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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은 지금]6년차 향해가는 안동일 체제 미래는⑤조직개편과 사업부 정리 등 수익성 개선에 힘써…내부엔 사실상 후계자 없다는 관측

조은아 기자공개 2023-10-27 07:27:50

[편집자주]

최근 몇 년 철강업계의 화두는 단연 '변신'이다. 더이상 고속 성장이 담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변신은 성장을 위한 필수가 됐다. 현대제철은 이런 흐름과 다소 동떨어져 있는 모양새다. 현대차그룹에 속해있고 그룹의 주력이 자동차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태생적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 다만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던 건 아니다. 2020년 시작된 사업 재편은 어느덧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다. 더벨이 현대제철의 조용한 변신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5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동일 사장은 2019년부터 현대제철을 '나홀로' 이끌고 있다. 안 사장의 대표이사 취임은 여러 면에서 의미하는 바가 컸다. 우선 포스포 출신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부담을 무릅쓰고 데려온 외부인사다.

정 회장이 직접 최정우 회장을 만나 추천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제철은 2000년대 이후 계속 2명의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했는데 안 사장만큼은 단독대표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사실 2000년대 초반까지해도 현대제철은 원칙없는 CEO(최고경영자) 인사로 유명했다. 1999년부터 2002년에는 대표이사가 거의 매년 바뀌었다. 1년 사이 3명의 대표이사가 물러난 해도 있다. 내부에서 업무보고 준비로 상반기를 다 보낸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안 사장 이전까지 대부분 대표들이 현대차 출신이기도 했다. 포스코와 동국제강 등 국내 상위 철강회사의 고위 경영진들이 20~30년 동안 한우물을 판 철강 전문가로 이뤄진 점과 대조적이다.

안 사장은 2022년 연임에 성공했고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다. 안 사장 체제가 5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건 그만큼 안 사장 체제에 대한 정의선 회장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안 사장은 취임 이후 여러 차례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부실 사업을 정리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힘썼다. 악화된 업황을 이겨내고 회사의 체질을 바꿀 만한 대대적 변화는 아니었지만 주어진 권한 내에선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이자 현대차와 기아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 만큼 현대제철 CEO로서 운신의 폭이 그리 넓지 않기 때문이다.

안동일 사장 체제가 두달여 뒤면 어느덧 6년차에 접어드는 만큼 현대제철 안팎에서 '포스트 안동일'에 대한 고민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내부에는 마땅한 인물이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지난해 말 박종성 전 부사장의 퇴임이 현대제철로선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그간 현대제철에서 내부 출신이 대표에 오른 건 강학서 전 사장이 유일했다. 강 전 사장은 재무 전문가로서는 유일하게 대표까지 올랐던 인물이기도 하다. 현대하이스코로 입사해 2007~2009년 잠시 현대로템에 몸담았던 시기를 빼면 계속 현대제철에서 근무했다. 다만 재무 전문가였던 만큼 현장이 중요한 철강회사를 혼자 이끌지는 않았다. 그룹 내 손꼽히는 기술 전문가였던 우유철 전 부회장과 함께 공동대표로서 호흡을 맞췄다.

이제는 현대제철에서도 회사를 홀로 이끌 만한 인물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조금씩 흘러나오면서 박종성 전 부사장이 그 적임자로 꼽혀왔다. 박 전 부사장은 현대제철 출신이자 현장 전문가로 현대제철 입사 후 당진제철소에서 주요 경력을 쌓았다. 회사의 핵심인 고로 사업을 직접 챙기면서 승진가도를 달렸다. 전무 승진 2년 만인 2018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동시에 당진제철소장에도 올랐다.

현대제철은 안동일 사장 취임 이후 대표이사 아래 7개의 본부를 갖추고 있는데 이 가운데 고로사업본부가 가장 핵심이다. 박 전 부사장은 지난해 말 퇴임 전까지 고로사업본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CSO(최고안전책임자)인 안전보건총괄도 겸직했으나 연말 회사를 떠났다. 일련의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해석됐다.

기존 현대제철은 안동일 사장 아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김원진 부사장, 그리고 현장을 담당하는 박 전 부사장 등 2명의 부사장이 보좌하는 구조였는데 박 전 부사장이 떠나면서 현재는 부사장이 한 명뿐이다. 고로사업본부장은 김원배 전무가 맡고 있으며 나머지 6명의 본부장들도 상무~전무급으로 경력이나 연륜이 아직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금 다시 현대차그룹에서 대표이사가 올 가능성이 높지는 않아 보인다"며 "그렇다고 또 포스코 출신이 와서 대표이사가 되는 것 역시 안팎으로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안동일 체제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현대제철은 CEO의 재임기간이 긴 편이기도 하다. 박승하 전 부회장, 우유철 전 부회장, 강학서 전 사장 등의 재임기간은 평균 5년 이상이다. 철강업이 원래 CEO의 역할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산업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은 외부 변수의 영향을 워낙 많이 받는다. 글로벌 철강업황은 세계 최대 철강 소비국이자 생산국인 중국의 상황에 좌우된다. 건설이나 자동차 등 전방산업 역시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주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도 수익성을 좌우하는 요인이 된다.

안동일 사장은 1959년생으로 현재 64살이다. 포스코를 이끌고 있는 김학동 부회장과는 동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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