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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만에 모인 삼성 준감위, 차분한 분위기속 회의 열어 4개월 남은 2기, 일상안건 위주 논의…지난달 워크숍 열어 관계사간 시너지 극대화

이상원 기자공개 2023-10-25 13:54:20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4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정기 회의를 열었다. 지난 8월 삼성그룹의 한국경제인협회 합류 여부를 놓고 논의하던 시점에 비해 관심이 줄면서 최근들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 사이 2기 준감위의 활동 기간도 어느덧 끝을 향해가고 있다.

2기 준감위는 지난해초 '인권 우선 경영',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3대 중점 과제로 제시하고 출범했다. 그리고 관계사의 컴플라이언스 조직을 한 데로 묶고 준법 경영을 확산시키는데 집중해왔다. 이를 통해 삼성그룹내 준법 경영을 하나의 문화로 정착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한 주 미뤄진 회의, 내부거래·후원금 등 심의

준감위는 24일 오전 7시부터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정기회의를 열었다. 보통 오후에 진행해왔지만 이날은 위원들의 일정을 감안해 이른 아침에 시작했다. 특별한 안건이 없었던 만큼 일상적인 수준의 회의였다. 관계사의 내부거래, 후원금에 대한 심의가 이뤄졌고 오전 9시 30분께 끝났다.

2020년에 출범한 준감위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등 주요 계열사의 대외후원, 내부거래 등에 관해 검토한 뒤 의견을 제시한다. 1기를 거쳐 2022년 2월 이찬희 위원장을 중심으로 2기가 구성됐다. 내년 2월 활동 기간이 종료되는 만큼 이제 4개월 가량 남은 셈이다.

준감위 정기 회의는 그동안 매달 셋째주 화요일에 진행해왔지만 이 달은 한 주 연기됐다. 특별한 사안이 있는 경우 준감위는 임시회의를 열어 논의한다. 지난 8월 삼성그룹의 한국경제인협회 가입을 놓고 논의할 당시에도 임시 형태로 회의를 개최했다.

이 외에 준감위는 제보 사항도 검토한다. 삼성 계열사의 준법 의무와 관련해 제보를 받고 있다. 대상은 최고위급 임원이다. 임직원뿐만 아니라 외부인도 익명으로 신고가 가능하다. 준감위는 검토후 필요에 따라 삼성그룹 계열사에 조사를 요청하고 별도의 보고도 받게된다.

지난 9월 26일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열린 관계사 컴플라이언스 워크숍 모습/출처=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준감위, 시너지 극대화 집중…준법경영 전체 관계사로 확산

2기 준감위는 이 위원장을 필두로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로 구성돼 있다. 위원에는 권익환 김앤장 변호사,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성인희 삼성글로벌리서치 상근고문, 원숙연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윤성혜 전 서울 도봉경찰서장,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학과 교수 등이 포함된다.

그동안 준법 감시활동을 중심으로 이 회장을 포함한 최고경영진 등과의 간담회, 준법 교육 등을 진행해왔다. 특히 관계사별로 컴플라이언스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과 담당자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역할에 집중해왔다.

일례로 준감위는 지난 9월 26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관계사 컴플라이언스 워크숍을 개최했다. 당시 관계사의 준법지원, 감시인 등 70여 명이 참여했다. 지난 3년 동안 준감위와 관계사가 협력해온 컴플라이언스 운영 체계를 점검하고 더욱 강화하기 위한 자리였다.

특히 각 관계사의 컴플라이언스 담당자간 교류의 장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2017년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의 해체와 함께 이런 기회가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사업지원(삼성전자), 금융 경쟁력 제고(삼성생명),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 강화(삼성물산) 등 3개의 TF가 이를 대신하고 있지만 미전실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함께 모일 기회가 없었던 만큼 그동안 컴플라이언스 담당자들이 다른 관계사의 사정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다는 지적도 있어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준감위를 중심으로 모이게 되면서 다른 관계사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체적으로 삼성생명 등 금융사 컴플라이언스 기준은 일반 기업보다 더 까다롭다. 임직원이 고객의 개인정보 뿐만 아니라 자산을 관리하는 만큼 불공정행위가 없는지를 감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사의 성공적인 사례가 다른 관계사로도 확산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준법위 4년차를 맞으면서 준법경영이 제도화 단계를 거쳐 삼성그룹의 문화가 되고 있다. 관계사 컴플라이언스 담당자의 반응을 준감위 2022년 연간보고서에도 잘 나타나 있다. 삼성전자 컴플라이언스팀 준법감시파트 김성욱 변호사는 준감위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업무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준감위 출범이다. 평소 컴플라이언스팀은 회사의 준법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인식됐기에 준범 '감시'란 표현부터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었다. 위원회가 제대로 감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많이 들었다"며 "준감위의 존재와 활동 덕분에 삼성전자에 대한 외부 평가가 상향되는 것을 수차례 경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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