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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건설 지배구조 재편]주식교환 비용부담은? 'DL이앤씨 주가에 달렸다'주가 오르면 취득·소각 비용 상승 불가피, 구상안 좌초 여지도

이재빈 기자공개 2023-10-23 07:36:35

[편집자주]

2021년 지주사로 전환한 DL그룹이 지배구조를 다시 수술대에 올렸다. 건설계열의 DL이앤씨가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DL건설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형태다. 이중 상장 구조를 해소하고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 목적이다. 주식교환과 자사주 취득 및 소각 등의 대대적인 재편 과정이 이어진다. 내년 3월 DL건설의 상장폐지까지 숨 가쁘게 이어질 이번 포괄적 주식교환에 담긴 의미를 집중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0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번 포괄적 주식교환 및 100% 자회사 편입에 투입되는 비용의 향방은 DL이앤씨 주가에 달렸다. 현재 수준에서 주가가 움직이지 않을 경우 DL건설의 소액주주 지분 매입에 642억원만 투입하면 된다.

물론 DL이앤씨 주가가 오를 경우 예정된 물량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 증가한다. 주가가 지나치게 오르면 DL이앤씨 주주들의 주식교환 반대로 이번 결정 자체가 번복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주식교환을 통해 종속회사 DL건설을 100%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교환비율은 DL이앤씨와 DL건설이 1: 0.3704268이다. 교환 비율은 최근 1개월과 1주일의 거래량 가중산술평균종가와 17일 종가를 산술평균으로 산출했다.

DL건설은 주식교환에 동의하지 않는 DL건설 주주들의 주식을 주당 1만1613원에 매수할 예정이다. DL건설 주식의 최근 2개월과 1개월, 1주일 거래량 가중평균종가의 평균을 매수예정가격으로 제시했다. 주식교환 반대의사표시 접수는 10월 18일부터 오는 12월 20일까지 가능하다. 반대의사를 표시해 취득한 주식매수청구권은 12월 21일부터 2024년 1월 10일까지 행사할 수 있다.

상반기말 기준 DL건설 소액주주는 총 3만2711명으로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552만7292주, 총 발행 주식의 25.07% 규모다. 모든 소액주주가 주식교환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경우 매입에 소요될 수 있는 최대 비용은 약 643억원이다. 이의신청 등을 통해 매입예정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있지만 이는 청구한 주주에게만 해당되기 때문에 매입 비용에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DL건설은 주식매수대금을 자체 보유자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경우 통상적인 자금조달 수단을 활용할 방침이다. 다만 상반기말 DL건설의 별도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743억원, 단기금융상품이 772억원으로 현금성자산이 총 6515억원임을 감안하면 별도의 자금조달은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DL건설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4263주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한 자기주식을 별도 매매계약 체결로 DL이앤씨에 전량 처분한다. 자기주식 처분 이사회 결의일은 2024년 2월 1일로 예정돼 있다. 처분 예정일은 같은달 2일이다.

비용이 증가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DL이앤씨 주가가 우상향하는 경우다. DL이앤씨가 DL건설 주식을 모두 주식교환 형태로 취득할 경우에는 294만4285주의 신주가 교부된다. 다만 DL이앤씨가 교환신주 발행수량 만큼 자기주식을 소각하겠다고 밝힌 만큼 해당 방식으로 주식을 취득해도 일부 비용이 발생한다.

증권신고서 제출일 기준으로 DL이앤씨가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은 발행주식 총수의 2.99%인 128만1919주다. 단순 계산으로는 166만2366주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DL이앤씨는 이를 위해 NH투자증권을 위탁투자중개업자로 선정하고 DL이앤씨 주식을 장내매수할 계획이다. 신고서를 제출한 18일 기준으로 DL이앤씨가 책정한 금액은 535억원이다. 기소유 자기주식을 활용할 경우 당장은 DL건설 주식을 매수하는 것보다 교환신주 발행 후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이 더 적은 비용이 투입되는 셈이다.

변수는 주가다. DL이앤씨는 17일 종가인 3만1700원을 기준으로 자기주식 취득 비용을 계산했다. DL이앤씨 주가가 지속적으로 우상향할 경우 주가 상승폭만큼 자사주 취득 비용이 증가할 수 있는 구조다.

실제 공시 다음날인 19일 DL이앤씨 주가는 전일 대비 1050원(3.27%) 오른 3만3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당초 산출했던 매입비용으로 취득할 수 있는 주식 수도 161만34주로 감소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당초 목표치만큼 자기주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약 552억원이 필요해진 셈이다.

DL건설 주주 입장에서도 DL이앤씨 주가가 오를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유인이 없다. DL건설에 주식을 넘겼을 때 받을 수 있는 대가는 1만1613원으로 고정돼 있는 반면 주식 교환에 응할 경우 현재 DL이앤씨 주가의 37.04%에 해당하는 금액과 DL건설이 제시한 매입가의 차액만큼 평가이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오늘 종가 기준으로도 약 1만2297원어치 DL이앤씨 주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때보다 주당 약 684원(5.89%)의 추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주가가 지나치게 상승할 경우 포괄적 주식교환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기존 DL이앤씨 주주들 입장에서 주가가 높아진 상태로 교환을 강행하는 것은 회사 자금으로 DL건설 주주들에게만 좋은 일을 하는 형국이기 떄문이다. DL이앤씨는 증권신고서에서 DL이앤씨 주주의 반대의사 표시가 발행주식총수의 20%를 초과하는 경우 이번 주식교환 여부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액주주 지분율이 높은 DL이앤씨의 특성상 주가가 지속적으로 우상향할 경우 반대율이 20%를 상회할 가능성은 낮지 않다. 상반기말 기준 DL이앤씨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4.59%에 불과하다. 5% 이상 주요주주로는 국민연금공단(11.28%)이 자리한다. 나머지 62.28%의 지분은 8만9846명의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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