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삼성SDI, 국내 배터리사 최초 사외이사 의장 나올까공석된 의장직, '지배구조 개선' 삼성 행보 동참할 가능성
김위수 기자공개 2023-12-01 07:28:11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9일 15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영현 삼성SDI 부회장이 삼성전자로 복귀하며 삼성SDI 이사회에 변화가 생겼다. 전 부회장은 2017년부터 5년간 삼성SDI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일하다가 최윤호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부터는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의 역할에 집중해 왔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와 후진 양성이 주된 업무였다.이런 상황에서 전 부회장이 삼성전자로 갑작스레 이동하며 삼성SDI의 이사회 의장 자리가 공석인 상황이다. 삼성SDI 이사회가 처음으로 사외이사 의장을 맞을지 주목된다.
◇이사회 운영규정 살펴보니…
삼성SDI 측은 이사회 의장과 관련해 "규정에 따라 선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의 이사회 운영규정을 살펴보면 의장의 자격에 대해 따로 명시된 사안은 없다.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이사 중에 선임한다는 내용만 담겨있다.
운영규정을 더 살펴보면 의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기존 의장이 의장직무대행자를 지정하고, 직무대행자를 지정할 수 없거나 지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이사회에서 정하도록 돼있다. 직무대행자를 정하기 위한 절차는 선임 사외이사가, 선임사외이사가 없는 경우네는 연장자인 이사가 주재한다.
전 부회장이 인사이동으로 삼성SDI 소속이 아니게 된 현 상황을 '의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경우'라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전 부회장이 현직 의장이 아닌 만큼 직무대행을 직접 지정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선임 사외이사인 권오경 사외이사의 주재하에 의장직무대행자를 정하게 된다.
삼성SDI는 최근 선임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고 권 사외이사를 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권 사외이사가 1955년생으로 연장자이고 다른 사외이사들과 달리 이사회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지 않고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의장직무대행이 의장직을 계속 이어갈 수도 있고, 별도 결의를 통해 다시 의장을 선출할 수도 있다. 이런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도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사외이사를 추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간 LG에너지솔루션 및 삼성SDI, SK온 등 이차전지 업체에서는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두는 경우가 없었다. 사업의 확장이 빠르게 일어났던 만큼 속도감있는 의사결정이 최우선순위에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 계열사 '사외이사 의장'이 대세
삼성SDI는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 직책을 내려놓기 전까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었다. 전 부회장은 2017년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줄곧 이사회에서 의장으로 활동했고 전임인 조남성 전 사장도 이사회 의장을 겸임했다. 그러던 중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 자리를 내려놓고 삼성SDI에서는 자리를 지키며 자연스레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가 이뤄졌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경우 효율적으로 경영상 의사결정을 하기에 유리하지만, 이사회 중심 경영을 위해서는 두 직책을 분리해서 운영하는 편이 낫다.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가 겸임할 경우 권한이 집중되는 탓에 경영진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배경에서다. 이사회 중심 경영에 비중을 두는 기업이 늘어나며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명목 뿐이기는 하지만 지난 2년여간 삼성SDI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서 운영해왔다. 이 상황에서 최 사장이 의장을 맡게 된다면 지배구조가 퇴행하는 셈이 된다. 적어도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나 사외이사 중 의장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삼성SDI의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는 김종성 경영지원실장 뿐이다. 그간 삼성 계열사에서 전 부회장의 사례처럼 대표이사 직책을 수행하다가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을 맡은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사회 의장에 오르는 사례는 없었다.
삼성SDI의 다른 계열사 이사회를 살펴보면 사외이사에 더 무게가 실린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의장을 맡기고 있다. 지금도 김한조 사외이사가 이사회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기는 2016년부터, 삼성물산은 2021년부터 사외이사 의장을 두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사외이사가 의장으로 있는 삼성 계열사는 8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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