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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해결사' 채선주, 기술수출도 '상생'으로 꽃피울까 24년째 근무한 정통인사, 대외/ESG정책 관장 소상공인·강소기업과 선순환 구조 확립

이지혜 기자공개 2023-11-23 12:59:2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2일 08: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네이버의 사내이사는 두 명이다. 한 명은 대표이사(CEO)이고 다른 한 명은 대외/ESG정책 대표다. CEO가 경영 전반을 이끈다면 대외/ESG정책 대표는 이름 그대로 네이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책을 결정하고 대외협력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는다. 대표라는 직함이 지닌 상징성을 고려하면 네이버가 ESG, 대외정책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다.

무겁지만 중요한 과업, 이를 짊어진 인물이 채선주 대외/ESG정책 대표다. 네이버에 합류한 지 올해 24년차인 그에게는 어느 순간부터 ‘해결사’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국내 굴지의 플랫폼 기업으로서 필연적으로 오해를 받을 때면 언제나 채 대표가 나서서 이를 해결해왔다.

네이버의 상생을 위한 진심, 성장을 향한 갈망,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지를 시장과 대중, 정부에 알린 게 채 대표라는 말이다.

채 대표의 역할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젝트 꽃’으로 피워낸 소상공인과 상생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동행하며 사우디아라비아 시장 개척의 포문을 열었다. 향후 채 대표는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으로서 네이버와 함께 국내 강소 IT기업이 중동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가교를 놓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글로벌 기술수출' 이끌었다, 강소IT 기업과 '상생' 강조

압둘라 빈 투크 알 마리 아랍에미리트(UAE) 경제부장관 등 10여명이 8일 네이버의 최첨단 신사옥 1784에 방문했다. UAE 경제부장관 일행은 UAE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디지털 트윈, 로보틱스, 소버린 클라우드, 생성형 AI(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놓고 네이버와 논의했다.

UAE 경제부장관과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은 인물은 채선주 대외/ESG정책 대표다. 채 대표는 올 1월 UAE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이래 UAE 핵심 관료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올 6월에는 샤르자에미리트의 셰이크 사우드 술탄 빈 모하메드 알 카시미 왕자 등 샤르자 왕실 고위대표단 일행이 1784에 방문했는데 당시에도 채 대표가 직접 이들을 안내했다.


채 대표가 네이버 1784를 방문한 해외 국빈을 직접 맞이한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채 대표는 UAE 외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정부 일행을 수차례 맞이했다.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 등 국내 기업과 함께 ‘원팀코리아’로 채 대표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방문한 게 시작이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일행은 1784에 9차례나 방문했다.

채 대표의 이런 행보는 네이버의 글로벌 IT, 소프트웨어(SW) 수출로 이어졌다. 10월 윤석열 대통령의 중동 경제사절단에 동행해 1억 달러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디지털 트윈사업을 수주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대대적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네이버의 기술수출 규모가 더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23년 네이버 최대 업적으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글로벌 기술수출을 채 대표가 주도한 셈이다. 네이버는 현재 해외매출 비중 확대를 핵심 경영목표로 내걸고 있는데 기존의 사업 외에 기술수출을 통해 이런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주요 플랫폼기업들이 골목상권 침해 등 논란을 겪은 점을 고려하면 네이버가 해외로 새 시장을 개척하며 활로를 뚫은 것은 실적 증가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대표급 이상만 동행하는 윤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기술수출 계약을 실제로 따내면서 채 대표의 존재감이 크게 부각됐다”고 말했다.

채 대표는 정부와 국민이 바라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꿰고 있었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의 기술수출이 네이버만의 업적이 아닌 모두의 업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건설, 플랜트 수출로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진 선배들의 노고와 땀의 가치를 깊이 새기고 있다”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탄탄한 IT기술력을 바탕으로 제 2의 중동 수출붐을 이끄는 동시에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네이버가 IT스타트업의 중동 수출에 대한 다리역할도 하겠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꽃으로 피워낸 상생, 선순환 구조 만들어

네이버의 성과가 상생으로 이어지는 것. 이는 글로벌 기술수출 이전에도 채 대표가 앞장서서 주도해왔던 일이다. ‘프로젝트 꽃’이 대표적이다. 프로젝트 꽃은 분수효과, 소상공인과 동반성장을 모토로 내건 사업인데 2016년 채 대표가 기획했다.

