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League Table]후기투자 부진…하반기 투심회복에 '프리IPO' 급증[VC투자]투자액 7813억, 클룩 시리즈E 2760억 투자유치 '눈길'
이기정 기자공개 2024-01-09 07:53:35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8일 10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3년 벤처캐피탈(VC)의 후기 라운드 투자는 부진했다. 전반적인 투심 악화 속 회수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다. 통상 VC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그런데 증시 입성이 어렵게 됐고 후기 라운드에 선뜻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이같은 흐름이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이때까지 후기 라운드 투자유치는 6건에 불과했고 규모가 1000억원을 넘는 딜도 단 1건에 그쳤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투심이 회복되면서 투자도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움츠렸던 기업들이 프리IPO를 진행하며 올해 기업공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더벨이 집계한 '2023년 벤처투자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후기 라운드 투자유치는 총 24건으로 집계됐다. 후기 라운드에는 시리즈D, E, 그리고 프리IPO가 포함된다. 총 투자유치액은 781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하반기 투자가 18건, 투자액 6242억원으로 비중이 높았다.

후기 라운드로 갈수록 투자유치 금액이 커지곤 한다. 그만큼 기업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초기 라운드와 중기 라운드와 비교하면 전체적인 투자유치 건수와 금액 모두 뒤처진다. 2023년 초기 라운드 투자액은 1조3787억원(207건), 중기 라운드 투자액은 1조7599억원(88건)이다.
라운드별로 보면 시리즈D 1건(투자액 200억원), 시리즈E 1건(2760억원), 프리IPO 21건(4853억원)의 투자가 진행됐다. 상대적으로 프리IPO 투자유치가 많았는데 하반기 들어 국내 IPO 시장의 투심이 살아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기업공개와 가장 근거리에 있는 프리IPO가 증가한 것이다.
실제 IPO 시장이 위축됐던 2022년에는 상대적으로 프리IPO 투자가 적었다. 2022년 후기 라운드 투자유치는 총 27건으로 투자유치액은 총 1조2112억원이었다. 이중 시리즈D와 F 투자가 11건, 8350억원 규모로 총 투자액의 69%가량을 차지했다. 다만 2022년 전체 규모로 보면 2023년보다 후기 라운드 투자액이 55%가량 많았다.
공통점은 2022년과 2023년 모두 후기 라운드 최고액의 투자가 프리IPO가 아닌, 시리즈D와 E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2022년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가 2300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지난해에는 글로벌 여행 및 레저 이커머스 플랫폼 클룩이 2760억원을 유치했다.
업종별로는 ICT 기업들의 비중이 역시나 높았다. 총 24곳의 기업 중 50%가 ICT 기업이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피알앤디컴퍼니, 노머스, 무하유, 알에스엔, 에이모, 엔피코어 등이 있었다. 이외에 바이오 4곳, 소재·부품·장비 3곳, 전자·기계·장비 2곳 등이었다.
후기 라운드에서 지난해 클룩을 제외하면 1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은 곳은 컬리가 유일했다. 컬리는 투자유치에 힘입어 상장에도 도전했다. 다만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 고평가와 대주주 지배력 이슈 등이 문제가 되면서 상장을 철회했다.
파두는 프리IPO에서 120억원을 조달한 후 기술특례상장으로 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다만 상장 후 발표한 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치와 크게 차이가 나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파두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18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예상치와 약 1200억원 차이가 난다.
올해 상장을 도전하는 기업들도 있다. 먼저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이 유가증권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고 이날부터 본격적인 IR 일정에 돌입한다. 에이피알은 1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파블로항공, 에스오에스랩, 에이스엔지니어링 등도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IPO 시장 투심은 지난해 말부터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LS머트리얼즈, 블루엠텍, DS단석 등이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며 연초에도 활황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IPO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VC업계 회수 활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업계는 올해 AI(인공지능)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VC들도 두둑한 실탄을 장전해 놓은 상황이다. 특히 DSC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등이 세컨더리펀드를 운영하며 후기 라운드 투자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컨더리펀드는 구주 투자가 많기 때문에 중후기 라운드 투자 비중이 높다.
한 대형 VC 대표는 "그동안 증시 위축에 숨을 고르고 있던 기업들이 상장에 도전하면서 중후기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눈높이도 보다 낮아졌기 때문에 VC 입장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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