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경영분석]삼성화재, 채권 재분류로 나타난 호실적 자신감3분기 당기순익 4295억원,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
김형석 기자공개 2023-11-14 08:15:25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3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화재가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장기보장성보험 중심의 상품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안정적인 보험계약마진(CSM) 성장을 이뤄냈다. 이는 채권 재분류에서도 나타난다. 채권 재분류를 통해 단기 손실을 감수하고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를 추진했기 때문이다.◇보장성 중심 포트폴리오 구축, 당기순익 '2조' 눈앞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429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순이익은 1조64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했다. 지배주주 지분 순이익은 4282억원이다. 이 같은 추세가 4분기에도 이어지면 보험업계 최초로 당기순이익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호실적 배경은 보험영업 증가다. 이 기간 보험손익은 559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5.5% 급증했다. 이 기간 보험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4조192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보험서비스비용과 기타사업비용은 각각 2.8%, 6.9% 감축했다.
보험상품의 경우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장성보험의 증가가 눈에 띈다. 삼성화재는 3분기 장기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2조7495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수입보험료(5조1170억원) 중 53.7%에 달한다. 장기보장성보험은 올해 도입된 IFRS17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상품으로 꼽힌다. 반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장기저축성보험은 10.1% 감소한 3114억원에 그쳤다.
실질 영업지표인 월납환산 신계약에서 보장성보험의 실적은 더 독보인다. 이 기간 보장성보험의 월납환산 신계약은 1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급증했다. 보장성보험 중 핵심 상품인 인보험의 월납환산 신계약은 30% 급증한 158억원을 기록했다.
장기보장성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축은 CSM 확대로도 이어졌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총 CSM은 13조25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4% 급증했다. 신계약 CSM은 1조1642억원을 기록했다. 신계약 CSM 환산배수 역시 고공행진 중이다. 환산배수는 전통적인 보험료 매출이 CSM으로 전환될 때 해당 액수가 몇 배나 불어났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환산배수가 높을수록 보유한 보험의 미래가치가 높다는 뜻이다. 3분기 삼성화재의 신계약 CSM 환산배수는 22.2배로 전년 동기 대비 9.2배 높은 수치다.
김준하 삼성화재 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장기보장성보험 중심의 신상품 출시와 포트폴리오 개선 중심의 전략적 시장 대응을 통해 3분기 실적을 확대할 수 있었다"며 " 4분기에도 우량 계약 중심의 판매 포트폴리오 구축 전략을 유지하고, 과잉 진료에 대한 관리와 대응을 강화해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채권 재분류로 단기 손실 감수 의지
삼성화재의 실적 호조는 채권 재분류 방침에서도 나타난다. 삼성화재는 올해에만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을 대폭 늘렸다. 지난 9월 말 기준 삼성화재의 FVPL 자산은 9조4751억원으로 지난해 말(3조198억원)보다 3배 이상 늘렸다. 대신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OCI)과 상각후원가측정금융자산(AC)은 줄였다. 이 기간 FVOCI와 AC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조8142억원, 4조9688억원 줄었다.
FVPL은 공정가치를 평가해 이자 손익과 함께 분기마다 단기 손익으로 인식한다. 보험사는 통상적으로 금리가 상승해 채권가치가 하락하면 FVPL을 줄이고 당기순이익에 반영하지 않는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OCI)을 늘려 수익 하락을 방어한다.
삼성화재가 채권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FVPL을 확대한 것은 단기손실을 감수하고 장기적인 투자손익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고금리 시기에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채권을 대거 매입할 경우 향후 투자손익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FVPL 중에서는 수익증권자산을 4조3667억원 늘렸다.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국·공채는 569억원 증가했다. 특수채와 금융채 자산 역시 각각 3370억원, 199억원 늘었다.
다만 단기적으로 투자손익 감소는 피할 수 없었다. 삼성화재의 3분기 투자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4% 급감한 293억원에 불과했다. 이 기간 투자수익과 투자비용은 모두 감소했다. 투자수익과 투자비용은 각각 -27.3%, -26.8% 감소한 1조24억원, 9731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수익의 감소폭이 191억원 많아 손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투자수익의 경우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투자 부문에서의 수익 하락폭이 더 컸다. 이 기간 기타투자수익은 3581억원(27.7%) 감소했다. 이 기간 삼성화재의 FVPL 평가손실액은 1227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평가손실액(258억원) 대비 4배 이상 급증했다.
최원재 재무기획팀장(상무)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1~2분기 대비해 금리가 상승했던 3분기 시장 상황을 고려해 과거에 저금리 때 매입하였던 채권들을 매도를 하고 지금 또 높은 금리를 조금 더 장기로 향유할 수 있도록 보다 긴 채권으로 교체 매매를 실시했다"며 "이 때문에 3분기에만 채권 처분 손실액이 1500억원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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