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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료업 이차전지 도전기]소재사업 30년 KCC, 미래 전기차 시대 조준③1987년 파워모듈 소재 EMC 개발…신소재연구팀 중심 EV용 소재 강화

김동현 기자공개 2023-09-22 07:34:31

[편집자주]

페인트로 대표되는 도료업은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건축자재로 인식되지만 사실 전 제조업에 걸쳐 사용되는 원자재이다. 공업·목공·건축·전자 등 용도에 따라 제품을 개발하는데 그 원재료는 원유를 정제해 나온 용제·수지 등이다. 석유화학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만큼 도료업체들은 전방산업의 소재 분야로 사업 확대 기회를 꾸준히 모색했다.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이차전지 산업 역시 도료업계가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국내 도료업계의 이차전지 사업 준비 현황을 되돌아보며 성장 가능성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9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C의 사업은 크게 도료와 건자재, 실리콘 등 3개 부문으로 나뉜다. 1958년 금강스레트공업이라는 사명으로 건자재 사업을 시작했고 1974년 고려화학을 설립하며 지금의 도료사업 부문으로 키워냈다. 실리콘 사업은 2019년 인수한 모멘티브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현재 3대 부문 가운데 매출 규모 측면에서 가장 큰 사업은 실리콘이다. 올 상반기 KCC의 전체 연결매출 3조1500억원 중 절반(1조5700억원)을 실리콘 사업에서 창출했다.

실리콘 사업이 자리를 잡기 전까지 해당 사업부를 품고 있던 부문이 바로 소재 사업부다. KCC는 1990년대 들어 소재사업부를 운영하기 시작하며 기존 건자재·도료 중심의 사업을 소재화학으로까지 넓혔다. 실리콘 사업을 독립부문으로 키운 것과 같이 이제는 이차전지 소재·부품 분야 육성에 사업 역량을 집중한다.

◇EMC 개발로 첫발, 작지 않은 소재사업 존재감

KCC는 1987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EMC(Epoxy Molding Compound)를 개발하며 정밀화학·소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반도체 밀봉재로 쓰이는 EMC는 지금과 달리 당시만 해도 일본 의존도가 높은 제품 중 하나였다.

일본이 글로벌 화학산업을 주도하던 상황 속에서 KCC는 도료사업을 이어오며 확보한 원료 수급력을 바탕으로 EMC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EMC는 열경화성 고분자의 일종인 에폭시수지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데 이 에폭시수지가 도료의 주원료 중 하나로 사용된다. KCC의 경우 20년 이상 도료 사업을 영위한 덕에 원재료 수급과 기반 기술력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고 화학소재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회사의 의지와 맞물려 EMC 개발에까지 성공한다.



이후 1990년대 들어 소재사업부를 신설해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전주공장에 EMC 생산시설을 구축해 양산에 성공했고 이후 유리장섬유(강화·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보강재), 실리콘 등으로 사업 범위를 점차 넓혀갔다. 비록 회사의 모태 사업인 도료·건자재에 비교할 정도로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이러한 사업은 기반 기술 역할을 하며 KCC가 지금의 유·무기소재 사업을 이어가는 원동력이 됐다.

최근 들어서는 전기차 및 이차전지가 시장의 관심을 받으며 EMC를 비롯한 유·무기소재가 실리콘에 이어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다. 전기에너지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전기차 특성상 이차전지 팩에서 공급받은 직류 전기를 교류로 전환해 모터로 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KCC는 직류·교류 전환 과정에서 필요한 인버터 내 파워모듈 패키징 부품의 주요 요소들을 담당하는 제품을 생산한다.

EMC를 비롯해 실리콘겔, 세라믹기판 등이 해당 제품으로 EMC와 실리콘겔(모멘티브)은 기판과 회로를 보호하는 봉지재 역할을 하는 소재이며 세라믹기판은 파워모듈의 방열·내열 기능을 좌우한다. 말하자면 KCC는 전기차 이차전지의 고효율 전력 변환 성능을 담당하는 소재·부품을 생산한다고 할 수 있다.

전방시장인 전기차 시장의 확대에 따라 KCC 역시 사업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8000톤 규모의 EMC 전주공장을 운영하던 회사는 지난 7월 24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안성공장을 신설하며 1만톤이 넘는 EMC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전기차 산업의 중심인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세라믹기판 전담 판촉 조직도 신설했다.

정몽진 KCC 회장이 안성 EMC 공장 준공기념 행사에서 신설 생산 라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KCC)
◇이차전지·전기차 R&D 강화, 신소재연구팀에 내려진 특명

2019년 모멘티브 인수를 계기로 소재사업 부문에서 실리콘이 별도로 떨어져 나오며 현재 KCC의 소재 사업은 기타 매출로 잡히고 있다. 상반기 기준 기타(시공 포함) 부문 매출은 2400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하다.

다만 과거 미미했던 수준의 실리콘 사업이 별도 사업부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본 KCC는 전기차, 이차전지 등에 들어가는 소재 분야 역시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 별도 신소재 연구개발(R&D) 조직을 꾸려 지원하는 중이다.

지난해 2월 중앙연구소 산하에 신설된 신소재연구팀은 현재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와 관련한 신소재 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았다. 연구팀이 꾸려진 처음부터 김광규 상무가 연구팀장을 맡아 팀을 이끌고 있다.

1970년생인 김 상무는 서울대 화학공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LG화학, 다우케미칼, 삼양사 등 국내외 화학회사를 거치며 리튬이온 이차전지, 반도체 소재 등 신규 개발분야를 사업화한 이력을 갖춘 인물이다. 지난해 초 KCC로 적을 옮기며 신소재연구팀장을 맡아 KCC의 신성장동력이 될 이차전지·전기차 소재·부품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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