 신한금융 회장에 올랐다. 탄탄한 지지는 그가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올곧게 경영철학을 펼쳐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신한금융은 진 회장 취임을 계기로 올해 기존의 경영전략과는 다른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일류신한’으로 대표되는 신 경영전략은 신한금융의 미래지속가능 성장을 담보할 경영 패러다임이다. 진 회장은 단기 실적 하락에 연연하지 않고 일류 신한을 향한 여정에 매진하고 있다.
◇일본 이력 18년에 창업정신 승계한 명장
진옥동 회장은 1961년 생으로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1980년 중소기업은행에 입행했다가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은행 재직 중 방송통신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중앙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신한은행 인력개발실 대리를 거쳐 1997년 신한은행 오사카지점 차장으로 해외사업 경험을 쌓았다. 이때 경험을 기반으로 주로 일본에서 근무했다. 일본 이력이 18년에 달하는데 그 중 지점장과 법인장, 대표직을 수행한 기간이 절반(9년)을 차지한다. 경력의 절반 가까운 시간을 일본에서 보낸 '일본통'이다.
진 회장은 최고경영자(CEO) 경력이 긴 편이다. 오사카지점장과 일본 SH캐피탈 사장, SBJ은행 법인장을 지냈다. 2019년 신한은행장에 취임한 진 회장은 2020년 말 연임에 성공해 2022년 말까지 은행장 임기를 수행했다. 올해 3월 주총에서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그가 회장으로 선출된 데는 재일교포 주주들의 의중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재일교포 주주의 신한금융 지분은 15%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 일본 내 끈끈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재일교포 주주들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던 만큼 그의 회장 선임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일류신한' 100년 미래를 설계하다
진 회장에 대한 재일교포 주주들의 지지는 취임 이후 진 회장 체제가 공고하게 구축되는데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는 은행 지주 CEO에게 있어 주주들의 지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응집력이 강한 핵심 주주들의 지지는 CEO가 외풍을 막고 지배구조 안정화를 이룰 수 있는 방패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CEO의 경영권을 중심으로 조직이 잘 응집해 시너지를 낼수 있도록 해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주주들의 지지기반 위에 진 회장은 취임 뒤 광폭행보를 펼치고 있다. 특히 그는 기존의 경영철학을 근본에서부터 수정하면서 본인의 색채를 드러내고 있다. 일등을 넘어 일류를 지향한다는 ‘일류신한’ 비전이 그것이다.
진 회장은 단순히 단기 경영전략이나 수익 목표를 제시하는 차원을 넘어 조직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고객과 사회를 향한 조직원들의 태도 변화에 주력하는 근본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진 회장이 가장 강조하는 키워드는 '일류신한'이다. 재무적으로 최고 성과를 겨루는 방식의 경쟁을 지양하고 금융업계 전반을 주도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일류를 지향한다는 뜻이다. 진 회장은 순이익 등 재무적 성과 일등을 넘어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일류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신한은행장 시절부터 주장해왔다.
업권을 대표할 만큼 수익성이 높아야겠지만 이는 일류의 핵심 가치는 아니다. 이미 순이익 규모 등에서 일등을 경험했고 이를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재무적 성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진 회장이 주장하는 일류는 사회 여러 구성원들에 인정받고 꼭 필요한 금융사로 각인되는 것이다. 특히 내부 구성원과 투자자, 고객, 사회 등 신한금융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이 스스로 신한과 함께 하는 것에 자긍심을 느끼는 것이 이류의 기준이라고 제시했다.
일류신한이 진 회장의 비전이라면 이를 이루기 위한 수단은 '정도경영'이다. 진 회장은 일류신한을 위해 실천해야 할 세가지로 사회적 책임과 금융업의 발전과 혁신 주도, 임직원 모두의 꿈과 행복을 제시했다. 이 세가지 키워드가 조직문화에 녹아들면 내부통제 실천도 자연스럽게 성공할 수 있다.
이러한 경영의 혁신을 통해 진 회장이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것은 '지속가능성장'이다. 정도경영을 통해 일류로 도약하면 신한이란 조직이 먼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영속할 수 있다는 것이 진 회장의 생각이다.
진 회장은 "주주들에 대한 CEO로서 책임을 다 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안정된 실적 바탕 위에서 수익을 돌려드리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주주들의 자산 가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 있도록 경영안정화를 통해 지속가능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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