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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사태 1년, 증권사 PF 전략은]하나증권, 대형복합개발 공략 '리스크 낮은 사업 집중'⑦일반부동산 대비 투자자금 회수 부담 낮아, 그룹 차원서 이중 관리

이재빈 기자공개 2023-10-23 07:41:57

[편집자주]

레고랜드 사태가 발발한지 1년이 지났다. 최고 신용등급을 지닌 ABCP의 EOD 소식이 PF 시장의 침체를 야기한 트리거가 됐다. 유동화가 진척되지 않자 곳곳에서 프로젝트가 좌초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PF 시장의 큰손으로 통하는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관리 측면에서 변화의 바람도 컸다. 사업·지역에 따라 별도 지침을 확립하고 제한된 선에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주요 증권사들의 PF 전략은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9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증권은 대형복합개발사업에 대한 전략적 출자에 주력하고 있다. 일반적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비해 안정적으로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부동산 PF 시장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는 내년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리스크 관리는 그룹과 증권에서 두차례 이상 심의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수행한다. 또 투자 집행 이후에도 매월 리스크간담회를 열고 프로젝트별로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리스크가 증가하고 시장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만큼 경기방어형 영업전략을 구사해 리스크를 줄이는 중이다.

◇명재영 상무 총괄 부동산금융본부, 대형복합개발사업에 집중

하나증권은 부동산금융본부 자체적으로 직접투자할 수 있는 한도(시딩 북, Seeding Book)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다. 대신 투자 건별로 내부 투자심의위원회를 통해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우량 사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대형복합개발사업에 대한 출자에 집중하고 있다. 대형복합개발사업 출자는 건별 투자규모가 큰 탓에 자기자본이 넉넉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도 쉽사리 투자하기 어렵다. 하지만 하나증권은 해당 사업이 일반적인 초기단계 에쿼티 투자에 비해 인허가 등의 리스크가 적고 중장기 사업의 특성상 투자자금 회수의 안정성도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하나증권이 투자를 집행한 주요 대형복합개발사업은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이다. 서울국제교류복합지구 내 잠실종합운동장 일원 약 36만㎡ 부지에 연면적 88만㎡ 규모로 전시컨벤션과 야구장, 스포츠콤플렉스, 수영장, 호텔, 문화·상업 및 업무시설 등을 조성하는 복합개발사업이다. 2016년 기준 총 사업비는 2조1672억원이지만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총 사업규모가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기대된다. 착공 예정시기는 2024년말이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도 하나증권의 주요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서울로7017과 염천교수제화거리 사이 약 2만9000㎡ 부지에 지하 6층~지상 38층, 5개동, 연면적 35만㎡ 규모의 전시·호텔·판매·업무 복합단지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약 2조원이다.

이밖에도 대전역세권개발사업과 GTX-B 등이 하나증권의 대형복합개발사업 포트폴리오에 담겨 있다. 두 사업 모두 2024년 착공이 예상된다.

포트폴리오에 담긴 대형복합개발사업이 잇따라 착공할 예정인 만큼 부동산금융본부의 매출 성장도 전망된다. 사업이 삽을 뜨게 되면 앞단에서 주선 수수료와 자문 수수료 등을 수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상반기 대전역세권개발사업을 시작으로 하반기 GTX-B와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조성 등이 순차적으로 착공할 예정인 만큼 분기별 실적도 안정적일 것으로 추정된다.

◇명재영 상무, 부동산금융본부 견인…은행 출신 정승화 부사장 'CRO' 역할

하나증권은 IB금융 시장의 안정화 및 투자 심리 회복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 변동에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고 매각 및 리스크 관리가 용이한 딜을 철저히 선별해 투자하는 중이다. 부동산과 인프라 혼용사업, 서울 및 수도권내 도시개발사업 등 중장기 프로젝트 등 경기 사이클에 직접적인 노출이 덜한 상품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투자 여부는 그룹과 증권의 이중 검증작업을 거쳐 결정된다. 분양형 부동산PF의 경우 1차적으로 그룹 계열사의 부동산 심사부문이 모여 진행하는 부동산평가위원회에서 개별 프로젝트의 분양성에 대한 심의를 받는다.

위원회에는 은행과 신탁 등 리스크 프로파일이 다른 각 계열사가 참석한다. 1차 심의를 통과하면 하나증권 내 투자심사원회가 최종적인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투자 집행 이후에는 매월 리스크간담회를 열고 기투자 프로젝트 현황을 검토하고 관리대상자산에 대한 대응방안 모색한다.


하나증권 부동산금융본부는 명재영 상무가 지휘한다. 성원건설 개발사업본부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SK디앤디 부동산프론티어본부 투자COE 팀장과 대신증권 PF1본부 팀장 등을 거쳐 하나증권에 합류했다. 하나증권에 합류한 후에는 부동산투자금융실장과 부동산PF1실장을 역임하고 부동산금융본부장에 취임했다. 명 상무 산하에는 부동산금융1·2·3·4실이 자리한다.

리스크 관리 강화로 부동산 PF 신용공여 규모도 축소됐다. 9월말 기준 부동산 PF 신용공여 규모는 851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71억원) 대비 1853억원(17.87%) 감소했다. 이 가운데 60% 이상이 신용등급 A- 이상 시공사가 참여하는 사업장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시공사가 참여하는 사업장은 사업성을 중점적으로 검토해 투자 여부를 결정했다.

하나증권에서 리스크 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임원은 최고위기관리자(CRO)를 맡고 있는 정승화 부사장이다. 하나은행에서 신용감리부 부장과 여신위원회위원, 부동산평가위원회 위원, 리스크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하나금융지주 리스크관리팀에서 근무했던 김은석 투자심사본부장(상무)도 투자심사를 통해 리스크 관리 업무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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