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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는 지금]불안한 대형사 합병, 에어부산·에어서울 미래는⑤통합 LCC 출범 무산 대비 플랜B 필요성↑… 매각·흡수합병 등 다양한 가능성 제기

강용규 기자공개 2023-10-20 07:17:08

[편집자주]

LCC들은 코로나19의 겨울이 혹독했던 만큼 리오프닝의 봄이 따뜻하다. 올해 LCC들 중 사상 최대실적을 갱신하는 곳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그러나 리오프닝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존폐에 기로에 선 LCC들도 있다. 리오프닝 이후 1년, LCC들이 당면한 과제와 단기 전략은 제각각이다. 더벨은 국내 LCC들의 경영 현황을 점검하면서 향후의 전략적 방향성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8일 13: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산하의 두 LCC(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코로나19 본격화 기간에 모회사로부터 큰 도움을 받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여력이 크지 않기도 하지만 통합 LCC의 출범 준비 때문이기도 했다. 이들은 지금도 리오프닝 효과를 자력으로 극대화하기 위해 분투 중이다.

통합 LCC 출범의 전제조건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과 관련해 글로벌 경쟁당국들의 기업결합심사가 지연되고 있다.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이에 LCC들의 통합이 무산될 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어떤 길을 걷게 될 지에도 업계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대형사 합병 기다림 3년째… 운신의 폭 좁은 에어부산·에어서울

항공기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지 않은 4곳의 LCC 중 두 곳이다. 이 두 곳 이외에는 진에어와 하이에어가 올해 항공기 도입이 없다.

다만 진에어는 연말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 B737-8을 2대 들여올 계획이라는 점, 하이에어는 현재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기단 정체가 더욱 부각된다. 그나마 에어부산은 지난해 에어버스의 차세대 항공기 A321-200 NEO를 2대 들여왔지만 에어서울의 항공기 도입은 2017년이 마지막이다.

이들이 신규 항공기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을 놓고 업계에서는 통합 LCC 출범 준비 때문이라고 본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성사되면 이들도 진에어를 중심으로 3사 통합 LCC로서 새롭게 출발하게 된다. 통합 LCC 체제에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게 되는 만큼 이들은 사업적 행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대형사들끼리의 합병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말 계획이 발표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은 어느덧 추진 3년째를 앞두고 있다. 아직 유럽연합(EU), 미국, 일본의 기업결합심사가 남아 있는 가운데 EU와 미국 경쟁당국에서 까다로운 시정조치를 요구하면서 묘한 기류가 형성된 지도 오래다.

인수 측 대한항공과 매각 측 산업은행은 합병을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며 '플랜B'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합병 무산시를 대비해 산업은행과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과 관련한 계획을 준비해 둬야 할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업계에서는 LCC 통매각이나 분리매각, 흡수합병 등 여러 가능성이 회자되고 있다.


◇자생력 충분한 에어부산, 경쟁력 보여준 에어서울

2019년 4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추진이 발표된 이후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분리매각 가능성이 떠올랐다. 이듬해 9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되면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자회사들의 매각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시선이 더욱 힘을 받았다.

에어부산의 경우 아직도 대형사 합병이 성사되더라도 분리매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존재한다. 통합 LCC가 인천 중심으로 운영될 계획이기 때문이다. 가덕도 신공항이 곧 착공에 들어가며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를 준비하는 부산에 항공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분리매각 주장 측의 논리다.

에어부산은 리오프닝 효과가 지속되는 현재 국면에서 모회사의 지원 없이도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LCC로 평가받는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에 이어 4번째로 많은 21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올해 상반기 개별기준 매출 4113억원, 영업이익 817억원을 냈다. 19.9%의 영업이익률은 상장 LCC 4사(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중 가장 높다.

상반기 말 부채비율은 706.3%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코로나19 기간에 쌓인 결손금을 지난해 말 4920억원에서 상반기 말 3363억원까지 줄인 이익 창출력에 더욱 주목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어부산이 리오프닝 초기에 적극적으로 신규 항공기를 도입할 수 있었다면 더 많은 이익을 거둬 부채 부담도 더욱 낮출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서울은 2019년 이후 꾸준히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 175억원 대비 다소 무거운 2612억원의 결손금을 안고 있었다. 다만 보유 항공기가 6대에 불과함에도 상반기 동안 167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등 규모 대비 경쟁력은 충분히 갖췄다는 시선도 있다.

대형사 합병이 무산될 시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과 관련한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에어서울이 아시아나항공의 100% 자회사인 만큼 흡수합병의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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