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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한국·베트남 간 농협 유대 강화에 힘쓰겠다"(4)박창오 농협은행 하노이지점장 "현지은행과 협업·호찌민 사무소 지점전환 지원 추진"

하노이(베트남)=김형석 기자공개 2023-10-17 0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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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렌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1일 13: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지화의 핵심은 당국과 거래처와의 끊임없는 교류입니다. 농업협동조합을 모태로 한 농협은행의 강점을 살려 현지 농업 관련 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만들어가겠다."

베트남 하노이 롯데센터에서 만난 박창오 농협은행 지점장(사진)이 강조한 것은 현지화다. 그의 집무실에는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와 호찌민 사진이 나란히 걸려있다. 현지에 진출한 다른 은행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박창오 지점장의 베트남 현지화에 대한 의지를 볼 수 있다.

그는 "베트남의 대부분의 기업에는 금성홍기와 호찌민 사진이 걸려있다"며 "하노이지점 직원 대부분 현지에서 채용한 인원인 만큼 이들 직원이 한국계 금융사보다는 현지 금융사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맞다는 생각에서 집무실을 이같이 꾸몄다"고 말했다.

하노이지점에는 30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이중 관리자를 제외한 24명은 현지에서 채용했다. 직원은 단순 창구업무를 주로 하는 게 아닌 한국어과 전공자, 금융권 경력을 보유한 RM(기업금융전담역)들이다. 여신심사에서부터 현지 당국의 규제에 대출 서류가 부합하는 지 여부를 살피는 복잡한 업무를 담당한다. 이를 위해 주재원을 포함한 30여명의 직원들은 모두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협업하고 있다.

현지 직원 관리에 대해서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지화의 첫걸음이 직원이라는 신념 때문이다. 현지 직원 80%가 여성으로 이뤄진 만큼 출산휴가 보장 등 우리나라와 같은 기준으로 직원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얼마 전 임신한 직원을 위해 꽃다발과 임신축하 선물을 준비해 전 직원이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며 "소소한 이벤트였지만 직원들이 감동했다는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지 당국과 농업 관련 협동조합과의 끈끈한 관계도 유지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베트남 소재 학교 등을 대상으로 방역 물품과 학용품 등을 지원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취업박람회 후원과 장학금 지원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협동조합연맹 산하 북부경제기술대학의 베트남 협동조합 스타트업 지원센터 설립 사업에 10만 달러(약 1억3000만원)를 제공하기도 했다.

현지 기관과의 유대관계 형성은 아그리뱅크와의 협업 결실을 맺었다. 농협은행은 베트남 4대 국영은행 중 하나인 아그리뱅크와 농업 여신상품 포트폴리오 구축에 성공했다.

실적 역시 성장세다. 올해 2월 기준 여신 약정 기업은 총 43개사, 대출 약정은 1억8500만 달러(234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9억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2.2% 성장했다. 연체율은 개점이후 0%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하노이지점은 농협은행 내에서는 두번째 해외 네트워크이지만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 중에서는 후발주자"라며 "이를 극복하고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농협은행의 강점을 살리고 현지 기관과의 유대관계를 돈독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의 향후 과제는 현지기업 여신 확대다. 기업여신 비중이 10%인 현지기업 여신을 장기적으로 3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다수의 국내 은행들이 베트남에 진출하면서 국내 기업여신 유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며 "현지 기업여신을 확보하는 것은 자산규모 확대를 위해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하노이지점은 달러예금 추진과 무역 관련 금융거래를 확대하고 있다. 적극적인 해외직접투자(FDI)를 이끌기 위해 달러예금에는 0%대 금리를 책정하고 있다. 달러예금을 늘릴수록 수시입출금(요구불예금)을 늘리는 효과가 있어 여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호찌민 사무소의 지점 전환도 그의 핵심 목표다. 그는 "베트남은 남북 1700km로 뻗은 지형으로 농협은행은 북부에는 하노이지점을, 남부에는 호찌민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사무소의 특성상 본영업에 제약이 많아 지점 전환을 통한 남부지역의 영업 확대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하노이 롯데센터 소재 농협은행 하노이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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