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돈줄' 대웅바이오의 승부수 '건기식·CDMO' 정부 규제로 실적 타격 우려, 사업다각화로 위기 정면 돌파
차지현 기자공개 2023-10-16 12:51:50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3일 07:4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사 대웅의 100% 자회사 대웅바이오가 프리미엄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올 초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추진 계획을 내놓은 데 이은 두 번째 승부수다. 정부 규제 강화로 실적 타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사업다각화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그룹 계열사 가운데 대웅바이오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견조한 실적으로 지주사의 돈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데다 그룹 내 핵심 임원이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향후 성장 전략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바이오 CDMO에 건기식까지, 신사업 잰걸음
대웅바이오는 최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밝혔다. 제품별 맞춤형 원료와 성분을 발굴해 프리미엄 건강기능식품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포부다. 임상근거 기반 신제품을 출시해 3년 내 매출 1000억원 달성이라는 목표도 내놨다.
기존 중추신경계(CNS)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을 활용해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오는 13일 뇌 건강 관련 건강기능식품 제품을 출시한다. 같은 날 특허 유산균을 한 알에 담아낸 차세대 멀티바이오틱스, 세계 3대 천연 항생제인 매스틱를 함유한 1% 프리미엄 비타민도 함께 선보인다.
이는 대웅바이오의 두 번째 신사업 승부수다. 앞서 1월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한 생물학제제 바이오 신공장 건설에 1460억원을 투입한다. 오는 2024년 말 준공 목표다.
그동안은 화학의약품의 원료를 생산해 왔다. 고분자 물질로 이뤄진 바이오의약품은 별도의 전용 생산 시설이 필요하다. 신공장을 통해 원료의약품 생산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동시에 CDMO 사업으로 영역 확장까지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CNS 앞세워 성장, 규제 강화로 실적 타격 우려
대웅바이오는 대웅의 100% 자회사로, 2009년 대웅화학으로부터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원료의약품 제조·판매 사업으로 시작해 완제의약품 분야까지 영역을 넓혔다.
외형을 지속해서 확장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익성도 좋다. 매년 2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4684억원, 영업이익 987억원을 냈다. 모두 전년 대비 20%씩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1%였다.
뇌기능 개선제 '글리아타민'(성분명 콜린알포세레이트), 치매치료제 '베아셉트'(성분명 도네페질) 등 CNS 의약품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 글리아타민은 국내 콜린알포세레이트 분야 시장점유율 1위다. 지난해 글리아타민 매출은 1061억원으로, 대웅바이오 전체 매출의 23%가량을 차지한다. 베아셉트의 경우 2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고민은 있다. 국내 제약사들과 정부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급여 적용을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앞서 보건당국은 치매 질환에 대해서만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급여를 유지하고 치매 예방 등 효과성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은 질환은 선별급여로 전환하기로 했다.
제약사들은 급여축소 취소 소송 1심에서 패소했고 2심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제약사들이 임상 재평가를 통해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급여축소는 불가피하다. 실적 타격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사업다각화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핵심 계열 대웅바이오, 미래 고민 털었다
그룹에서 대웅바이오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대웅이 대웅바이오 지분 100%를 보유한 만큼, 실적이 그대로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된다. 꾸준히 배당도 실시하고 있다. 올 초 대웅바이오가 대웅에 단행한 현금배당만 500억원 규모다.
지주사 핵심 임원들이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한 곳이다. 윤재춘 대웅 대표이사 부회장과 오너 2세 윤재승 대웅 최고비전책임자(CVO, 전 대웅 회장)이 사내이사로 올라 있다. 그룹 내 대웅바이오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며 장기적인 성장에 대한 고민을 덜어냈다는 평가다. 여기에 건강기능식품 사업은 대웅바이오가 세팔로스포린(세파) 계열 항생제 사업을 확장하는 동안 매출 공백을 메워줄 캐시카우로도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노후화된 성남공장을 폐쇄한 이후 500억원을 들여 신규 세파 계열 항생제 생산 공장을 짓기로 했는데, 예상 가동 시점인 2026년까진 항생제 생산이 어려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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