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0월 23일 07:3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관련 글로벌 행사가 있나 찾아보던 중 흥미로운 기구를 하나 발견했다. 국제연합(UN)이 발족한 세계 최대의 기업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 '유엔 글로벌콤팩트(UNGC)'가 2020년 9월 창설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위한 CFO 연합'이다.투자자, 은행, 개발금융기관, 신용평가기관, 지속가능성평가사 등과 협력해 민간주체들이 SDG 투자 및 자본시장을 만들고 기여하는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선도하는 기구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를 비롯 포드, 소시에테 제네랄, 에넬, 테스코, 버라이즌 등 세계적 기업의 CFO들이 참여했고 국내에선 클리오와 KB증권 등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UNGC가 CFO를 콕 짚은 이유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에 그만큼 필수적인 역할이기 때문이다. UN은 2030년까지 SDGs 달성을 위한 예산을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3조~5조달러로 추산했다. 문제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여기서 연간 2조달러(약 2706조원) 더 늘어났다는 점이다. ESG 시장 확대를 위해선 세계적으로 수조달러의 투자를 집행하는 CFO들과 연대가 필요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ESG 전략의 구심점은 글로벌협력(Global Public Affairs, GPA)팀 산하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다. 경영지원실장(CFO) 휘하에 있다. 삼성전자 사내이사 성과평가 항목을 보면 ESG 요소가 반영된 사내이사는 CFO가 유일하다. 비계량 지표에 ESG와 준법대응 강화, 지속가능경영 기반 공고화 여부 등이 반영된다. ESG 총괄 책임자는 결국 CFO란 의미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글로벌 차원에서 지속가능하고 책임감 있는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CFO에게 새로운 역할이 부여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장기투자를 요하는 ESG 전략의 특성상 돈줄을 쥔 CFO가 적극 나서지 않으면 한시적으로 그칠 수밖에 없다.
피터 배커 WBCSD(지속가능발전 세계기업협의회) 총재는 2021년 'ESG, 자본시장, CFO의 연결'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ESG를 기업 경영과 전략에 녹여내려면 CFO 역할이 중요하다"며 "ESG가 주류가 되면서 CFO는 기업의 위기를 평가하고 기업 공시에 책임이 있으며 이를 자본시장과 연계할 새로운 관리자 역할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머지않은 얘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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