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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일렉트릭, 효율성에 방점 찍은 증설계획 공장 신설 대신 공정 효율화… 단기 증설압박·유동성 부담 동시에 고려한 해결책

강용규 기자공개 2023-10-26 11:17:10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5일 13: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일렉트릭이 급격한 수주잔고 증가에 맞춘 증설계획을 내놓았다. 다만 공장을 새로 짓는 것이 아닌 디보틀넥킹(병목 공정의 완화) 차원의 작업이다. 시간과 재무 양면으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단기적 효율성을 중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HD현대일렉트릭은 25일 2023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국내 울산공장과 미국 앨라배마공장의 증설을 동시에 추진하는 계획을 밝혔다.

울산공장은 2024년 10월까지 총 조립장 공간을 확보하고 철심공정을 통합 운영하는 공정 변경이 진행된다. 앨라배마공장은 2024년 9월까지 총 조립장 및 야적장 공간을 확보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총 452억원의 금액을 투자해 연 2200억원의 매출 증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전부터 HD현대일렉트릭이 조만간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봐 왔다. 상반기 말 기준으로 본사(울산공장)와 미국(앨라배마)의 공장 가동률이 모두 95%를 넘어서는 등 한계가 가까워지고 있으나 수주잔고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어서다. 3분기 말 기준 HD현대일렉트릭의 수주잔고는 39억67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3.2% 증가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HD현대일렉트릭 IR 프레젠테이션)

눈길이 가는 지점은 공장 신설이 아닌 기존 공장의 디보틀넥킹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이날 컨콜에서 "미국 및 유럽의 변압기 수요가 시시각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기간 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자금뿐만 아니라 시간도 필요하다. 기존 공장의 가동 현황이 한계에 가까운 상황에서 HD현대일렉트릭은 일단 급한 불부터 끄는 것을 중시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HD현대일렉트릭은 신규 투자에 필요한 재무적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황도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3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이 1527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11.6%(200억원) 감소했다. 이 기간 차입금 규모는 5652억원에서 7195억원으로 늘면서 순차입금비율도 44.6%에서 57.4%로 높아졌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0년 말까지만 해도 수주잔고가 13억9200만달러에 불과했다. 이후 일감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영업부채와 재고자산 등 운전자본이 확대되면서 현금 보유량과 차입금 규모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2020년 말 기준 현금 보유량 5243억원과 비교하면 올해 3분기 말의 1527억원은 무려 70.9%의 감소폭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HD현대일렉트릭 IR 프레젠테이션)

HD현대일렉트릭의 수주 호조세는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커 보인다. 전력기기 시장이 공급자 우위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가격인상에 대한 구매자들의 저항이 이전보다 확연히 낮다"며 "수익성을 보호하는 기조로 고객들과 협의하고 있으며 고객들도 유연하게 따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HD현대일렉트릭이 당분간 현금 감소세와 차입금 증가세를 세심하게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생산량 증대 투자가 불가피한 가운데 당장은 디보틀넥킹이 최선의 방안이었다는 말이다.

HD현대일렉트릭 측은 수주잔고의 지속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본사와 앨라배마공장 모두 추가 증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공장 증설 등 물리적 증설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관건은 지금의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차입 부담을 완화하고 현금 보유량을 늘리는 것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3년 3분기 매출 6944억원, 영업이익 854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9.8%, 영업이익은 125.9% 증가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 1905억원은 이미 지난해 기록한 연간 최고기록 1330억원을 43.2% 웃도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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