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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반도체의 시간]실적과 반비례한 주가…한미반도체에 쏟아진 스포트라이트HBM용 TC본더 장비 수주 증가, 내년 연매출 목표 4500억

김혜란 기자공개 2023-12-04 12:54:32

[편집자주]

긴 불황의 터널이다. 한국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주변 생태계 모두 올해 혹한기를 견뎌야 했다. 하지만 3분기 다운턴(불황)의 바닥을 치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골이 깊으면 산도 높은 법. 어느 때보다 어려웠던 '보릿고개'를 버텨낸 'K반도체' 기업들의 한 해를 돌아본다. 그리고 반도체의 봄을 기다리며 어떤 준비를 해왔는지 재무와 사업 전략, 기회 등을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30일 13: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극심한 반도체 혹한기였던 올해는 반도체 장비사들에도 힘든 시간이었다. 전방산업 침체에 따른 실적 타격을 한미반도체 역시 피해 갈 수 없었다. 하지만 어느 기업보다도 주식 시장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기업가치가 1년여 만에 6배 치솟았다.

그럴만한 근거가 있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선도업체 SK하이닉스에 HBM용 장비를 공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앞으로 인공지능(AI) 시장은 더 커지고, 한미반도체는 더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투자자들은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올해는 '한미반도체의 시간'이었다고 할 만하다.

◇실적 줄었는데 주가는 고공행진

한미반도체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약 1068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약 2667억원) 보다 약 60%가량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3분기 약 973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 약 162억원으로 83%나 줄었다. 2021년부터 2년 연속 30%대를 유지했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3분기 15.1%로 절반으로 내려앉았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을 올라타고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2021년에는 매출액 약 3732억원, 영업이익 122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듬해 매출은 3276억원으로 다소 줄었으나 영업이익 1119억원에 영업이익률 34.1%로 수익성을 제고하는 성과를 거뒀다.
*연결회계기준
*단위:억원
하지만 올해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불황의 타격을 피해갈 수 없었다. 한미반도체는 반도체 패키지 절단 장비 '마이크로쏘 앤 비전플레이스먼트(MSVP·micro SAW & VISION PLACEMENT)와 EMI 실드(Electro Magnetic Interference Shield) 장비 등을 제조·판매한다. EMI 실드는 반도체 칩의 미세화로 발생하는 전자파 간섭 현상을 막기 위해 전자파 차단 금속막을 입히는 과정에 필요한 장비다.

이 중 MSVP가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이 장비는 TSMC 협력사 OSAT(반도체 조립·테스트 외주)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는데, 올해 중국 OSAT 업체들의 장비 발주가 줄어들면서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네이버금융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부진했으나 주가는 고공행진했다. 올해 초 1만1000원대에서 출발한 주가는 29일 종가기준 6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한미반도체의 신사업 HBM용 실리콘 관통전극(TSV) TC본더 장비가 성장동력으로 부각되면서다.

고성능·고용량 HBM은 AI 구동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로 각광받으며 향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HBM은 TSV 공정(미세한 구멍을 뚫어 위아래 칩을 연결)을 통해 D램 다이(Die)를 수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한미반도체의 TSV TC본더는 다이를 수직으로 붙이는 공정에 투입된다.

TSV TC본더는 한 대당 20억원에 달할 정도로 한미반도체의 포트폴리오 중 가장 비싸기도 하고 이익이 많이 남는다. MSVP가 10억원 전후 정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2배 정도 비싼 셈이다. 시장 규모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다. 한미반도체에 따르면 MSVP 시장은 5000억원 규모인 반면 본더 시장은 5조원 규모일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하고 있다.

◇성장 동력으로 부각된 HBM

한미반도체 전체 매출에서 TC본더 장비의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아직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그래픽저장장치(GPU)가 더 많이 필요해지고 GPU에 맞춰 HBM 성능도 진화한다. 그만큼 HBM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나고 TC본더 장비 가치도 크게 상승할 전망이다.

특히 전 세계 HBM 시장을 선도하는 SK하이닉스에 HBM 장비를 공급하면서 매력도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HBM3를 개발해 엔비디아에 단독 공급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엔 차세대 HBM3E 양산에 돌입한다.

한미반도체가 올해 SK하이닉스에 공급하기로 계약한 금액만 약 1012억원이다. 그동안 한미반도체의 매출액은 대표 제품인 MSVP가 매출과 성장률을 좌지우지해 왔다면 앞으로는 TSV TC본더를 포함해 본더 장비가 얼마나 팔리느냐가 매출 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HBM용 장비 2세대 모델인 '듀얼 TC 본더 1.0 드래곤(DUAL TC BONDER 1.0 DRAGON)'과 3세대 모델 '듀얼 TC본더 그리핀(DUAL TC BONDER GRIFFIN) 모두 수주했다. 계약기간은 내년 4월까지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로 들어올 전망이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은 TC본더장비 수주 증가 덕에 내년 연 매출 45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증권 박주영 연구원은 "SK하이닉스 HBM 신규 라인에 설치되는 TC본더 중 80% 이상을 한미반도체가 납품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에 따른 내년 한미반도체의 TC 본더 매출액은 1460억원(매출액 비중 41%)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TC BONDER GRIF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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