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5월 09일 07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못하는 일은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스타트업이 가장 신뢰가 간다." 한 벤처캐피탈(VC) 심사역에게서 들었던 말이 최근 머리 속에서 계속 맴돈다. 능력을 과신해 허황된 목표를 제시하기보다는 '자기 객관화'를 이룬 곳이 투자처로 더 매력적이라는 설명에 공감이 갔다.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는 앞선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기업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회사는 국내 민간 기업 중 최초로 우주발사체 상업 발사에 도전하고 있다. 스페이스X와 로켓랩 등 미국 기업들을 제외하고 참고할만 한 사례가 없다보니 성장 과정에서 실패가 많았다.
그럼에도 투자사들은 이노스페이스에 대한 변치 않는 믿음을 보여 왔다. 지난 3월 기존 투자사로부터 다시 한번 자금을 조달한게 대표적인 사례다. 상장 후 핵심 과제였던 상업 발사에 성공하지 못했음에도 수백억원 규모의 재투자를 받았다. 당시 이노스페이스는 발사 일정을 미룬지 얼마 안 된 상황이었다.
투자사들이 다시 한번 믿음을 주기로 결정한 포인트는 뭘까. 결과가 아닌 과정을 봤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이노스페이스는 사전에 투자사들과 소통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실패를 대비한 다른 플랜도 마련해놨다. 실제로 발사 일정 지연 등 시련이 다가왔을 때 투자사들이 크게 동요하지 않은 이유다.
상당수의 투자사들은 이노스페이스에 단단히 홀려 있기도 하다. 한 투자사 대표는 "이노스페이스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다른 어떤 기업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VC의 임원은 "다른 기업은 몰라도 이노스페이스에 대한 믿음은 평생 가져갈 수 있다"고 했다.
이노스페이스는 오는 7월 브라질에서 첫 상업 발사에 도전한다. 달성 난도가 지금까지 이뤄왔던 그 어떤 마일스톤보다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사를 포함해 주주들에게 실력을 보여주는 첫 무대인지라 부담감도 더 큰 편이다.
주주들도 이노스페이스의 실패에 투자사들처럼 관대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이노스페이스가 수차례 실패에도 꺾이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투자사들의 믿음이 동반됐기 때문이다. '실패할 준비'를 마친 이노스페이스가 시험 발사, 기업공개(IPO) 등 여태껏 목표를 달성해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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