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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모니터]'구주매출 필수' 현대힘스, 보호예수 1년 초강수공모주시장, 단기투자 성향 속 결단…'오버행 차단+펀더멘털 신뢰' 신호

양정우 기자공개 2024-01-10 07:10:58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5일 0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에 나선 현대힘스의 최대주주 허큘리스홀딩스가 의무보유확약기간을 1년으로 설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PE 하우스가 오너십을 갖고 있어 구주매출이 불가피한 여건에서 오버행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강수를 뒀다.

5일 IB업계에 따르면 현대힘스의 최대주주인 허큘리스홀딩스와 2대주주인 HD한국조선해양이 의무보유기간을 상장일로부터 1년으로 설정했다. 허큘리스홀딩스는 제이앤PE가 현대힘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보유 지분은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26조 제1항 제7호(공익실현과 투자자 보호 등)에 따라 원천적으로 상장일로부터 1년 간 의무보유된다. 하지만 허큘리스홀딩스가 소유한 주식은 상장규정상 의무보유예탁기간이 6개월이다. 그럼에도 경영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에 나서고자 의무보유기간을 1년으로 연장한 것이다.

현재 허큘리스홀딩스의 지분율은 75%이고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25%다. 앞으로 IPO 공모가 마무리되면 허큘리스홀딩스와 HD한국조선해양의 지분율은 각각 53.75%, 21.25%로 낮아진다. 상장 직후 바로 팔아치울 수 있는 유통 물량(25%)을 제외한 75%의 주식이 1년 간 매도가 금지된다.

근래 들어 IPO 시장에서는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의 수배 가량 급격히 상승하다가 급락으로 일단락되는 딜이 적지 않다. 상장일 가격제한폭이 기존 공모가의 63~260%에서 60~400%로 확대된 데다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 단기 투자 성향이 주를 이루는 탓으로 풀이된다. 제이앤PE 입장에서는 의무보유확약기간을 1년으로 설정한 게 초강수인 셈이다.

무엇보다 조선기자재 사업을 벌이는 현대힘스의 중장기 성장 잠재력과 주가 상향 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조선 산업은 2008년 세계경제 위기로 해운업이 크게 위축된 후 오랜기간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 해운업 호황에 따라 발주가 이어지면서 신조선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노후화 선박의 대대적 교체라는 새로운 사이클이 다가오면서 조선 섹터의 장기 호황이 예고되고 있다.
현대힘스 지배구조도.
여기에 이미 매년 1000억원 이상의 견조한 매출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344억원, 11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볼륨은 지난 한 해 수치(1448억원)와 비슷하고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해 실적(38억원)을 넘어섰다.

PE 하우스가 최대주주인 기업이기에 공모구조상 구주매출이 수반된 것도 의무보유확약기간을 강도높게 설정한 이유로 보인다. 공모주 투자 시장의 일반 정서상 오버행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구주매출에 따라 대량 매출 출회의 가능성이 오히려 낮아진다는 IB 실무진의 시각이 적지 않지만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우려감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오버행 우려를 직접적으로 잠재울 수 있는 단연 기존주주의 의무보유확약이다. 지난해 LS머트리얼즈 IPO의 경우 최근 자발적 의무보유 전략이 먹혀든 대표적 사례로 여겨진다. 핵심 FI마다 지분을 3등분한 후 상장일로부터 각각 6개월, 9개월, 12개월로 보호예수를 나눠 설정했다. 꼼꼼하게 짜여진 FI의 회수 스케줄로 단기 엑시트에 급급한 게 아니라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상장 뒤 주가가 폭등하면서 오버행 리스크를 확실하게 잠재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S머트리얼즈의 주요 FI 의무보유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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