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울산 코폴리에스터 설비 확대할까 1000억원 규모 전망, 연내 투자 여부 최종 결정...생산능력 30% 확대
정명섭 기자공개 2023-09-07 07:28:36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 정체성을 바꾸고 있는 SK케미칼이 코폴리에스터 설비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1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될 전망이다. 플라스틱 재활용 원료 공장 증설까지 더해지면 투자 규모는 이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SK케미칼은 친환경 플라스틱 사용 규제가 강화되는 2025년부터 코폴리에스터 사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울산 코폴리에스터(PETG) 생산라인 증설을 검토 중이다. 연내 의사결정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증설 확정 시 SK케미칼이 투입할 자본적지출(CAPEX)은 1000억원 내외다.
현재 SK케미칼이 가동 중인 코폴리에스터 생산라인은 총 4개다. 생산능력은 연산 26만톤이다. 생산라인이 5개까지 가동되면 생산능력은 이전 대비 30% 증가한다. 통상적으로 라인 증설에 2년 정도가 소요되는 고려하면 신규 라인의 가동 시점은 2025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케미칼은 2030년까지 코폴리에스터 생산능력을 연산 45만톤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SK케미칼은 코폴리에스터 생산 라인 증설에 맞춰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원료(r-BHET) 공장도 증설까지 고려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 3월 중국 친환경 소재업체 슈에로부터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원료·페트 설비를 인수해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원료→페트(CR-PET)→코폴리에스터'로 이어지는 플라스틱 재활용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코폴리에스터 생산라인 증설을 검토하고 있는 건 맞지만 아직 구체적인 안은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코폴리에스터는 두 종류 이상의 화학 물질로 만든 플라스틱 소재다. SK케미칼의 코폴리에스터는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BPA) 검출 우려가 없고 일반 페트 소재보다 염기나 산, 유기용제 같은 화학약품에 잘 견디는 특성이 있다. 이에 친환경 화장품 용기와 포장재 등에 주로 사용된다.
현재 코폴리에스터를 생산하는 기업은 SK케미칼과 미국 화학업체 이스트만뿐이다. 2022년 기준 SK케미칼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41%다. 지역별 판매 비중을 보면 중국 30%, 중국 외 아시아(한국 포함) 30%, 미주·유럽이 20%대다.
전 세계에서 단 2곳만 코폴리에스터를 생산하고 있다는 건 시장의 성장성이 아직 불투명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 SK케미칼의 코폴리에스터 생산 라인 가동률은 80% 중후반대다.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으로 코폴리에스터의 판매량이 줄어든 탓이다. 2021년만 해도 공장 가동률이 100%였다.
그럼에도 SK케미칼이 설비 확충을 추진하는 이유는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재생 플라스틱 의무 사용 규정은 강화하는 추세다.
유럽연합(EU)은 플라스틱 용기에 재생 플라스틱 사용 비중을 2025년까지 55%, 2030년까지 100%로 확대할 계획이다. 페트병에도 재생 플라스틱 사용이 의무화된다. 2025년 25%에서 2030년 30%까지 사용 비중이 늘어난다. 미국도 이와 유사한 법안을 도입할 계획이다.
SK케미칼 측은 "고객사들의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공언 시점이 2024년~2025년이기에 (코폴리에스터) 투자에 대한 필요성은 충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K케미칼은 코폴리에스터 설비 확대 기조에 따라 당분간 차입금 규모가 이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 12월 말 4867억원 규모였던 이 회사의 총차입금은 작년 말 7269억원으로 불었다. 지난 6월 말 기준 총차입금은 9859억원이다. 연초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으로 차입금 규모가 크게 늘었다.
SK케미칼의 올해 예상 CAPEX는 1500억~2000억원(SK바이오사이언스 투자 제외)이다. 중국 슈에 설비 인수 비용 660억원이 포함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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