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를 움직이는 사람들]지주사 전환·자회사 정상화, '소방수'로 투입된 서진석 사장③30년 EY한영 경력, OCI 지주사 체제 안정 중책…바이오 계열사 재합류
김동현 기자공개 2023-12-28 08:14:14
[편집자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 중 하나가 태양광 산업이다. 전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전환 기조로 태양광 산업도 어엿한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대표 태양광 기업으로 거듭난 OCI 역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중이다. 더벨이 미래 태양광 시장의 핵심 사업자로 떠오른 OCI의 주요 인물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6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OCI의 최대 과제는 지주사 체제 안정이었다. 1959년 동양화학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지 65년 만의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오너 3세 이우현 회장 체제의 본격적인 출범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았다.이 회장은 투자 지주사 OCI홀딩스를 안정화하기 위해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그동안 OCI가 내부 출신 인재를 중용하는 기조를 보였다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이었다.
지주사 체제 안정이라는 중책을 맡은 인물이 바로 서진석 사장이다. 서 사장은 30년 넘게 회계법인 EY한영에서만 근무한 인물로 재무·감사 및 컨설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OCI홀딩스에 합류해 계열사 전반을 들여다본 서 사장은 이제 부진한 실적을 내는 부광약품을 재건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1년여에 걸친 지주사 전환 작업 마무리
OCI가 지주사 체제 전환을 발표한 건 지난해 11월이다. 자회사 관리 및 신사업 투자를 전담하는 지주회사 OCI홀딩스(존속법인)와 기존 화학·소재사업을 담당하는 OCI(신설법인)로 분할해 OCI홀딩스 산하 계열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OCI홀딩스는 이달 21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사 전환을 통보받아 1년여에 걸쳐 지주사 전환 작업을 완료했다. OCI홀딩스 아래에 있는 주요 자회사로는 △OCI(화학·소재) △부광약품(바이오) △DCRE(도시개발) 등이 있다.
지주사 전환 작업은 서 사장의 주도하에 이뤄졌다. 1965년생인 서 사장은 1990년 언스트앤영 한영(현 EY한영)에 입사해 올해 OCI에 합류하기 전까지 EY한영에서만 근무했다. IPO 리더, 감사총괄본부장 등을 거쳐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총괄대표이사를 맡았다.
서 사장이 EY한영을 이끌던 시기 EY한영은 감사 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매년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속성장했다. 공로를 인정받아 서 사장은 2020년 EY한영 부회장(비상근)까지 승진했다.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던 OCI는 서 사장을 영입해 지주사 체제 안정화라는 중책을 맡겼다. 감사, 재무자문, 컨설팅 등 회계 전영역을 경험한 인물인 만큼 새롭게 출범하는 OCI홀딩스의 조직 쇄신과 신규 투자처 발굴에 있어 적임자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지난 5월 이 회장은 자신의 경영 파트너로 서 사장을 낙점했고 OCI홀딩스 운영총괄 대표이사(CEO)로 선임했다. 이 회장이 2013년 OCI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 외부 출신을 대표이사에 앉힌 첫 사례다.
◇위기의 부광약품, 서진석 사장 재투입
올해 숙원사업이었던 지주사 전환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서 사장은 부광약품을 재건하는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았다. OCI는 2018년 부광약품과 합작사(비앤오바이오)를 설립하며 바이오 사업에 진출했다. 합작사 공동경영으로 사업에 확신이 든 OCI는 지난해 2월 부광약품 지분 10.9%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화학, 태양광 소재의 뒤를 이을 신사업으로 바이오를 꼽았다.
다만 그룹에서 바이오 사업이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20여년간 단 한 번의 적자도 내지 않았던 부광약품은 OCI에 편입된 첫해인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첫 영업적자를 냈다. 올해 역시 3분기 누적 기준 218억원의 적자를 봤다.
결국 이 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로 부광약품을 이끌던 유희원 대표가 지난달을 끝으로 대표에서 내려왔다. 이후 서 사장이 부광약품에 사장으로 합류했다. 아직 대표이사로 내정되거나 구체적인 역할을 부여받은 건 아니지만 이 회장이 그룹 총수로 전체 계열사를 이끌어야 하는 만큼 서 사장이 이 회장을 대신해 부광약품 경영 전반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서 사장은 OCI홀딩스 대표 자리에 앉기 직전 잠시 부광약품 사내이사로 활동한 경험도 있다.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1개월 동안 짧게 부광약품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서 사장이 맡은 역할은 '경영자문'으로 사실상 OCI홀딩스 대표에 앉기 전 계열사 현황을 파악하려는 목적이 더 컸다. 부광약품 사내이사를 사임한 지 7개월 만에 다시 부광약품 경영진으로 재합류한 서 사장은 이 회장을 도와 회사 정상화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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