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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쿠팡]'아마존 DNA' 심은 PB사업, 커머스 한계 돌파구될까④2020년 CPLB 출범, 수익성 제고+채널 경쟁력 확보 효과

서지민 기자공개 2024-01-02 09:41:09

[편집자주]

쿠팡이 로켓배송 출시 10년만에 유통업계 왕좌에 오를 전망이다. 올해 3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전통적 유통 공룡들의 매출을 넘어섰다. 하지만 쿠팡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더 먼 미래를 보고 있다. 수 조원을 투입해 완성한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모색하고 있는 쿠팡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1일 0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과 CJ제일제당 간 이른바 ‘햇반전쟁’이 벌어진 지 1년이 지났다. 쿠팡은 CJ제일제당의 제품 납품이 중단된 후 중소·중견기업의 제품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쿠팡의 자체 브랜드 ‘곰곰’ 즉석밥을 생산하는 시아스는 올해 1월부터 5월 판매량이 전년대비 7270% 성장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과 제조, 커머스와 포털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시대에 자체 브랜드(PB)는 수익성 제고, 상품 차별화 뿐 아니라 제조사와의 갈등에서 주도권을 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물가의 영향으로 가성비 높은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점 역시 PB 성장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독립 경영 통해 사업 확대 '박차'…올해 2인 대표 체제 구축

쿠팡은 2017년 첫 PB 브랜드 ‘탐사’를 론칭했다. 생활용품 브랜드로 화장지, 마스크 등 제품을 선보였는데 특히 생수 ‘탐사수’가 브랜드 제품의 약 절반 가격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에 힘입어 '곰곰‘, '코멧‘. '홈플래닛’ 등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이며 제품군을 넓혔다.

2020년에는 관련 사업부를 분할독립시키며 PB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사내 PL(Private Label·자체 개발 상품) 사업부를 분할해 CPLB를 설립했다. 독립 경영을 통해 빠르게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됐다.

잦은 인력 영입 역시 PB사업에 대한 쿠팡의 의지를 드러낸다. 출범 후 3년간 8명의 대표가 CPLB에 몸을 담았다. 기존에 PL사업을 총괄하던 임원 미넷 벨린건 스톤만 부사장을 초대 수장으로 앉히고 이어 CJ제일제당 출신 식품안전 전문가 박정복 대표를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박 대표를 영입하고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대표이사 두 명을 추가로 선임해 4인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인사관리(HR) 담당 피셔 피터 제임스 대표이사와 화장품 분야 연구 전문가 허찬우 신임 대표이사를 영입해 분야별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했다.

2021년에는 생산관리 부문에 드라이아이스 제조사 태경케미컬 출신 임윤택 대표, 2022년에는 식품안전 부문에 한국화이자제약에 근무했던 전유원 대표를 영입했다. 전 대표는 CPLB가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확대하면서 규제 등 리스크 관리 업무를 맡았다.

경영진 변화가 잦았던 CPLB는 올해 2인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기존 대표진이 모두 사임하고 차크라보티 산디판 대표와 카이루 유 대표만 남게 됐다. 이들은 올해 6월 선임된 신임 대표로 아마존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아마존은 45개 이상 PB 브랜드를 운영하며 조 단위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이커머스 대표 PB 강자다. 아마존의 PB 사업 노하우를 쿠팡에 이식해 CPLB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분석된다.


◇2021년 매출 1조원 돌파 후 '규모의 경제' 본격화

현재 CPLB는 29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가전 등 단가가 높은 제품 라인업을 늘리고 PB 공급량을 확대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1조3570억원으로 전년대비 2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96% 성장한 72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021년 2.3%에서 2022년 5.3%로 상승했다.

매출의 100%가 모회사 쿠팡과의 거래에서 이뤄지는 구조로 자사 플랫폼을 활용해 유통비용을 대폭 줄이면서 수익성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에서 PB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 수준으로 아직 성장의 여지가 많다는 분석이다.

쿠팡은 CPLB가 중소제조사와 협력해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중소제조사와 동반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CPLB 협력사의 90%는 중소기업으로 쿠팡으로부터 마케팅과 CS 등을 지원받고 있다.

협력 관계를 맺은 중소 제조사수는 올해 3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으며 이 업체들의 고용 인원은 2만명을 넘어섰다. 쿠팡의 물류 인프라와 구매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춘 중소제조사들에게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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