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손잡은 한화오션 잠수함 사업 '달라진 위상' 독일 유학간 불모지에서 경쟁자로…MRO사업 박차
허인혜 기자공개 2024-01-15 07:26:08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2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오션이 독일의 유수 방산업체와 손을 잡는다. 여기까지는 흔한 이야기다. 숨어있는 청출어람 스토리가 있다. 한때 잠수함 불모지로 독일에 국비 유학생을 보냈던 한화오션은 이제 독일 기업과 협력하는 한편 일부 글로벌 시장에서는 독일에 앞설 만큼 성장했다.한화오션은 가블러사와 협업으로 잠수함 영해를 더 넓힐 계획이다. 새 잠수함을 건조하는 수주전은 물론 애프터서비스 영역인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완성차 시장이 신차와 애프터서비스로 양분화되는 것처럼 선박 시장에서도 신차와 보수 사업은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잠수함 유학생', 독일 경쟁자로
한화오션은 국내에서는 잠수함 기술에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가장 먼저 '잠수함 유학생'을 보내는 등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1982년 대우조선해양은 독일의 하데베 조선소에 국비 연수생 자격으로 유학생들을 보낸다.
한화오션은 이때 배운 기술로 1987년 대한민국 해군으로부터 1200톤(t)급 잠수함 1번함 '장보고함'을 수주한다. 이후 2000년대까지 국내 잠수함 사업은 한화오션의 독주였다.

2004년 한화오션이 '선생님' 하데베 조선소를 이기는 사건이 발생한다. 인도네시아 해군이 건조사인 하데베사 대신 성능개선 사업 업체로 한화오션을 선정한 것. 더 큰 시장인 해외 수출의 물꼬가 트인 건 1번함 장보고함 수주 24년 만인 2011년이다. 이때부터 독일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한편 일부 국가에서는 독일을 앞섰다.
2011년 한화오션은 인도네시아 잠수함 도입 사업에서 프랑스 업체와 최종 경합했다. 독일은 최종후보 직전 탈락했다. 독일과 함께 잠수함 종주국으로 불린 러시아도 제쳤다. 독일과 경쟁해 승리하면서 제자가 스승을 이긴 사례로 기록돼 있다. 2017년 세계 5번째 잠수함 수출, 2021년 세계 8번째 잠수함 원천기술 확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달 이뤄진 독일 방산업체 가블러와의 협업도 좋은 예다. 한화오션은 9일 가블러사와 잠수함 양강마스트 분야 MRO 사업을 위한 기술협약을 체결했다.
◇새 선박 수주보다 돈 잘 버는 'AS'
한화오션이 잠수함 애프터서비스인 MRO 사업에 처음 도전하는 건 아니다.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부분적으로 MRO 사업을 해 왔다. 지난해 5월 관련 TF를 출범시키며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김대식 특수선MRO사업TFT장 상무가 이끌고 있다. 김 상무는 대우조선해양에서 특수선기획부 책임으로 일해오다 4월 통합법인 출범과 함께 조직개편이 이뤄지며 MRO 사업 TF장을 맡았다. TF에는 두자릿수 임직원이 배치돼 있다.
애프터서비스에 박차를 가하는 건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때문이다. 차 시장도 신차와 애프터서비스가 두 축을 이루듯 선박도 마찬가지다. 특히 특수정 부문의 경우 전체 사업의 절반 이상이 유지와 보수, 정비에 집중돼 있다. 한화오션이 약 60조 규모로 전망되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에 도전 중인 만큼 애프터서비스 구축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주요 사업은 창정비다. 함정을 완전히 분해해 정비하고 재조립하는 일을 일컫는다. 잠수함뿐 아니라 호위함 등 특수선 모두 창정비 대상이다. 독일과 영국 등 주요 방위사업체들은 잠수함을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창정비 등의 유지사업으로 30년 이상 장기적인 수익을 얻는다.
이번 협업으로는 잠수함 양강마스트 분야의 MRO 역량을 키운다. 양강 마스트는 잠수함 상부 구조물에 설치되는 장비다. 잠망경이나 레이더, 통신기 마스트 등이 해당된다. 가블러가 부품을 공급하면 한화오션이 선박 건조와 정비를 맡는 상부상조 관계다. 가블러 코리아도 이달 설립해 부품 수급도 한층 원활해 졌다. 한화오션은 이미 주요 잠수함의 장비 80% 이상을 국산화한 상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국내 방산시장뿐 아니라 캐나다와 폴란드 등 해외 시장에도 뛰어들고 있어 새 선박 건조뿐 아니라 애프터서비스 사업 확대도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라며 "과거에도 정비 사업을 진행했지만 전체 방위 사업 내에 애프터서비스 시장의 규모를 감안해 별도의 팀을 구성해 더 적극적으로 나선 셈"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키움증권 리테일 훼손 우려…이틀새 시총 2400억 증발
- 더본코리아, '노랑통닭' 인수 포기 배경은
- [i-point]탑런에이피솔루션, LG디스플레이 장비 공급 업체 등록
- [트럼프 제재 나비효과 '레드테크']한국 울리는 적색경보, 차이나리스크 확산
- [i-point]티사이언티픽, 파트너스 데이 성료…"사업 확장 속도"
- [i-point]빛과전자, 국제 전시회 참여 "미국 시장 확대"
- [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잠잠한 듯했는데…JYP엔터의 중국 굴기 '반격 노린다'
- [LGU+를 움직이는 사람들]권준혁 NW부문장, 효율화 vs 통신품질 '균형' 숙제
- [저축은행경영분석]PF 늘린 한투저축, 순익 2위 등극…사후관리 '자신감'
- [저축은행경영분석]'PF 후폭풍' OK저축, 대손상각 규모만 3637억
허인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상호관세 후폭풍]조선업, 미국 제조공백에 '전략적 가치' 부상
- [2025 서울모빌리티쇼]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 "북미 매출목표 유지한다"
- [조선 기자재 키플레이어]오리엔탈정공, 실적·배당 확대 불구 여전한 저평가
- '터널 끝' 적자 대폭 줄인 대선조선, 흑전 기대감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증여세 '2218억' 삼형제의 재원조달 카드는
- [방산 체급 키우는 한화그룹]몸값 높아진 오스탈, 한화그룹 주판 어떻게 튕겼나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김승연, ㈜한화 지분 절반 넘겼다…'장남 승계' 굳히기
- '햇볕 든' 조선사업...HJ중공업, 상선·특수선 고른 성장
- 한화에어로 '상세한' 설명에...주주들 "유증 배경 납득"
- [방산 체급 키우는 한화그룹]영업현금으로 투자금 충당? 한화에어로 "비현실적"