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블루엠텍은 왜 'PSR'을 선택했을까추정 실적 활용 'PER' 오히려 설득력 떨어져…매출 규모 절반의 피어그룹 선정 '불사'
윤진현 기자공개 2023-10-24 07:08:57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9일 16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의료진 이커머스 IPO 1호 상장에 도전한 블루엠텍이 밸류에이션 산정을 위한 방정식으로 PSR(주가매출비율)을 활용했다. 매출액 기반이어서 적자 기업들이 주로 쓰는 지표다. 다만 고밸류에이션 의혹이 잇따르면서 기피 현상도 나타났다.블루엠텍 측도 PER(주가수익비율)과 PSR, 두 선택지를 두고 고민했다는 입장이다. 내년부터 실적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는 사업들로 인해 추정 순익을 매기는 데 한계가 있었다. 때문에 실제 매출액을 기반으로 하는 PSR지표가 설득력이 높았다.
대신 보수적 밸류에이션 노력이 공모 구조에서 묻어난다. 일례로 상반기 실적을 연 환산하지 않고 LTM(직전 12개월) 기간의 매출액을 활용했다. 매출액 규모가 블루엠텍보다 적은 피어그룹을 선정해 PSR 배수를 2.39배로 맞추기도 했다.
◇IPO 밸류 2292억원…PSR '2.39배' 적용

블루엠텍이 코스닥 IPO를 위해 책정한 시가총액은 할인율 적용 전 기준으로 2292억원이다. 이는 PSR 평가방법에 근거한 수치다. 주가매출액비율은 기업의 주가가 SPS(주당 매출액)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블루엠텍은 시가총액을 계산하기 위해 2022년 3분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12개월간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 금액이 총 959억원이다. 피어그룹의 평균 PSR 거래배수 2.39배를 곱하면 2292억원이 산출된다.
통상적으로 PSR은 적자기업의 기업가치 산정에 주로 활용됐다. 매출액을 기반으로 밸류에이션을 진행해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 등이 반영되는 셈이다. 특히 사업 초기 외형 성장성이 높지만 적자를 기록하는 기업의 주가수준을 설명하기 위한 지표로 도입됐다.
블루엠텍이 택한 테슬라 상장을 비롯한 특례 상장 기업의 단골 지표로 여겨졌다. 테슬라 상장 1호인 카페24 역시 PSR지표를 활용했다. 2018년 코스닥 증시 입성에 성공한 카페24는 PSR 4.9배를 적용해 공모가 밴드를 산출했다.
다만 점차 기피 현상이 심화했다. 예상과 달리 실적개선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늘어나서다. 이에 대체 지표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PER 설득력 '↓'…매출액 더 적은 '피어그룹' 선정도 단행
블루엠텍 측도 당초 PER과 PSR을 두고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최근에는 이익미실현 기업들도 추정실적을 산출해 PER로 기업가치를 매기고 있어서다. 이에 블루엠텍도 PER지표를 통한 밸류에이션 산출을 시도했다.
문제는 블루엠텍이 성장기에 있는 기업이란 점이다. 올해만 해도 지난 7월 물류센터를 완공해 상업가동을 개시했으며, 물류서비스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플랫폼 서비스 확대 △ 약국 및 치과 시장으로의 확장 △의약외품·소모품 등 PB브랜드 출시 △물류서비스 확대 등에서 매출이 신규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블루엠텍은 성장기에 있는 기업답게 미래 실적을 추정하는 데 한계가 큰 편"이라며 "추정 실적을 매긴다면 오히려 소설을 쓰는 것과도 같아 과거 실적을 활용하는 게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익 미실현 기업이기에 앞선 순익으로 밸류에이션을 하는 PER은 오히려 부적합했다"며 "밸류에이션 방식엔 정답이 없고, 각 기업의 상황에 맞게 진행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PSR을 활용하는 대신 블루엠텍의 보수적 밸류에이션 노력을 지속했다. 이러한 노력은 비교기업에서도 드러났다. 블루엠텍은 매출액이 더 적은 더블유에스아이와 비트컴퓨터를 피어그룹으로 확정했다. 이는 주당 매출액지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더블유에스아이는 293억원, 비트컴퓨터는 33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블루엠텍(959억원)의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더블유에스아이와 비트컴퓨터의 PSR도 각각 1.94배, 2.84배로 낮은 편이었다.
블루엠텍 측은 특례 상장의 일종인 테슬라 상장을 택한 만큼 시장 친화적인 공모에 집중했다는 입장이다. 블루엠텍 관계자는 "밸류에이션 욕심을 내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상장을 맞춰,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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