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3]KB손보, 인도네시아 시장 새 전기 열어간다(16)KB금융 협업 기반 현지화 매진…시장 선도하는 10위권 보험사 목표
자카르타(인도네시아)=고설봉 기자공개 2023-10-26 07:54:43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8일 09: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손해보험 인도네시아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KB부코핀은행을 중심으로 KB금융그룹 차원에서 펼쳐지는 인도네시아 확장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을 매개로 현지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상품 판매를 늘리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KB손해보험은 과거 LIG손해보험 시절 일찌감치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그만큼 현지 사정에 밝고 오랫동안 축적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KB금융에 편입되면서 자본력과 영엽채널이 다양화된 만큼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25년간 축적한 네트워크…KB금융 시너지 통해 꽃피다
KB손해보험 인도네시아 법인은 1997년 10월 설립됐다. 옛 LIG손해보험 시절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현지 3대 보험사 중 하나인 시나르마스와 합작법인으로 설립했다. 현재는 KB손보가 지분 70% 소유하고 있고 시나르마스가 나머지 지분을 가지고 있다.
KB손보 인도네시아는 한국계 및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여러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2022년말 기준 인도네시아 손해보험 시장 점유율은 0.3%로 71개사 중 54위를 기록 중이다. 주력 상품은 재물보험 및 기술보험으로 전체 매출의 57%를 차지한다. 이어 자동차보험 22%, 기타 21%로 구성돼 있다.
KB손보 인도네시아는 설립 초기에는 한국계 비즈니스(한국계 기업 및 교민)에 집중했었다. 그러나 KB금융그룹에 편입된 이후부터 꾸준히 현지화를 진행해왔다. 특히 KB부코핀은행이 출범한 뒤인 2022년부터는 비한국계 매출 비중이 37% 수준으로 증가하는 등 의미있는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조정래 KB손보 인도네시아법인장은 “최근 현지화 성과는 2020년 이후 본격화된 KB금융그룹 계열사 시너지 매출의 영향이 크다”며 “시너지 매출 극대화와 e-커머스채널 공략, 한국계와 로컬 MF사와의 제휴 등 매출 채널 다변화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KB손보 인도네시아는 올해부터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한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KB부코핀은행 중심으로 KB증권·카드·캐피탈·자산운용 등 KB금융 자회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영업력을 확장하면서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했다.
이미 올해 외형이 커지고 수익성도 개선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됐다. KB손보 인도네시아는 KB부코핀은행과, KB캐피탈 인도네시아(SKBF), KB카드 인도네시아(FMF) 등이 취급하는 할부금융상품에 화재 및 자동차보험을 연계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KB금융 계열사와 협업을 통해 창출한 시너지 매출 비중은 2020년 6%에서 올해 22%로 확대됐다.
조 법인장은 “인도네시아에 부임할 2018년 당시 1600억루피아(IDR) 수준이던 법인 매출이 올해 약 3500억루피아로 2배 넘게 성장했다”며 “2022년에는 법인 설립 이래 최고의 이익을 달성했고 올해는 전년 수준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환기 맞은 KB손보…자동차보험 통해 현지화 드라이브
KB손보 인도네시아의 중장기 성장동력은 현지화다. 이를 위해 KB손보 인도네시아는 한국계 일반보험 외 현재 20% 수준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보험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지인 대상 자동차보험을 매개로 사업 규모와 비중을 지속 증가시키려는 계획이다.
이외 KB금융그룹 계열사 및 기타 금융사와 협업할 수 있는 상품 종목을 꾸준히 탐색하고 있다. 또 한국계 기업 및 개인 대상 영업활동도 지속한다.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한국계 기업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성장성도 높다는 판단이다.
조 법인장은 “대다수 보험 소비자들은 보험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높지 않은 편으로 요구사항 또한 높지 않은 편”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인도네시아 로컬 소비자들은 보험사와 직접 거래보다는 브로커 및 대리점 또는 은행, 할부금융사 등 중개채널을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KB손보 인도네시아는 각 고객별 맞춤 전략도 수립했다. 제조업 기반의 한국계 대기업을 상대로 화재보험, 기술보험, 적하보험 등 기업성 보험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또 중견·중소기업에는 화재보험 등을 주로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중소규모 기업들은 주로 봉제, 목재, 플라스틱 제조 등 전통 제조업을 영위하기 때문이다. SOHO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론 화재보험 및 자동차 보험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조 법인장은 “현재 숫자로 나타난 성과보다 우리 법인 직원들이 이제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 같아 무엇보다 뿌듯한 마음”이라며 “경쟁사들이 한국계 재물보험 고객에만 주목하고 있을 때 우리는 자동차보험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고 운영 노하우을 계속 쌓으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KB금융그룹의 경우 인도네시아를 ‘제2의 마더마켓(Mother Market)’으로 설정하고 그룹의 전 계열사들이 크고 작은 형태로 사업을 운영해 나가고 있다”며 “자원대국이자 인구대국으로서 인도네시아의 성장 잠재력은 베트남보다 우월하며 중국에 비해 유연하고 개방적인 정책과 제도 및 낮은 정치적 리스크 등이 상대적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보험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인도네시아 보험시장 침투율은 약 3% 미만이다. 아직 산업이 성숙되지 않았으나 기회가 열려있는 시장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특히 다양한 보험이 존재하는 한국과 달리 손해보험 상품군은 비교적 단조롭다는 점도 KB손보엔 기회다.
조 법인장은 “훗날 KB손해보험 인도네시아법인 성장의 초석을 마련한 법인장으로 기억되고 싶은 것이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가지고 있는 포부”라며 “10년 뒤에는 명실상부한 인도네시아 10위권의 시장을 선도하는 외국계 법인(Leading Foreign J/V)이 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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