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프로파일]'IB 파워하우스' 꿈꾸는 권용현 신한투자증권 본부장랜드마크 딜 수임, 영향력 확대 초점…'투자자·시장·고객사' 만족 정조준
안정문 기자공개 2023-12-05 13:32:14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8일 13: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3년이 끝나가는 가운데 부채자본시장(DCM) 일반 회사채(SB) 순위 경쟁이 뜨겁다.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누적기준 일반 회사채(SB) 주관 순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표주관 실적은 6조4420억원, 시장점유율은 13.03%다. 3위인 한국투자증권(6조6676억원)과 비교하면 점유율 차이는 0.45%p에 불과하다. 특히 3분기만을 기준으로 했을 때 신한투자증권은 2위에 올랐다. 1위 NH투자증권과 격차는 불과 264억원에 불과했다.
주식자본시장(ECM)에선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였던 LG에너지솔루션의 공동 주관에 이어 올해는 롯데케미칼, CJ CGV, 한화오션 등 유상증자를 주관하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이같은 호실적의 중심에는 신한투자증권에서 대기업 커버리지를 담당하는 기업금융1본부의 권용현 본부장(사진)이 있다. 권 본부장은 LG에너지솔루션 IPO를 비롯한 랜드마크 딜을 담당하는 등 국내 IB업계에서 신한투자증권의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성장 스토리 : 역동적 시장 분위기 매력적…IB업계 입성 계기
권용현 본부장은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본시장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한다. 권 본부장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2001년 졸업하고 삼성전자 재경팀에서 2003년까지 2년6개월 정도 근무했다. 이후 그는 기업 내부에서 기업금융을 다루는 것보다 시장 환경에서 다양한 기업을 대상으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동양종합금융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동양종금 시절 IB로서의 기틀을 닦았다.
권 본부장은 "삼성전자 시절 기업 재무 그리고 기업금융에 흥미를 느끼게 됐는데 기업 내부에서 일을 하는 것보다는 시장 환경에 노출되면서 더 역동성 있게 일하고 싶었다"며 "다양한 고객을 위해 일하며 시장에서 전문가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기업금융전문가로서 깊이를 더하기 위해 그는 유학길에 오른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권 본부장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2009년 삼성증권에서 다시 일하기 시작했다. 삼성증권에서 2019년까지 10년 동안 일하며 FIG 커버리지, 캐피털마켓 등을 담당했다.
FIG 커버리지는 정부기관, 공공기관, 금융지주, 은행, 보험사 커버리지를 수행했다. 삼성증권 시절 그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기획재정부 보유 기업은행 지분 매각(2013~2014년), ING 생명 IPO(2017년), 미래에셋생명 IPO(2015년) 등 주로 금융 관련 딜을 맡았다.
신한투자증권에서는 2019년 8월부터 근무하고 있다. 삼성증권에서 근무할 당시 FIG 섹터 커버리지 RM을 하면서 신한금융지주와 딜로 맺은 인연이 계기가 됐다. 2019년 당시 삼성증권은 신한금융지주가 실시하는 제3자배정 전환우선주 유상증자에 IMM PE가 투자하는 일부 금액에 대해 총액인수 약정을 맺었다.
◇업무 철학 및 스타일: 신뢰 바탕 네트워크 '최우선'
권 본부장은 IB업계에서 고객과 관계, 신뢰가 그 어떤 것보다 우선한다고 강조한다. 큰 딜이든 작은 딜이든 무조건 이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겠다는 의지와 노력을 통해 고객사와 네트워크,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앞에서는 항상 겸손해야 하고 고객에게는 항상 솔직하고 최우선되는 조언을 할 줄 아는 것이 진정한 IB로서 사명감 아니겠느냐"며 "단기 수익보다는 신뢰를 쌓기 위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회사나 산업의 성장 사이클에 맞춰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지금 계속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본부장은 관계를 맺은 기업과 하나의 딜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딜을 이어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IPO 이후 1조원 규모의 회사채 초도발행까지 관계를 이어간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권 본부장은 기업금융본부를 이끌고 있는 만큼 상사로서 본인이 지켜야할 덕목으로서 뚜렷한 자기주관, 공감능력,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세가지를 항상 되새긴다. 여러 정보를 접하고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협력해야 하는 것이 IB 비즈니스의 핵심인 만큼 소통하고 공감하면서도 외부에 휘들리지 않는 중심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는 장기적 신뢰관계를 중요시하는 만큼 당장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직원이 신한투자증권의 평판을 얼마나 높이고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는지, 어떤 서비스를 제공을 했는지 등에 대해 정성적으로 평가하기 위함이다.
◇트랙레코드1: 가장 이상적 IPO 'LG에너지솔루션'
기억에 남는 주관 사례를 묻자 그는 공동주관을 맡았던 LG에너지솔루션 IPO를 꼽았다. 국내 캐피털 마켓 딜 가운데 가장 모범적이고 완벽한 사례인 만큼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답했다.
