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15조' 모은 삼성전자 블록딜, 전략 빛났다 2년만에 대규모 블록딜에 '연초효과'까지...할인율 밴드 '최하단' 메리트
윤진현 기자공개 2024-01-15 18:00:09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1일 1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 일가가 2년 만에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에 나선 가운데 역대급 흥행에 성공했다. 삼성전자 지분이 오랜만에 대량 출회된 가운데 연초효과까지 힘을 받은 결과다. 이에 조달액의 7배를 상회하는 수요를 모은 건 물론 할인율 메리트도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이번 딜을 맡은 주관사단 역시 마케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를 비롯해 변동성이 커진 시장 분위기 속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과 삼성전략의 실적 등을 적극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그 결과 삼성그룹 일가는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었다.
◇15조 수요 모았다…할인율 밴드 '최하단' 입찰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일(10일) 장 마감 후 삼성전자 지분을 블록딜로 매각하기 위한 수요예측이 이뤄졌다. 해당 지분은 홍라희 전 리움 삼성미술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이 내놓은 물량으로, 총 2982만9183주다.
이번 블록딜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골드만삭스, JP모간, UBS 등 네곳이 주관사단으로 참여했다. 주관사단은 이번 블록딜에 1.2~2.0%의 할인율을 제시했다.
수요예측 시작이 얼마 지나지 않아 15조원을 상회하는 주문을 받았다. 특히 우량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빠른 속도로 주문을 넣으며 전량 매각은 거뜬했다. 결국 총 2조1689억원을 조달할 수 있었다. 이렇듯 주문액이 몰린 결과 할인율 메리트 역시 톡톡히 챙겼다.
이번 블록딜의 할인율은 밴드 최하단인 1.2%로 확정됐다. 10일 종가가 7만3600원이었음을 고려할 때 가격은 7만2716원이다. 최근 1개월 내 비교적 높은 주가에서 거래를 시작한 것은 물론 목표치보다 낮은 할인율로 비용 절감 효과를 확실히 봤다.
IB 업계 관계자는 "장 마감 후 빠른 속도로 응찰이 들어왔다"며 "2%의 할인율을 목표로 했으나 예상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본다"고 밝혔다.
장 마감과 동시에 외국계 우량 투자자들의 응찰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이에 IB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블록딜의 흥행 배경을 두고 대규모 물량이 출회된 데다 블록딜 시점 역시 절묘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삼성그룹의 일가가 블록딜에 나선 건 지난 2022년 이후 약 2년 만이다. 당시 1994만1860주의 블록딜을 단행해 총 1조3720억원을 취득했다. 이후 블록딜 시장을 찾지 않았다. 그만큼 오랜만에 블록딜 시장에 대규모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투자자 관심도가 높았다.
여기서 주관사단의 적극적인 세일즈 역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외국계 우량 기관투자자들에 삼성전자의 사업 방향과 전략, 실적 등을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투자자들은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AI반도체를 비롯한 시스템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질의가 이어졌다.
더불어 연초에 진행한 점도 기관투자자의 수요를 모으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블록딜 시장 역시 연초효과가 존재한다고 알려졌다. 금리 변동성이 커진 시장 분위기였음에도 삼성전자는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결국 발행액의 7배를 상회하는 수요를 모을 수 있었다.
IB 업계 관계자는 "풍부한 연초효과가 몰리는 시점에 삼성전자의 지분이 대량으로 풀리면서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응찰이 이어졌다"며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딜이었던 만큼 할인율과 가격적 측면 모두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홍 전 관장을 비롯한 삼성그룹일가는 이번에 마련한 자금을 상속세 납부 용도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삼성그룹은 상속세 총 12조원을 5년에 걸쳐 납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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