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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엘앤에프]‘조단위’ 투자, 감당 가능할까④양극재 캐파 전쟁 대규모 설비 투자 필요, 신임 CFO에게 쏠리는눈

김위수 기자공개 2023-10-31 07:40:11

[편집자주]

엘앤에프가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차전지 사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며 양극재 제조기업인 엘앤에프 역시 최근 2~3년간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같은 양극재 사업을 하는 경쟁사들에 비해 주목도가 다소 떨어졌던 측면이 있다. 엘앤에프는 코스피 이전 상장 추진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재정비에 나서며 저평가를 탈피하겠다는 목표다. 더벨이 엘앤에프가 시도하는 변화를 짚어보고 앞으로 회사가 마주할 상황에 대해 조망해 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7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진그룹이 갑작스레 이차전지용 동박 사업을 담당하는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매각을 결정하게 된 계기로 추정되는 배경으로는 대규모 설비 투자에 따른 부담이 꼽히곤 한다.

전기차 산업이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는 만큼 고객사의 수요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중견규모인 일진그룹으로서는 자금 경쟁을 걱정하기보다는 기업가치가 높을 때 일찌감치 지분을 매각하고 시장에서 발을 빼는 게 낫다고 결론 내렸다는 것이다.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은 이차전지 업계의 증설 경쟁에 따라 기업들이 받아들이는 부담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다. 이차전지와 주요 소재 사업이 주로 자금여력이 큰 상위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양극재 증설부터 수직계열화까지 전방위 투자

엘앤에프는 2026년까지 연산 40~43만톤(t) 규모의 캐파를 확보하겠다는 로드맵을 세워놨다. 대구에 위치한 1·2공장의 생산능력은 연산 11만톤 규모다.

인근에 설립한 3공장은 연산 8만톤 규모로 내년 3분기 중 풀가동될 예정이다. 엘앤에프의 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시작된 3공장에는 총 6500억원이 투자될 예정인데, 현재까지 기투자된 금액은 1016억원이다. 앞으로 5500억원여의 자금이 더 투입돼야 하는 셈이다.

이미 확보됐거나 투자가 진행 중인 공장의 생산능력 합계가 19만톤이다. 엘앤에프가 잡은 최소 생산능력 목표치인 연산 40만톤에 도달하려고 해도 11톤 규모의 증설이 이뤄져야 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양극재 생산설비를 확충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1만t당 1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자료: 엘앤에프 IR 자료)

즉 양극재 생산능력 목표를 이루기 위해 2026년까지 1조1000억원의 신규 투자가 집행돼야 한다. 남은 3공장 투자금과 더하면 앞으로 이뤄질 투자금액은 1조6500억원으로 늘어난다.

양극재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직계열화를 추진 중이기도 하다.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원료부터 중간재인 전구체, 양극재에서 리사이클링까지 이어지는 클로즈드루프(Closed Loop)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양극재 사업과 수직계열화 투자를 더해 2026년까지 총 5조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구상이다. 투자는 2024~2025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1~2조원 규모의 투자가 실시될 가능성이 크다.

◇필요한 자금 '조단위'…조달전략 수립하는 류승헌 CFO

엘앤에프의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지난해다. 연간 3348억원에 달하는 OCF를 창출해 현금흐름이 원활했다. 다만 올들어 상황이 좋지 않다. 올 상반기까지 OCF는 마이너스(-) 579억원이다. 영업활동에서 사실상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3분기 들어서는 최악의 구간이었던 2분기보다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엘앤에프는 전망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 전망 등을 종합하면 3분기 실적이 반등하더라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막혀있는 사이 레버리지 지표가 크게 오른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말 135.3%였던 엘앤에프의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 202.6%로 67.3%포인트(p) 급증했다. 지난해 말 9088억원 규모였던 차입금이 올 상반기 1조7312억원으로 확대됨에 따라 차입금의존도도 30.1%에서 42.6%로 늘었다. 특히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가 1조3000억원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레버리지 지표가 낮지 않은 만큼 사업을 통한 현금창출력이 회복되기 전까지 금융기관을 통한 추가 차입 여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엘앤에프의 지분을 보유 중인 계열사 새로닉스의 지원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새로닉스의 상반기 기준 자산총계는 3611억원으로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은 56억원이다. 연간 OCF가 수십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차입 외에 고려할 수 있는 옵션으로는 자회사 상장을 통한 구주매출 확보, 유상증자 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조달 계획은 최근 엘앤에프로 영입된 류승헌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수립하고 있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신규 CFO가 부임하며 계획을 수정 중인 상황"이라며 "12월 중에는 개략적인 방향성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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