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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량 줄인 KISCO홀딩스, 소액주주 맞서 '몽니'? 경영권 분쟁 지속, 자사주 300억 매입 주주 문호 대폭 줄이는 전략 구사

조영갑 기자공개 2023-10-05 08:00:05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7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액주주 및 FI(재무적 투자자) 등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KISCO홀딩스가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유동주식수 대비 30%에 이르는 물량으로, 업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에 대비해 우호지분을 늘리는 동시에 소액주주의 비중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보고 있다. 주주환원이 아닌 '몽니'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ISCO홀딩스는 최근 하이투자증권과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약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다. KISCO홀딩스는 자사주 취득 목적을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라고 밝혔다. 신탁계약에 따르면 자사주의 규모는 232만주로 총 주식수 대비 14.4%에 이르는 물량이다. 다만, 유통이 되고 있는 유동주식을 기준으로 따지면 약 27%에 이르는 규모다.

한국철강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KISCO홀딩스는 현재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최근 노조원들의 파업으로 인해 제강공장과 압연공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한 데 이어 지난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소액주주 연대의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이른바 '키스코홀딩스 주주연대'는 최근 경영진의 불투명한 경영 노선에 반기를 들고 이사회의사록 열람 및 등사 허가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더불어 FI로 참여하고 있는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코리아주식회사(이스트스프링자산) 역시 이사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선임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회사와 주주 간 대치가 격화되고 있다. 이스트스프링자산은 올 3월 감사위원 선임 과정에서 의결권 행사 관련 절차의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KISCO홀딩스는 소액주주와 FI의 소송과 관련, 시정조치를 내리는 대신 자사주를 대거 매입하면서 오히려 주주의 문호를 닫는 맞불을 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이 세를 규합해 회사의 경영에 반기를 드니까 유통주식을 대폭 줄여 보복을 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다만 자사주 신탁계약 공시가 나간 이후 KISCO홀딩스의 주가는 약 10% 가량 상승했다.

KISCO홀딩스는 경영권 분쟁에 대비, 자사주를 대거 매입해 우호지분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KISCO홀딩스는 장세홍 회장 일가가 지배력을 장악하고 있다. 장 회장(
39.95%)을 비롯해 장세현(2.77%), 장세일(2.69%), 장인희(3.11%) 씨 등 친인척으로 구성된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지분이 51.7%에 달한다. 사실상 분쟁이 번져도 의결권 대결에서 소액주주가 이길 가능성은 희박하다. 자사주를 전량 매입한다고 가정하면 약 70% 가까운 우호지분이 마련된다.

가뜩이나 소액주주의 비중이 작은 KISCO홀딩스는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의 문호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KISCO홀딩스의 소액주주 비중은 22.80% 수준이다. 타 상장사에 비해서도 주주의 구성이 단조롭다.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량 매입한다고 가정 하면 소액주주의 비중은 10% 이하로 떨어진다.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의 목소리를 그만큼 더 작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각종 분쟁을 이어오고 있는 회사 입장에서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의 구성을 더욱 단조롭게 만드는 게 유리한 전략"이라면서 "공개매수 방식으로 주식을 거둬들여 상장을 폐지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KISCO홀딩스는 2분기 말 기준 자사주의 재원이 되는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 1924억원을 보유할 정도로 현금 곳간이 두텁다. 상황에 따라 추가로 재원을 투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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