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10: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헤이비트 운영사인 '업라이즈'가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인 '하베스트' 운영을 중단했다. 국내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제정되면서 예치이자 서비스가 불법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베스트는 사실상 업라이즈의 유일한 서비스로 남아 있었다. 국내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자동투자 서비스로 일찍이 중단했기 때문이다. 업라이즈는 우선 규제 준수를 위해 하베스트 운영 중단을 결정했고, 신사업에 대해서는 차차 구상해 공유하겠다는 입장이다.

◇법 위반 가능성 있어…규제 사전 준수 위해 예치이자 서비스 중단

업라이즈는 최근 "오는 10월 2일 하베스트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하베스트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테더(USDT) 등 가상자산을 예치해 두고 연 0.5~5% 상당의 이자를 받는 상품이다. 업라이즈가 고객이 맡긴 가상자산을 운용해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다.

가상자산 업계서는 이런 상품을 '가상자산 예치이자'라고 부른다. 특히 업라이즈의 하베스트는 이자를 매주 지급하고, 사용자 계정에 자동 예치시키면서 주단위로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올해 하루인베스트, 델리오 등 유사한 가상자산 예치이자 서비스가 재운용사의 자금손실로 고객 자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중 국내 법인이자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를 취득했던 델리오는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로부터 영업정지 3개월, 과태료 19억원의 제재 처분을 받았다.


당국이 논란을 몰고 온 예치이자 서비스에 칼을 빼 들으면서 업라이즈도 하베스트 사업을 접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라이즈 측은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7조 2항에 따라 사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법에서 '사업자는 이용자로부터 위탁받은 가상자산과 동일한 종류, 수량의 가상자산을 실질적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업라이즈는 외부 거래소로 전송해 운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 이자로 지급할 운용 수익을 낼 수 없기에 사업을 종료한다고 설명했다.

◇피보팅 방향 논의 중…'해외자회사·든든'은 정상 영업

업라이즈가 사업을 전개할 길이 영영 막힌 것은 아니다. 해외 관계사인 '업라이즈 싱가폴(UPRSG PTE. LTD)'와 그 100% 자회사인 '업라이즈 글로벌(UPRISE Global Inc)'을 통해 기존 사업을 영위하는 것은 가능하다. 현재도 국내 투자자에게는 제공하지 않는 상품들을 글로벌 법인을 통해 해외 투자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관계자는 "사업 피보팅을 어떻게 할지 내부적으로 정하지 못해 모두가 함께 고민 중"이라며 "사업은 계속 이어갈 것이지만 규제 준수가 우선이라고 판단해 하베스트를 중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라이즈는 자회사로 '든든'이라는 투자일임 서비스를 영위하는 '업라이즈 투자자문'도 두고 있다. 최근 KB증권과 협업해 업계 최초로 미성년 비대면 자동투자 상품을 출시하면서 활발히 사업을 전개 중이다. 이에 업라이즈가 든든쪽으로 힘을 실어주는 게 아니겠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 회사 관계자는 "투자일임업자로서 든든은 독립적으로 운영돼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모회사로서 업라이즈가 자금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힘을 실어줄 수 있겠지만 사업에 직접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