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설 결정 앞둔 SKIET, 본부 체제로 조직개편 '마케팅실' 본부로 확대…북미 고객 확보 위해 총력
김동현 기자공개 2023-12-20 09:00:18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8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 내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은 빠르게 변화하는 사업 환경에 대응하겠다는 목표로 자회사 전반의 대표이사진을 교체했다. SK이노베이션과 자회사를 더한 9개사 가운데 2024년 임원인사에서 대표이사가 자리를 지킨 곳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SK어스온 3곳뿐이다.이들 3곳은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사업 전환을 담당하는 계열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중 SKIET는 SK그룹의 핵심으로 떠오른 이차전지 사업의 일부인 분리막(LiBS) 소재를 담당한다. SK온뿐만 아니라 외부로 사업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차전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제 혜택 품목에 포함되며, 전기차 업황 둔화에도 분리막 사업을 둘러싼 대외 분위기는 개선되고 있다. SKIET도 본격 증설에 앞서 조직을 본부급으로 확대 개편하며 사업 재정비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진행형인 조직개편…마케팅실, 본부급으로 확대
SKIET는 지난 7일 그룹 임원인사 이후 내부 조직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실 단위로 구성된 조직을 본부급 체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개편 작업을 이달 중 마무리할 예정이다.
기존 SKIET의 조직도상 본부급 조직은 글로벌생산본부 하나뿐이었다. 소재공장장 출신의 이수행 최고전략책임자(CSO)가 글로벌생산본부장을 겸하며 그아래 생산혁신실, SKBMC(중국법인), SKBMP(폴란드법인)를 이끄는 형태였다. BM혁신실, LiBS마케팅실, 품질경영실, 재무실 등 나머지 조직들은 실 단위로 꾸려졌다.
이번 인사 이후 SKIET는 이러한 실 조직을 본부급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본부 재편이 확정된 곳은 LiBS마케팅실이다. 마케팅실 산하에 있던 신규고객개발 담당 조직 역시 마케팅본부 아래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확정된 2개 본부를 이끌 주요 임원들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기존 글로벌생산본부를 이끌던 이수행 CSO가 이번 인사 이후 퇴임하며 품질경영실장을 맡던 유영갑 부사장이 자리를 이어받아 글로벌 생산 관리를 주도하게 됐다.
이번에 새롭게 본부 조직으로 올라선 마케팅본부의 경우 LiBS마케팅실장을 맡던 서정흔 부사장이 초대 본부장으로 업무 연속성을 이어간다. 1975년생인 서 부사장은 SK이노베이션 계열사인 SK엔무브에서 임원을 달아 경영관리실장, 기유사업부장, 기유마케팅실장 등을 거쳐 올해 초 LiBS마케팅실장으로 SKIET에 합류했다.
◇SK온 비중 80%, 신규 고객사 확보 관건
신설된 마케팅본부의 최대 임무는 SK 계열에 쏠린 매출 비중을 다변화할 수 있는 신규 고객사 확보다. SKIET가 생산하는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차단하면서 리튬이온만 이동할 수 있게 해 이차전지 안전성을 위한 핵심 소재로 활용된다.
그동안 SKIET의 매출은 주로 그룹 계열사인 SK온과의 거래에서 나왔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SK온을 포함한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은 87%에 육박한다.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긴 했으나 그만큼 특정 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에 SKIET는 마케팅실을 중심으로 고객 다변화에 주력하며 이미 생산법인이 구축된 중국, 폴란드 내 신규 고객사를 지속해서 발굴했다. 조직개편이 완료되기 전에 신설 본부 조직으로 마케팅본부를 가장 먼저 발표한 것 역시 이러한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대한 의지가 담겼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앞으로 주력 사업장이 될 북미 지역 내 신규 고객사 확보가 SKIET의 주요 과제로 떠오른 만큼 마케팅·영업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SKIET는 내년 초에 북미 신규 사업장 구축 계획을 발표할 예정인데 현재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의 다양한 지역을 놓고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 IRA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를 받을 수 있는 제품 목록에 분리막이 새롭게 추가되며 대외 환경 자체는 우호적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 분리막을 생산하는 기업이 없어 북미 현지 시장은 말 그대로 '무주공산'인 상태다.
SKIET는 현지 공장 가동 목표 시점을 2028년으로 잡은 상황이라 직접적인 혜택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가동과 함께 제품을 공급할 신규 고객사를 사전에 확보한다면 현지 생산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은 그만큼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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