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사업 드라이브 지누스, '현대백' 색깔 입힐까 인수 후 대표 '내부출신' 유지, 해외 부진 상쇄 '그룹 시너지' 필요성 강화
서지민 기자공개 2023-10-30 08:20:47
[편집자주]
유통 생태계는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히 변화했고 이제는 삼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현상을 맞으면서 경기침체, 소비둔화, 경쟁심화를 겪고 있는 중이다. 한 치 앞도 예단하기 힘든 불확실성의 시대. 그룹사와 중소·중견업체들이 꺼내들 ‘2024 정기인사’ 카드에 이를 극복할 생존전략이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더벨은 업체·사업군별 사업구조와 전략 속에 담긴 인사카드를 열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6일 16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정기 인사가 이르면 다음주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계열사 편입 2주년을 앞둔 지누스 대표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지누스가 해외에서의 부진을 상쇄하기 위해 국내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현대백화점과의 시너지를 높일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현대백화점그룹은 2022년 3월 지누스를 인수하고 곧바로 새 이사진을 꾸렸다. 현대백화점 재무담당으로 CFO를 교체하고 그룹 기획조정본부 임원을 이사회에 대거 투입시켰다. 다만 대표이사는 현대백화점 출신으로 교체하지 않고 지누스 내부 인사에게 맡기면서 심재형 한국법인장 사장이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심 대표는 곧 인수 2주년을 맞이하는 현재까지도 대표이사 직을 유지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 10년간 적극적으로 M&A를 실시하면서 보인 인사 기조와는 다른 모습이다. 중장비 제조업체 등 유통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인수 후 1년 내 현대백화점 출신으로 대표를 교체했다.
현대L&C의 경우 2018년 12월 인수 직후 발표한 2019년 정기인사에서 유정석 당시 현대HCN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2020년 인수한 현대바이오랜드도 주식양수도 체결과 동시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희준 당시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상무를 대표로 앉혔다.
한섬의 경우 인수 후 1년간 창업주 정재봉 대표 체제를 유지한 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으로 대표를 교체했다. 인수한 계열사 수장 자리를 맡은 세 인물은 모두 80년대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근무한 정통 ‘현대맨’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누스의 해외 중심 사업구조가 내부 경영진을 유임시킨 배경으로 분석된다. 미국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을 중심으로 성장한 지누스는 당시 전체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달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누스가 글로벌 시장과 이커머스 측면에서 가진 강점을 바탕으로 기존 그룹 리빙 계열사들의 해외 사업에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 때문에 내부 출신 인물에게 대표를 맡기고 지누스 창업주 이윤재 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남게 해 기존의 해외사업 확장 전략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889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 자금만큼이나 지누스의 경영 능력에 거는 기대가 컸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현대백화점은 지누스로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없었다. 올해부터 실적이 급격하게악화됐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지누스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44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4.1% 줄어든 135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주요 고객사의 과잉 재고로 인한 발주 제한 정책으로 큰 폭의 매출 하락이 발생했고 유럽, 일본 등 다른 해외 시장으로 영업망 확장을 시도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확대됐다. 업계는 미국 소비 시장 회복이 늦어짐에 따라 지누스가 실적을 회복하는데 어느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지누스는 내수 시장으로 눈을 돌린 모양새다. 올해 상반기 지누스의 국내사업 소비자 판매액은 4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지누스는 국내 오프라인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해 지난해 대비 매출을 95%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선 현대백화점의 국내 유통 인프라 활용이 필수적이다.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에 지누스 매장을 단독으로 열고 향후 현대백화점 전 점포로 확장할 방침이다. 국내 유통 채널에 이해도가 높은 현대백화점 출신 인물의 경영 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임원 인사에 대해서는 미리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면서도 “인수 후 1년에서 2년 정도 안정화를 거치고 난 후 인사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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