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 명가 신협]수익 환원으로 전국 대표조합으로 성장⑦대전 문창신협, 50억 성당 공동체에서 7000억 금융기관으로 성장
대전=김형석 기자 공개 2023-10-10 08:13:39
[편집자주]
신용협동조합은 올해 창립 63년을 맞았다. 천주교 교인들의 자립을 위해 출범한 신협은 1600만명에 달하는 조합원과 자산 150조원의 대형 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신협의 성장 기반에는 지역 금융 기반의 상생·협력 정신이 바탕이 됐다.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한 단순한 수익 창출이 아닌 지역 공동체와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내실을 다진 결과물이다. 더벨은 신협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을 만나 신협이 추구하고 있는 나눔경영과 포용금융 사례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5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역 사회에 열매를 공급하는 금융 나무.'대전 문창신협이 추구하는 가치다. 신협은 일반 금융기관으로부터 금융혜택을 받지 못하고 소외된 서민과 소상공인 등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지위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서민과 중산층의 따뜻한 이웃으로 서민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지역사회에 대한 상생과 협력은 문화신협을 전국 최고의 조합으로 만든 원동력이다. 1995년 지역 조합으로 전환 당시 50억원에 불과하던 문창신협의 자산은 지난해 말 7370억원으로 성장했다. 현재 자산 규모는 대전 지역을 넘어 전국 신협 중 상위 20위권이다. 대전 구도심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10여년간 꾸준히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 자산 30년 만에 140배 성장 비결은 지역 밀착금융
문창신협은 1970년 11월 문창동 성당 조합으로 시작했다. 성당 공동체의 자립지원을 목표로 운영된 문창신협은 1995년 지역신협으로 전환했다.
이후 문창신협은 대전시 중구 문창동을 중심으로 소외된 지역주민들에게 금융혜택을 제공한다는 비전을 중심에 놓고 조합원들을 모집했다. 설립이 논의될 당시부터 '조합원의 삶의 질 향상'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설립 초창기 문화동 일대에서 지역사회에 충실한 금융기관으로 서민들과 호흡했다.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소외된 지역사회 소비자들을 위한 상생금융에 매진했다. 더불어 함께 사는 공동체를 만드는데 기여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중반 무렵 성장세 둔화에 직면했다.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지긴 했지만 지역특성상 성장의 한계를 느꼈다. 대전 외곽지역에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구도심인 중구 지역의 경제인구가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문창신협은 가오동지점을 개점하는 등 신규조합원 모집에 집중했다. 결국 흑자 경영에 성공하고 신협중앙회 경영평가에서는 9회 연속 우수 조합으로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전국 신협 최우수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외형 성장은 탄탄한 실적에서부터 비롯됐다. 조합원 확대 노력으로 수신액이 빠르게 늘면서 대출자산 확대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문창신협의 예금잔액은 전년 동기(4580억원)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한 7071억원에 달한다. 수신잔액 증가는 대출자산 확대로 이어졌다. 같은 기간 대출자산은 46.0% 증가한 5604억원을 기록했다. 대출자산이 늘면서 영업수익도 확대됐다. 이 기간 영업수익은 149억원에서 236억원으로 증가했다. 236억원의 영업수익 중 대출을 통한 이자수익은 224억원에 달한다.
부실채권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신심사와 여신감리를 철저히 하고 안정적으로 예대마진을 관리해 역마진이 생기지 않도록 했다. 체계적인 시스템뿐 아니라 직원들의 높은 열정도 한 몫했다.
건전성 지표도 안정적이다. 매년 자산을 늘리고 있지만 철저한 관리를 통해 여신건전성과 자본적정성 지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문창신협의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은 1.41%로 전년 동기 대비 4.7%포인트 하락했다. 이 기간 연체율은 1.4%로 1년 전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전국 신협 평균(2.47%)보다는 1%포인트 이상 낮았다.
문창신협 관계자는 "문창신협의 경우 조합원 중심의 생계형 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이 때문에 최근 건전성 문제를 촉발한 부동산PF 등 관련 대출이 없었던 점이 리스크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도 지역 금융 활성화라는 기존 설립 취지에 맞는 자금 운용 정책을 유지하면서 기존 대출도 사전에 철저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더불어 함께 잘사는 공동체를 그리다
문창신협의 30년간 꾸준한 자산 성장과 수익성, 건전성 관리가 빛나는 이유는 지역 상생금융 역할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문창신협의 상생금융의 핵심은 문창신협재가복지센터다. 문창신협재가복지센터는 조합원의 고령화에 맞춰 조합원들의 실질적인 복지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15년 출범했다. 문창신협이 고용한 3명의 요양보호사는 고령의 조합원의 집에 방문해 식사와 목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문창신협재가복지센터 운영은 신협중앙회의 상생금융 성공사례로 꼽힌다. 문창신협은 문창신협재가복지센터의 운영 노하우를 전국 조합에 제공하고 있다.
매년 1억원 이상의 사회공헌 활용 예산을 책정하는 것도 문창신협의 상생금융 핵심 전략이다. 문창신협은 사회공헌활동 예산을 우선 편성한다. 타 조합 대부분이 수익의 몇%를 책정하는 것과 다르다.
지난 2021년에는 대전 석교동 제일아파트에 상수도 설치 자금 1억원을 지원했다. 해당 아파트는 50년 전 준공돼 대전에서 유일하게 수돗물이 나오지 않았던 곳이다.
해마다 창립기념일에 진행하는 '어부바박스 전달행사'도 문창신협의 핵심 사회공헌활동이다. 문창신협은 매년 생필품 박스 200여개를 한부모가정, 차상위계층과 소외계층에게 전달한다. 생필품 상자에는 햇반, 라면, 살코기·고추참치, 깻잎, 메추리알·쇠고기장조림, 즉석카레·짜장, 육개장, 뭇국, 전복죽, 야채죽, 햄, 물티슈, 세제 등이 담긴다.
이 밖에도 문창신협은 온세상 나눔캠페인과 연탄나눔봉사, 희망나눔 이웃돕기 성금 모금 등 매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고은성 문창신협 전무는 "문창신협이 성당 공동체에서 나와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지역주민의 관심과 애정 덕분"이라며 "문창신협이 앞으로도 지역 핵심 금융기관으로 자리잡기 위해 지역 공동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