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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순현금 상태로 전환한 한화오션2차례 증자로 3.5조 유입, 영업현금흐름은 여전히 마이너스

김형락 기자공개 2024-01-02 13:50:36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6일 16:0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오션은 올해 한화그룹에 편입된 뒤 재무구조가 180도 달라졌다. 두 차례 유상증자 뒤 무차입 경영에 가까운 재무 상태를 보여준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부진한 시기 주주들로부터 자본을 확충해 3년 치 투자금을 축적해 뒀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형태의 유상증자로 1조4971억원을 조달하면서 순현금 상태로 전환했다. 올 3분기 말까지는 별도 기준 순차입금이 1조1601억원 규모였다. 증자대금을 단순 합산하면 현금성자산(2조5438억원)이 총차입금(2조2068억원)보다 3370억원 커진다.

연결 기준으로도 현금성자산이 총차입금보다 많은 사실상 무차입 기조로 돌아섰다. 지난 3분기 말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1조2236억원이었다. 유상증자 뒤에는 순차입금이 마이너스(-)2735억원으로 줄어든다.


그룹이 한화오션 자본 확충에 팔을 걷어붙인 결과다. 한화오션이 올해 한화그룹에서 출자받은 금액은 총 2조6251억원이다. 지난 5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최대주주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2조원을 납입했다. 지난달 한화오션 주주 배정 유상증자에도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배정 물량을 100% 청약해 6251억원을 책임졌다.

한화오션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저조했다.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조60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제작 물량이 증가하면서 운전자금 부담이 커졌다. 올 3분기까지도 별도 기준 영업활동현금현금은 -1조5134억원이었다. 건조 물량 증가, 선수금 유입 감소 등으로 전반적인 운전자금 소요가 늘었다.

지난해 영업현금흐름 부진은 가용 현금으로 메웠다. 2021년 말 2조400억원이었던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1조1127억원으로 9273억원 감소했다. 한화오션을 비롯한 조선업체는 단계별로 선박 건조대금을 수취한다. 선박 건조계약 상당수가 건조 최종단계에서 발주처에 선박을 인도해 상당한 현금 유입액이 발생하는 구조다. 다른 선박 건조로 지속적인 현금 지출이 발생하면 보유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화오션은 올해 제3자 배정 증자대금을 대부분 차입금 상환에 썼다. 지난 3분기까지 증자대금 중 66%(1조3102억원)를 사용했다. 세부 집행 내용은 △차입금 상환 1조2420억원 △자본적지출(CAPEX) 등 투자 482억원 △한화오션에코텍(옛 삼우중공업) 유상증자 참여 200억원 등이다. 나머지 6898억원은 예·적금(만기 7일~3개월)에 넣어뒀다.

한화오션 이사회는 지난 8월 추가로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며 3년치(2024~2026년) 투자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증자대금은 각각 △함정 건조 시설·친환경 연료 기술·스마트야드 등 시설자금 5700억원 △글로벌 방산사업 확장을 위한 생산 거점·MRO(유지·보수·정비) 기업 지분확보와 해상풍력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지분 투자 등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7200억원 △차세대 함정·스마트십·스마트 야드 기술 개발 관련 연구개발 등 운영자금 2071억원 순으로 안배했다.

한화오션은 두 차례 유상증자를 거쳐 수주잔고 공정 진행에 따른 운전자금 소요 등에 대응할 유동성을 쥐었다. 주주 배정 증자로 확보한 타법인증권 취득자금(7200억원)은 추후 사용 계획이 바뀌면 운영자금(원재료 취득)에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 9월 한화오션 재무실장으로 부임한 신용인 부사장에게는 현금창출력 제고 과제가 주어졌다. 확보한 유동성과 재무안정성을 기반으로 적정 수준에서 운전자본 부담을 제어하면서 투자성과를 영업현금흐름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한화오션은 차입 만기구조를 장기화해 둬 상환 부담이 적은 편이다. 올 3분기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1조3150억원) 가운데 단기성차입금 비중은 25%(5762억원)다. 나머지 75%(1조7387억원)는 장기성차입금이다.

실질적 부채 성격인 신종자본증권 미상환 잔액은 2조3328억원이다. 2016~2018년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 형태로 발행한 전환사채(CB)다. 투자자는 모두 한국수출입은행이다.

신종자본증권을 조기 상환할 유인이 크지는 않다. 지난 5월 수출입은행은 스텝업(금리 상향 조정) 적용 시점을 2028년으로 유예했다. 스텝업 전까지 이자율은 1%다. 한화오션은 매년 말 조기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식 전환을 유도하려면 한화오션 주가를 전환가액(4만350원)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지난 22일 한화오션 종가는 2만455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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