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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하나캐피탈, 인도네시아서 디지털로 새 전기 만든다(17)출범 9년차, 현지서 확실한 인지도 쌓아…하나금융 차원 전략 맞춰 안정 성장

자카르타(인도네시아)=고설봉 기자공개 2023-10-27 08:13:04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5일 14: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캐피탈 인도네시아법인은 작지만 강한 회사다. 현지 진출 10년을 바라보는 시점에 탄탄한 중위권 입지를 자랑하는 마이크로파이낸스(MF)사로 자리 잡았다. 현지 협력사와 함께 고객 다변화와 현지화를 진행하며 미래성장 기반을 다졌다.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인도네시아 시장 확대 전략에서도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라인뱅크, 하나캐피탈로 이어지는 세 법인간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그룹의 디지털전환(DT) 전략에 맞춰 업무 프로세스도 선진화 하고 있다.

◇현지 파트너사 협력해 자동차금융 외연 확대

하나캐피탈 인도네시아 법인의 현지 법인명은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PT Sinarmas Hana Finance)다.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는 2015년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그룹과 조인트 벤처로 최초 설립됐다.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다. 인도네시아의 수도인 자카르타에 있는 본점을 기준으로 자바섬 전역에 걸쳐 12개의 지점과 1개의 마케팅 포인트를 운영하고 있다. 신고된 업종은 멀티파이낸스로 한국의 여신전문금융업과 유사한 업종이다.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의 주력 상품은 다목적 자동차금융(Multi-Purpose)이다. 현지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해 중고차 할부, 신차 할부, 중고차 담보 대출 등 금융상품을 주력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위와 같은 리테일 상품들의 연체율이 상승하고 신규 취급 건이 줄어들면서 사업 다각화도 진행 중이다. 운전자본(Working Capital)과 투자금융(Investment Finance) 등 기업금융 및 중장비 할부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이를 통해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는 코로나19 기간 중에도 금융자산의 증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특히 리스크에 대한 통제를 중심으로 영업활동이 이뤄지면서 수익율을 개선하는 등 경영성과도 좋았다.

운영 중인 상품이 늘어나는 만큼 다양한 현지 고객군을 확보하고 있다. 중고차 할부와 같은 리테일 상품의 경우 주요 딜러 및 플랫폼과의 제휴로 현지인들을 대거 모집한다. 의료기 할부의 경우 정기적인 치과의사 세미나 및 협회 행사 등에 참석해 직접영업을 펼치는 등 고객에 따른 맞춤 영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서지수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 대표이사(법인장)는 “펜데믹 이후 기업금융과 중장비 할부·리스 등 포트폴리오 확장을 진행했다”며 “대형 오토바이 할부, 의료기 할부 등 신상품을 기획 및 운영 중이며 중고차 관련 모바일 플랫폼과의 제휴로 온라인 영역으로의 확장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서지수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 대표이사.

◇하나금융 인도네이사 전략의 한 축…DT 등 시너지 확대

최근 인도네시아 시장에선 전통적 방식의 오프라인 채널 진출보다는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플랫폼 진출 방식이 더 중요해 지고 있다. 이에 맞춰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도 디지털 역량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이미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는 2018년말 현지 법인을 위한 차세대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마케팅, 서베이, 연체관리 등 직원을 위한 모바일 시스템을 같이 개발해 운영 중이다. 또 현지 주요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온라인 고객 확보에도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디지털전환(DT)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영업적 측면에서 영업채널을 공유하고 공동영업을 펼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DT부문에선 더 근본적으로 하나금융 차원의 디지털 역량 전체를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의 시스템의 메인터넌스는 하나금융TI의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NEXT TI에서 맡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 하나은행과 유기적인 차입을 진행하는 동시에 라인뱅크와의 협업도 고려 중이다.

다만 리스크 관리 측면에선 디지털 시스템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오히려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차주의 신용상태와 상환여력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사전적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현지의 금융시장 상황에 맞춰 필요한 부분에선 DT 속도를 높이고 아직 준비가 덜된 부분에선 속도를 낮추는 전략이다.

인도네시아는 고객의 신용등급을 쉽게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신용정보제공회사가 없다. 사설 신용정보회사(Credit Scoring)가 존재하지만 정보의 정확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과거 한국의 은행연합회 시스템과 같은 타 금융기관 대출잔액과 연체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SLIK 시스템을 금융 당국에서 운영 중이다.

서 법인장은 “한국의 금융시장 상황과 인도네시아 현지의 상황은 무척 다른데 약 10년 전 한국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며 “중고차할부의 금리는 20%에 육박해 금융상품의 수익성이 매우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개인의 신용등급 제도 등이 한국처럼 잘 돼 있지 않아 직접 고객을 찾아가 고객의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 등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연체율이 높고 차량 회수 시 원금 회수율이 떨어져 수익율이 보기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는 미래 지속가능성장을 위해 리스크 관리에 더 많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성장 속도가 조금 둔화되더라도 경영 안정성을 위해 정교한 경영을 펼치는 모습이다. 기존 자산의 연체율 감소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

서 법인장은 “포트폴리오 다변화, 신상품 개발, 플랫폼과의 연계, 계열사와의 콜라보 등 리테일자산 증대 방안을 다방면으로 모색 중”이라며 “지속적인 금융자산 증대로 연채율을 낮추고 충당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서 법인장은 “하나금융그룹의 미션인 Growing together, Sharing happiness에 맞게 인도네시아 멀티파이낸스 시장에서 계열사들과 함께 성장하겠다”며 “상호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가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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