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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일렉트릭의 변신]위기마다 적시 조달, 단비 끌고온 이철헌 CFO③2019년 구조조정부터 CFO로 재무 총괄… 공모·사모 오가며 상환 만기·투자 대응

강용규 기자공개 2023-08-10 09:02:24

[편집자주]

HD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설립 직후부터 실적 부진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거쳐야 했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기존 사업의 효율화와 신사업 발굴 등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으며 이제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친환경 드라이브로 대표되는 HD현대일렉트릭의 변신은 현재진행형이다. 더벨이 HD현대일렉트릭의 경영 현황과 재무전략, 핵심 인물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8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정상화는 단순히 적자기업을 흑자로 되돌리는 데 그치지 않았다. 성장을 위한 투자와 높은 부채 부담의 삭감을 병행하는 과정이었다.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전략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재무전략이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본격적 구조조정의 시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철헌 경영지원부문장(전무)이 CFO를 맡고 있다. 이 전무는 HD현대일렉트릭에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조달 성과를 내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전략을 뒷받침해왔다.

◇본격적 구조조정·신임 사장 실적개선 재무성과로 뒷받침

HD현대일렉트릭이 처음 구조조정에 나선 건 2018년이다. 국제유가 하락과 미중 무역갈등이 겹치며 주요 시장인 중동과 미국에서 동시에 전력인프라 투자가 줄어든 데 따른 일감 절벽을 마주했다. 이 해의 구조조정은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감원선에서 마무리됐다.

그러나 HD현대일렉트릭을 둘러싼 경영환경은 이듬해에도 개선되지 않았다. 2017년 말 101%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이 2019년 상반기 말 214%까지 치솟는 등 재무상황도 나빠져만 갔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재무담당을 맡고 있던 이철헌 전무(당시 상무)가 9월 HD현대일렉트릭에 합류했다. 11월에는 전임 강병국 상무로부터 CFO 자리도 넘겨받았다.

당시 HD현대일렉트릭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2019년 말~2020년 초 만기가 다가오는 1100억원 규모 차입금의 상환이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9년 상반기 기준으로 차입금 9403억원이 자본총계 7417억원을 웃돌고 있었다. 차입금의 규모를 줄이면서도 자본 유출은 최소화하는 계획이 필요했다.

HD현대일렉트릭이 준비한 계획은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자산매각이었다. 그리고 이 계획의 칼자루를 이제 막 합류한 이 전무가 잡았다.

HD현대일렉트릭은 경영난에 따른 주가 하락 탓에 최초 계획했던 1500억원에는 못 미치는 1073억원을 유상증자로 확보했다. 이 전무는 2020년 1월 불가리아 법인을 2450만달러(267억원가량)에, 같은해 4월 울산 변압기 5공장을 326억원에 각각 매각하는 방안을 잇따라 추진하며 차입 상환 만기에 대응했다.

이 전무가 재무에서 급한 불을 끄자 경영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신임 대표이사 조석 사장의 수익성 중심 수주전략에 힘입어 2020년 영업이익 727억원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이 해부터 시작되는 HD현대일렉트릭의 변신은 이 전무의 재무성과가 기반이었다고 볼 수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193%를 기록해 안정적 기업의 기준인 200% 아래를 회복했다. 한때 100%를 웃돌았던 차입금비율(자본총계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63%까지 떨어졌다. 다만 올 상반기 말 부채비율이 230%, 차입금비율이 93%까지 다시 높아지는 등 6개월 사이 재무부담이 가중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측에서는 최근의 수주 및 매출 호조로 선수금과 매입채무 등 영업부채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수주물량을 소화하면서 창출하는 현금으로 해소할 수 있는 일시적 부담이라는 뜻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HD현대일렉트릭 IR 프레젠테이션)

◇시장 가리지 않는 조달전략으로 현금소요 대응

HD현대일렉트릭은 2020년 영업흑자 이후로도 실적을 꾸준히 개선해 나갔다. 2021년에는 순손실 규모를 전년 402억원에서 337억원으로 줄였다. 통상임금 소송에 따른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562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이었다. 2022년에는 1620억원의 순이익을 바탕으로 총 180억원의 결산배당도 실시했다.

이 시기에도 이철헌 전무는 꾸준히 재무구조 개선에 매달려 왔다. 이 과정에서 한 차례 '쓴 맛'을 보기도 했으나 유연한 조달전략을 통해 부담을 최소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7월 HD현대일렉트릭은 앞서 발행한 공모채의 상환을 위해 7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새로 발행하려 했으나 수요예측에서 고작 80억원의 신청만이 들어왔다. 당시 미매각 채권은 한국산업은행이 370억원어치을 떠안고 나머지를 주관사단 및 인수회사들이 사들이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코로나19 본격화로 자본시장에 현금이 말라붙었던 데다 아직 HD현대일렉트릭의 정상화에 대한 시장의 확신도 부족한 시기였다. 이에 이 상무는 그해 7월과 10월 각 500억원씩을 조달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금의 시장안정 P-CBO(자산담보부증권)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공모시장과 사모시장을 유연하게 오가는 전략을 처음으로 선보인 때였다.

이 같은 조달전략은 단기 현금소요가 늘어난 올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2년 수주가 전년 대비 59.5% 늘어난 2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이 기간 수주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재고자산 확보 과정에서 현금 보유량이 3548억원에서 1727억원까지 줄었다.

이 전무는 올해 3월 2차례의 사모채 발행을 통해 500억원을, 5월 공모채 발행을 통해 1460억원을, 6월 다시 사모채 발행을 통해 200억원을 각각 조달했다. 이 중 950억원은 기존 채무 상환에, 570억원은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구매에 각각 투입했다. 이를 제외한 금액이 더해지며 HD현대일렉트릭의 현금 보유량은 다시 2771억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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