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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미수금 모니터]한화 건설부문, 장기 지연 사업장 공사비 회수 '과제'유동 매출채권 1.7조…비스마야 미수금 꾸준히 감소

이재빈 기자공개 2025-04-07 07:38:36

[편집자주]

건설업계에 미수금 이슈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미분양이나 발주처 미지급 등의 여파로 공사를 진행했지만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과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갈등 탓에 미수금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다. 기초체력이 남아있는 대형건설사들에게도 이미 수조원대 미수금이 쌓였다. 돈이 돌지 않으면 건설사의 리스크도 커진다. 더벨이 건설사 미수금의 현황과 과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4일 0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 건설부문 미회수 공사비 규모가 5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 등 공사비 회수가 지연되고 있는 사업장들의 수치가 개선되지 않은 가운데 준공을 앞둔 사업장들을 중심으로 공사미수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 관련 공사미수금은 2023년 말을 기점으로 꾸준히 회수되고 있다.

한화의 2024년 말 별도기준 유동 매출채권 장부금액은 1조7121억원으로 집계됐다. 1조2459억원이었던 전년 말 대비 37.4% 증가한 수치다. 연간 매출액의 5% 이상인 사업장에 설정돼 있는 공사미수금 총합이 1조1338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유동 매출채권이 건설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동 매출채권과 관련해서는 1160억원의 충당금이 설정돼 있다. 충당금 규모는 2023년 말(781억원) 대비 48.5% 늘었다. 충당금 증가폭이 매출채권 증가폭을 웃돌았던 만큼 한화 건설부문이 공사비 회수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내다보고 있음이 엿보인다.

같은 기간 미청구공사는 4358억원에서 5449억원으로 25% 늘었다. 미청구공사는 통상적인 매출채권보다 회수가능성이 떨어진다. 발주처의 지급여력이 부족하거나 원가투입량이 실제 공정률보다 높아 청구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에 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두 항목이 모두 증가하면서 회수하지 못한 공사비 규모는 2023년 말 1조6817억원에서 2024년 말 2조2570억원으로 34.2% 확대됐다. 반면 건설부문의 2024년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3% 감소한 4조1393억원에 그쳤다.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줄었음에도 미회수 공사비는 늘었다는 의미다.

일부 프로젝트의 공사비 회수가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 여파다. 먼저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 개발사업과 관련해 582억원의 공사미수금이 설정돼 있다. 2023년 12월 준공된 사업지다.

시행사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경영권이 대주단에 이전된 프로젝트다. 대주단이 어쩔 수 없이 경영권을 넘겨받은 만큼 신속한 공사비 회수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 건설부문은 현재 발주처와 공사비 지급 협의를 진행하는 중이다.

전주 에코시티 주상복합 개발사업과 속초 생활형숙박시설 개발사업도 공사비 회수가 장기 지연되고 있는 프로젝트다. 각각 2023년 5월과 2024년 1월 준공됐지만 518억원, 998억원의 공사비가 회수되지 않았다.

분양 계약은 대부분 체결됐지만 수분양자들이 중도금과 잔급 납부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건설부문은 입주촉진책 제시 등을 통해 입주율 제고를 추진하는 중이다.

다른 사업장들에서 발생한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는 대부분 자연 발생분이다. 매출은 공정률에 따라 인식하지만 공사비 납부는 준공 후 잔금납부를 거쳐 정산 과정에서 지급받기 때문이다.

제주 대정 공동주택 개발사업(2606억원)과 오시리아 메디타운(1381억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사업장은 모두 2025년 1월 준공된 사업장으로 상반기 중 잔금 납부와 입주가 이뤄지면서 연내 공사비가 회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 공사비는 회수되는 추세다. 2022년 말 8027억원이었던 비스마야 프로젝트 관련 미회수 공사비는 2023년 말 4301억원, 2024년 말 2644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 사업은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주택과 294개 교육시설을 비롯해 병원, 경찰서, 소방서 등 사회기반시설을 조성하는 대규모 신도시 조성 프로젝트다. 한화 건설부문은 2012년 총 공사계약금 80억 달러(한화 약 11조7113억원)에 수주했다.

하지만 발주처인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가 기성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한화는 2022년 10월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이로 인해 1조원에 달하는 미회수 공사비가 발생하면서 매출 5% 이상 주요사업장 공사미수금의 75%를 차지한 이력도 있다.

공사비가 회수되기 시작한 시점은 2023년 말이다. NIC가 공사미수금 중 일부를 지급하면서 한화 건설부문이 공사미수금이 발생한 사업지의 공사를 부분 재개했다. 또 추가적인 공사 진행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이라크 정부 국무회의(COM)의 승인만 떨어지면 공사가 완전 재개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에서 발생한 미수금은 공정률과 분양률 등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며 "분양률 저조로 인한 미수금의 경우 미분양 담보대출과 시행사 협의를 통해 회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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