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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IPO 인력 이탈 심화…'신기사·투자사'로 행로 변경업무 난이도 '쑥쑥'…업종 매력 '뚝뚝'

양정우 기자공개 2023-09-12 13:02:54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 기업공개(IPO) 파트에서 인력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 그간 승진이 누락된 인사나 주니어급 인력의 이동은 종종 있었으나 향후 하우스를 이끌 주축 IB가 커리어를 바꾸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주식자본시장(ECM) 본부장이나 부서장 사이에서 국내 IPO 시장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증권사끼리 경쟁자 관계이지만 같은 직종에 종사하는 동업자로서 업계 전반의 역량이 후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IPO 파트, 박한 인센티브 속 격무…하우스 차기 주축 이탈

8일 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IPO 파트의 A 부장은 올들어 신기술금융회사(신기사)의 부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이 하우스에서는 주요 바이오 딜을 소화한 데다 승진도 빠르게 이뤄진 대표적 인사로 꼽혔다.

IB업계 관계자는 "A 부장은 미래에셋증권에서 차기 부서장을 맡을 유력한 IB였다"며 "그간 업무 난이도가 높은 바이오 섹터에서 주요 딜을 발굴했고 부서 자체 북(book)으로 투자를 벌일 정도로 적극적으로 일했던 인사"라고 말했다. 이어 "올들어 신기사나 투자사 등 바이사이드(buy-side)로 전직을 선택한 IB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의 IPO 파트에서도 B 부장이 신기사 대표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된다. 내부적으로 후한 평가를 받으면서 중장기적으로 IB그룹에서 주축 인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됐던 인사였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IPO 시장에서 '빅3'로 불리는 최상위 하우스다. 그럼에도 차기 수장의 가능성이 높은 인사가 줄줄이 이탈하고 있는 건 무엇보다 직업으로서 IPO 업무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IPO 인력은 IB 부서이기에 백오피스 직원보다는 연봉이 높다. 하지만 인센티브가 박해 증권사 내부에서도 부동산 파트나 프라이빗뱅커(PB)보다 소득이 적은 편이다.

여기에 IPO 업무는 격무의 연속이다. 증권신고서 작성과 프레젠테이션 준비 등으로 쉴새없이 바쁜 와중에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의 심사 강도는 한층 더 높아졌다. IB는 '을'의 역할을 자처하기도 한다. 상장예비기업은 깍듯이 모셔야 하는 고객이고 투자 기관을 상대로 세일즈를 벌여야 한다.


◇IPO 전문성, 바이사이드서 후한 평가…증권사 IB 성공사례도 자극

IPO 인력 이탈이 계속되고 있는 건 수요 역시 충분하기 때문이다. 국내 비상장투자에서는 엑시트의 창구가 사실상 IPO뿐이다. 상장 전 구주를 팔지 않는다면 상장으로 회수하는 게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IPO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 IPO 인력은 기업의 상장 가능성과 밸류에이션 측정, 심사 당국의 동향 파악 등에 특화된 전문가 집단이다. 기업 분석 역량은 기본적으로 갖췄고 오너 리스크 등 잡음이 생길 대목까지 미리 진단할 수 있는 셈이다. 신기사나 투자사 오너라면 IPO 임직원을 스카우트 대상으로 눈여겨볼 수밖에 없다.

증권사 IPO 파트의 인사가 바이사이드에서 성공을 거둔 사례가 이어지는 것도 커리어 변경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NH투자증권에서 IPO를 이끈 조광재 전 상무가 세운 제이씨에셋자산운용은 현재 운용자산 2000억원 대의 알짜 하우스로 성장했다. 조 전 상무와 함께 일했던 한흥수 전 이사도 투자사를 세운 후 SD바이오센서로 잭팟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IPO 파트의 네트워크는 투자심사역이나 펀드매니저가 주를 이루는데 모두 인센티브가 큰 업종"이라며 "증권사 IB 인사가 직접 하우스를 세워 대박을 거두자 가뜩이나 업무 피로도가 컸던 허리층에서 퇴사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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