실상 플랫폼 기업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겪은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카카오가 이런 이슈로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 네이버도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겪었다.

이에 채 대표는 매년 1만 명의 온라인 창업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프로젝트 꽃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약 7년이 지난 지금 프로젝트 꽃은 네이버의 대표적 상생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을 뿐 아니라 57만 명의 온라인 창업자가 네이버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계기가 됐다.

이는 네이버의 성과로 돌아왔다. 커머스사업이 급성장했다. 2019년 1분기 1774억 원 수준이던 네이버의 커머스부문 매출은 2023년 3분기 기준 6474억 원으로 약 5배 가까이 성장하며 네이버의 확고한 매출원으로 자리잡았다. 다시 말해 네이버와 소상공인 모두가 윈윈한 사업이 바로 프로젝트 꽃이라는 의미다.

네이버 관계자는 “분수효과, 소상공인과 동반성장을 모토로 내건 프로젝트 꽃은 네이버의 사업과 철학을 축약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프로젝트 꽃을 통해 네이버가 소상공인과 갈등을 해소하고 소상공인의 성장을 지원하며 가장 선호받는 사업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채 대표가 이런 사업을 실현할 수 있었던 데는 사실상 창립멤버로서 오랜 기간 네이버의 철학을 체화한 영향이 컸다. 1971년생인 그는 인천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링크인터내셔날, 대우자동차판매에 잠시 근무하다 2000년 네이버에 자리를 잡았다.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네이버의 전신인 네이버컴을 창업한 시기가 1999년인 점을 고려하면 채 대표는 네이버가 막 자리를 잡기 시작한 시점부터 함께 해온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네이버로 자리를 옮긴 직후부터 2012년까지 홍보팀장을 지낸 채 대표는 이후 홍보실 이사를 맡다가 2015년부터 커뮤니케이션 그룹장을 맡아 이끌었다. 그리고 2017년 3월 커뮤니케이션그룹 총괄에 올랐고 2018년 9월에는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에 선임되기에 이른다.

당시 네이버는 CXO(CEO, CFO, COO, CCO)를 중심으로 권한과 책임이 집중되는 체제였는데 핵심적 축을 채 대표가 담당한 셈이다.

2021년 네이버가 리더십을 개편하며 CXO체제가 해체됐지만 채 대표의 입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2022년 최수연 CEO와 함께 사내이사에 오른 데 더해 대외정책과 ESG전반을 담당하며 대표라는 직함을 달았다. 최근 진행된 대통령 경제사절단에 대표이사급만 참여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채 대표의 권한을 짐작할 수 있다.

채 대표는 네이버의 자랑이자 미래 10년을 위한 거점인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지을 때에도 활약했다. 네이버는 당초 데이터센터를 용인 기흥구 공세동 일대에 지으려 했지만 전자파와 냉각시설 오염물 등 우려로 인근 아파트 주민과 초등학교 학부모의 반대에 부딪혔다. 네이버가 주변 환경에 유해성이 없다고 입증해 설득했지만 논의가 진척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채 대표는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고 판단, 2019년 6월 13일 용인시에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던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부지를 공모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원하는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구상이었다. 이런 공개모집 방식으로 전환은 당시 획기적이었을 뿐 아니라 지역자치단체와 상생협력을 이뤄낸 사례였기에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최종적으로 세종시는 김천, 구미, 대구, 평택 등 10여곳의 경쟁자를 제치고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부지로 선발됐다. 데이터센터 건설 기간 동안 지역 생산 유발효과는 7076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2535억원, 취업 유발효과는 3000여명인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채 대표는 다양한 대소사를 챙겨온 네이버의 정통 인사"라며 "홍보 외에 대관, 마케팅, 인재개발 등 다양한 업무를 관장한 그는 네이버가 각종 대외 이슈에 휘말릴 때마다 이를 해결한 네이버 최고의 해결사로도 정평이 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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