당시 커버리지본부, 현재 기업금융1본부를 이끌었던 권 본부장은 LG에너지솔루션 IPO를 수임해 IPO본부 및 기업금융본부 임직원들과 협업을 통해 딜을 마무리지었다. 기업금융1본부는 대기업 대상 ECM, DCM 업무 모두 담당하는 부서다.
그는 "캐피털 마켓 딜이 성공하려면 첫 번째는 우호적인 시장 환경, 두 번째는 해당 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 세 번째는 회사가 가진 경쟁 우위와 성장 스토리가 밑받침이 되야 한다"며 "LG에너지솔루션은 이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졌던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는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의 딜로 꼽힌다. 공모 규모가 무려 12조7500억원으로 IPO 시장에 한 획을 그었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1경원 이상의 주문을 받은 데 이어 일반 공모청약에서도 114조원이 넘는 청약 증거금을 끌어 모았다. 글로벌 전체로 따지면 2015년 이후 네 번째,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2019년 후 최대 규모로 회자된다.
IPO로 조달한 자금의 효과는 대단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단숨에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게 됐다. 상장 후 주가는 공모가(30만원)의 두 배 이상인 60만원을 넘어섰고 현재 시가총액은 120조원대로 평가받고 있다.
공동 주관을 맡았던 신한투자증권은 2022년 더벨플러스 기준 2022년 ECM 주관 순위에서 5위에 오르며 점프업에 성공했다. 이후 신한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이 2023년 단행한 초도 공모 회사채 발행에도 공동 주관사단에 합류하면서 신뢰관계를 이어갔다.
◇트랙레코드2: ING생명 IPO, 역경 뚫고 이뤄낸 성과
두번째로는 ING생명의 IPO를 선정했다. 권 본부장은 PE의 엑시트 방안으로 IPO도 충분히 고려가능한 방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기여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ING생명의 상장 당시만 하더라도 PE가 바이아웃 펀드의 엑시트 창구로 무조건 M&A만 활용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ING생명 IPO는 사모펀드(PE)가 보유하고 있던 바이아웃 포트폴리오 가운데 M&A를 시도했다가 시장 환경에 의해 좌초되고 IPO를 통해 우선적으로 자금을 회수한 사례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그 후 다시 M&A를 진행해 최종적으로 엑시트에 성공했다.
권 본부장은 ING생명 IPO와 관련해 1등 업체가 아니더라도 1위 업체에 근접한 멀티플을 향유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것 역시 상당히 큰 성과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이라는 거대한 1위 업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량한 RBC 비율 등 그 당시 시장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시대적 테마에 부합하는 에퀴티 스토리를 만들었던 점이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주 하나 없이 MBK가 가진 물량만 구주 매출을 통해 상장하는 것에 대해 투자자들을 설득 하는 데도 적지 않은 고민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고민 끝에 권 본부장은 PE 포트폴리오로서 가질 수 있었던 경영 효율성, 유럽계 보험회사로서 우량한 자본 충실도 흐름에 더해 추가 자본유입은 회사의 장점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훼손할 수 있는 요인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해외 로드쇼 가운데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그는 "아마 홍콩 싱가포르를 마치고 미국의 로드쇼 중이었었는데 북한 미사일 이슈가 터져 투자자들이 갑작스럽게 예견치 못했던 질문을 던지면서 바쁘게 대응을 했었던 게 좀 기억이 난다"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 100% 가운데 40%의 구주매출로만 구성된 ING생명 IPO는 삼성증권과 모건스탠리가 주관을 맡아 2017년 5월4일 상장을 마무리한 딜로 상장 규모는 1조1055억원 규모다.
ING생명의 IPO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힘이 컸다. 국내 기관 기준으로 미달 수준이었던 ING생명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90% 이상 물량을 배정하는 모험을 걸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ING생명의 우수한 자산건전성과 사모펀드(PEF) 대주주의 특성상 높은 배당수익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향후 목표: 랜드마크 딜 통한 IB 파워하우스 꿈꿔
그는 꾸준히 IB업계에서 인정받는 '파워하우스'가 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권 본부장은 "단기적인 실적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꾸준히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들과 신뢰와 접점을 계속해서 좀 확대해 나가는 그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시장에서 회사 평판을 높일 수 있는 랜드마크 딜 수임을 꾸준히 이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랜드마크 딜이 꼭 규모가 큰 딜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권 본부장은 "규모에 상관없이 고객사에 큰 재무적 영향을 줄 수 있고 시간이 지나도 회자되는 것이 랜드마크 딜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아이디어를 오롯이 신한투자증권이 만들어내고 결과물이 투자자, 시장 그리고 고객사까지 다 만족할 수 있는 딜이 평판을 높일 수 있는 랜드마크 딜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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