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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1st 감사보고서]포엔, IPO 도전까지 2년…'직상장' 채택 무게③해외사업 성과 창출 과제…투자사들은 "천천히 상장해도 문제 없어"

이기정 기자공개 2025-05-12 08:40:58

[편집자주]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한 스타트업은 외감법을 적용 받는다. 상장을 계획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자산이나 매출이 500억원 이상이면 대상이다. 또는 △자산총액 120억 △부채총액 70억원 △매출 100억원 △종업원 100명 등 4개 조건 중 2개를 충족해도 해당한다. 외감법 적용 결과물은 감사보고서다. 특히 첫 감사보고서는 실적을 비롯해 각종 재무 지표, 현금흐름, 주주구성 등 그간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았던 정보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첫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스타트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2일 15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친환경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업 '포엔'은 현대차그룹을 등에 업으며 국내에서 안정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했다. 현재 사업 영토 확장을 목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이를 바탕으로 매출을 끌어올려 2027년 기업공개(IPO)에 나선다는 청사진이다.

아직 상장 트랙을 확정하지는 못했지만 직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2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했고 손익분기점(BEP) 달성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타임라인을 지키기 위해서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해외 매출 확대가 동반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투자사들은 포엔이 급하게 상장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개화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시간이 흐를수록 더 큰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포엔이 예상보다 이르게 상장에 나선다면 적어도 3000억원의 밸류에이션은 인정받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포엔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시리즈B 포스트 라운드 기준 약 1400억원이다.

◇작년부터 글로벌 진출 본격화…해외 완성차업계 공략 필수

포엔이 올해 처음으로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85억원과 영업손실 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 117억원에서 약 58% 증가하면서 200억원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영업손익은 2023년 약 21억원이었지만 지난해 사업 확장에 자금을 투입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국내와 해외 매출이 따로 기술돼 있지는 않다. 다만 매출 대부분이 현대차와 기아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포엔은 2019년 법인 설립 후 2020년 현대차에서 스핀오프했다. 이후 현대차와 기아의 협력사로 자리매김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해외 기업들과 협력한 사례도 있었다. 2020년 독일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베바스토'와 신차 배터리 개발 계약을 맺었다. 또 2022년 중국의 배터리 및 자동차 부품 제조사 'CATL'과 품질 분석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다. 지난해 1월 미국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4월과 8월에 각각 유럽, 베트남 법인을 설립했다. 또 8월에는 볼보코리아와 '배터리 제재조 수리 계약'을 맺으면서 해외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공들인 성과가 올해 매출로 이어질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국내에서는 더 이상 매출을 키우기 어렵다는 분석이 있기 때문이다. 해외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할 경우 계획하고 있는 기업공개에도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엔에 투자한 한 벤처캐피탈(VC) 임원은 "2027년으로 상장 시기를 특정하기보다는 해외 매출 성과가 가시화되는 시점이 적기가 아닐까 싶다"며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하고 해외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하는 사례를 만들어내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금조달 이슈 아니면 기업가치 키우는게 더 유리"

포엔은 아직 상장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어 상장 트랙을 확정하지 않았다. 다만 투자사들은 현실적으로 일반상장 트랙을 선택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매출과 이익 창출 능력이 충분하다는 점이 이같은 조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 포앤은 올해 270억원 이상의 매출 달성과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엔에 투자한 다른 하우스 임원은 "포엔은 자체 기술력이 뛰어나 기술특례상장 도전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다만 상장이 급한 상황은 아니라 매출을 키워 상장에 나서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 과정에서 시장 환경도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전기차 폐배터리 섹터가 뜨거워진다면 상장을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투자사 중에서는 상장 시점을 더 미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성장할게 분명하기 때문에 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연간 폐배터리 발생량은 2021년 440개에서 2029년 약 8만개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VC의 임원은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이 필요해 상장에 나선다면 어쩔 수 없지만 기존 계획보다 더 긴 호흡으로 증시에 데뷔하는게 투자사들에게 유리하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매출이 더 불어날 것이기 때문에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상장에 도전하는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전기차 캐즘 등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폐배터리 시장 성장은 필연적"이라며 "올해 해외 성과를 만들어낸다면 상장이 아니더라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투자사들은 포엔이 상장에 나설 경우 3000억원의 기업가치는 인정받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앞선 VC 임원은 "시리즈B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3000억원은 마지노선"이라며 "글로벌 성과만 나오다면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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