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거침없는 언사' 삼성 준감위, 확인 어려운 '대안·측정' 김우진 위원 "승계 포기 권고 잘한 일" 언급, 소유·경영 분리 과정서 리스크 노출

김경태 기자공개 2023-09-01 09:12:09

이 기사는 2023년 08월 30일 13: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는 2020년 2월 출범한 이후 매해 활동에 관한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다. 이번주 발표된 2022년 연차보고서에 준감위 위원의 인터뷰가 실렸고 발언 내용이 관심을 끌고 있다.

준감위 위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년 전 경영권 세습을 포기하겠다는 발표를 한 것에 대해 "잘한 일"이라는 자평을 했다. 하지만 원론적인 내용이 있을 뿐 삼성에 '맞춤 대안'은 없었다. 또 준감위의 활동이 삼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측정도 부족했다.

◇김우진 위원 "승계 포기 잘한 일", 지배구조 개선 원론적 내용 공개

삼성 준감위는 이달 29일 2022년 연차보고서를 공개했다. 준감위는 2020년 2월 출범한 뒤 매해 연차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위원회 소개, 활동, 위원 인터뷰, 기고문 등이 담겼다. 이 중 현직 위원의 심층 인터뷰가 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터뷰에 나선 위원은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다. 그는 위원회에 참여하게 된 계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등을 밝혔다.

특히 위원회 활동으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업적 1개를 꼽아달라는 질의에 대해 "아무래도 가장 잘한 업적은 이재용 회장이 2020년 5월 선언한 '4세 승계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이끌어 낸 것"이라며 "재벌 그룹의 승계 이슈 관련해서 사회적으로 관심이나 감시의 정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기도 하고 이재용 회장의 발언에 진성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준감위는 2020년 3월 이 회장(당시 부회장)에 경영권 승계 논란 등에 대한 사과를 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이 회장은 2020년 5월 6일 대국민 사과를 하며 경영권 세습 포기 발언을 했다. 그는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2020년 발표 당시 준감위는 충분한 사과로 평가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이를 의식해 삼성에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찾아달라고 권고했다. 이후 3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김 위원의 인터뷰는 물론 이번 보고서에도 이사회 권한 강화, 준법 경영 등 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원론적인 수준의 내용들이 있다. 이 회장이 대국민 사과 이후 준감위가 삼성의 소유·경영 시스템에 대한 확정된 '맞춤 방안'을 마련했는지, 이를 위해 어떤 과정과 논의가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삼성, 리스크 노출…준감위 활동 긍정적 영향 구체적 측정 시도 미비

삼성의 현재 경영 체제는 오너가 소유권(Ownership)과 경영권(Management)을 모두 보유한 소유경영체제로 볼 수 있다. 이 회장이 경영권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아 전문경영체제로 가는 경우 어떤 방식으로 소유권을 유지해 소유와 경영이 안정적으로 분리될 수 있을지에 대한 방안이 필요하다.


실제 김 위원은 이번 인터뷰에서 경영권 승계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어려움과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살펴볼 쟁점들이 많이 있다"며 "포스코나 KT 사례를 보듯이 회사를 지배하는 총수일가가 없는 경우 현실적으로 정치권 입김에서 자유롭기 힘들다는 점도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역설적으로 3년 간 삼성이 '주인 없는 회사'와 유사한 수준의 같은 리스크에 노출됐다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현재 이 회장은 재판을 받는 상황이다. 이달 25일 열린 100번째 공판에 90번째 참석했다. 사업지원TF가 있기는 하지만 과거 그룹 계열사 전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이 해체된 상황이다.

준감위의 활동이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객관적으로 수치화한 내용을 살필 수 없다는 점도 있다. 최근 ESG에 관해서도 평가모델이 고도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준감위는 삼성그룹의 ESG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 관심을 받는 만큼 세부적인 측정 방안, 결과물에 대한 체계 확립도 필요한 부분으로 지목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